SK이노베이션 직원들 "연봉 최고 수준..'미래 신사업'은 걱정"

조회수 2021. 3. 4. 11:3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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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직썰]은 <블로터>와 잡플래닛의 뉴스 서비스인 <컴퍼니타임스>가 공동으로 진행하는 코너입니다. 밖에서 보이지 않는 기업의 깊은 속을 외형적 수치가 아닌 직원들이 매긴 솔직한 평점과 적나라한 리뷰를 통해 파헤쳐봅니다.
출처: (SK이노베이션 홍보영상 갈무리)

SK이노베이션(이하 SK이노)은 석유화학 부문을 중심으로 하는 업체지만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매출액 기준 사업 비중을 보면 석유 사업이 67%로 가장 높고, 화학 20%, 윤활유 6%, 배터리 4% 등이 뒤를 잇고 있다.


그러나 주력인 석유 사업은 아픈 손가락이 되어 버렸다. 코로나19 여파로 제품 수요가 급감하면서 타격을 입은 것이다. SK이노의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보다 30.7% 감소한 34조1645억원이었고, 영업손실은 2조5687억원으로 같은 기간 적자전환했다. 특히 비중이 큰 석유사업에서 매출 22조6379억원, 영업손실 2조2228억원을 기록했다.


세계적으로 친환경이 강조되면서 석유 관련 사업에 대한 전망은 ‘흐림’이다. 한 예로 친환경 정책을 강조하는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청정에너지 및 기후변화 대응 인프라에 향후 4년간 2조 달러(2400조원)를 풀 계획이다. 우리 정부의 저탄소 녹색 사회를 구현하겠다는 ‘그린 뉴딜’ 정책과도 연결된다.

출처: (SK이노베이션 홈페이지 갈무리)

이런 추세에 따라 SK이노의 배터리 사업은 큰 기대를 받고 있다.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9199억원 증가한 연간 매출 1조6102억원을 올렸는데 배터리 사업을 시작한 이후 처음 달성한 조 단위 매출이었다. 전기차 시대를 맞아 수요가 폭증한 덕분이다.


앞으로도 SK이노는 전기차의 고속 성장에 따라 배터리 사업에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갈 계획이다. 올해 1분기부터 중국 옌청 및 후이저우 공장이 본격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며 내년 이후 헝가리 제2공장 등이 가동된다. SK이노는 배터리 물량 증가에 힘입어 올해는 3조원대 중반 매출을, 내년에는 5조원대의 매출을 바라보고 있다.

출처: (SK이노베이션 홈페이지 갈무리)

하지만 최근 LG에너지솔루션과의 배터리 분쟁에서 패한 것은 고민거리다. 지난달 10일(현지시간) 미국 ITC(국제무역위원회)는 영업비밀 침해를 이유로 SK이노의 전기차용 배터리와 부품에 대해 10년간 미국 내 수입 금지를 명령했다. 만약 수입금지 명령이 그대로 시행되면 SK이노는 향후 엄청난 성장이 예상되는 미국 전기차 시장을 그저 바라만 볼 수밖에 없게 된다. 앞으로의 진행 상황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기업 추천율 87%로 ‘긍정적’

출처: (컴퍼니타임스 제공)
SK이노베이션 직원 평가

이처럼 코로나19 팬데믹과 친환경 흐름에 따라 쇠퇴하는 석유산업, 전기차 배터리 등의 이슈가 불거진 상황에서 직원들은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기업 정보 플랫폼 잡플래닛에 남겨진 SK이노 전·현직자들의 리뷰를 통해 직원들의 속마음을 들여다봤다.


2019년 SK이노 전·현직자들이 평가한 총만족도는 5점 만점에 4.26점으로 매우 높았으나 지난해는 4.11점, 올해는 4.13점으로 상대적으로 떨어졌다. 다만 여전히 4점대의 높은 평점을 유지하고 있으며 올해가 2달여밖에 지나지 않은 만큼 향후 상승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지난해까지 직원들이 평가한 회사의 ‘기업 추천율’은 2019년 81.0%에서 지난해 87.7%로 올라갔다. 다른 이들에게 추천하겠다는 의향이 높은 만큼 좋은 지표라고 볼 수 있다. ‘CEO 지지율’의 경우 같은 기간 83.3%에서 82.5%로 소폭 하락했지만 80%를 상회하는 만큼 긍정적인 시각이 더 많다고 해석할 수 있다. 다만 회사의 ‘성장 가능성’ 측면에서는 2019년 57%, 지난해 56%로 긍정과 부정이 엇비슷한 모습을 보였다.


“연봉 높아서 못 나가…성과급은 관건”

출처: (컴퍼니타임스 제공)
SK이노베이션 직원 만족도

SK이노의 ‘복지 및 급여’ 평가의 경우 2019년 4.4점에서 지난해 4.32점으로 약간 내려갔다. 올해는 초반이지만 4.57점까지 올라가며 만족도가 올랐다.


잡플래닛 리뷰에서 전·현직 직원들은 “한번 들어가면 다른 곳으로 이직하기가 힘들 정도로 보장된 연봉과 복지가 최고”, “연봉이 좋고 성과급이 다른 산업군에 비해 안정적으로 높은 편”, “급여 때문에 불만 있는 사람이라도 쉽게 나갈 수 없는 구조”, “국내 대기업들 중에서도 최고 수준의 복지와 연봉” 등의 호평을 남겼다.


다만 성과급에 기댄 결과라서 변화가 심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일부 직원은 “성과에 따라 연봉 편차가 큼”, “연봉 중 성과급 비중이 커서 실적에 따라 업다운이 있다”, “급여가 보너스에 많이 기대는 편이라 업황이 안 좋으면 급여가 심각하게 쪼그라듦” 등의 리뷰를 남기기도 했다.


‘워라밸’ 최상위권…업무량 개선 필요 의견도

출처: (SK이노베이션 홈페이지 갈무리)

SK이노가 가장 높게 평가된 부분이 ‘워라밸’이었다. 일과 삶의 균형을 뜻하는 ‘워라밸’ 만족도는 2019년 3.93점에서 지난해 4.21점으로 크게 상승했다. 한 직원은 “신의 직장이라는 호칭은 그냥 나오는 것이 아님. 대기업 중에서 가장 좋은 문화와 업무의 밸런스를 갖춘 회사”라고 평했다.


또한 다른 리뷰에서도 “워라밸과 복지는 경쟁업계 대비 비교가 안 되는 수준”, “워라밸이 존중받는 회사이고 개인의 자기 계발에 지원하는 회사”, “급여 수준은 높으면서도 워라밸을 잘 누릴 수 있는 회사”, “유연근무제, 공유좌석제 도입으로 국내 최고의 워라밸”, “다소 낮은 업무강도와 자율적 기업문화”, “복지 및 워라벨 수준이 좋고 업무에 대한 스트레스를 크게 받지 않음” 등의 칭찬이 많았다.


반면 업무량의 조절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일부 직원은 “퇴근 시간 되면 불 다 끄고 인터넷 막는데 할 일이 산더미라도 남아서 못하고 집에서 해야 함”, “저년차가 성장할 수 있는 기업이지만 연차 대비 업무량 및 책임이 과다함”, “돈을 많이 주는 것도 좋지만 업무량 좀 줄여주길. 너무 힘들다”는 하소연도 있었다.


“수평적이지만 보수적 문화 남아 있어”

출처: (SK이노베이션 홍보영상 갈무리)

SK이노의 ‘사내 문화’ 평가는 2019년 3.9점에서 지난해 4.07점으로 오르며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장점으로 꼽힌 것은 회사가 ‘수평적’이라는 점이었다. 직원들은 “사원도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구조”, “회식 강요 없음”,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출퇴근 시간, 자유 복장, 수평적 문화”, “연차를 마음대로 쓸 수 있음”, “할 말 하는 문화 정착을 위해 노력하는 곳”, “보수적인 화학업계에서는 비교적 합리적인 편” 등의 긍정적인 평가가 이어졌다.


반면 “수평적인 기업문화를 표방하지만 업종이 업종인 만큼 보수적인 문화는 여전히 남아있음”, “보고를 위한 보고가 있으며, 정치 역학 관계를 매우 생각해야 함”, “과거 유공의 영광에 취해있는 꼰대들의 집합소”, “배터리 등 신규 사업을 통한 경력직 유입으로 인력구조가 역피라미드형으로 바뀜”, “아직까지는 유공 시절의 보수적인 문화가 다소 남아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배터리 사업에 기대 커…“향후 2~3년이 중요”

출처: (SK이노베이션 홍보영상 갈무리)

정작 SK이노의 문제는 내부보다는 구조 때문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전체 중 석유 사업 비중이 60%가 넘는 상황에서 친환경으로 대세가 바뀌는 지금은 위기이자 기회이기도 하다. 이를 반영하듯 최근 SK이노는 100%의 지분을 소유한 SK종합화학의 지분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석유화학 부문의 자산과 매출 비중을 줄이는 대신 전기차 배터리, 분리막 부문 등에 투자하기 위해서라는 설명이다.


직원들 역시 시대의 변화에 따라 “석유화학의 미래가 불분명하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리뷰 중에는 “(석유 등) 불확실한 미래 비즈니스 환경이 단점”, “국내 최고의 정유회사지만 미래 먹거리 발견이 중요한 시기”, “석유화학업의 미래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특히 직원들은 전기차와 관련된 배터리 사업에 큰 기대를 걸고 있는 모습이다. 직원들은 “배터리에 거의 올인 중인데 향후 2~3년이 기업의 가치를 결정지을 듯”, “기존 정유 및 석유화학 사업을 벗어난 배터리 및 친환경 중심 모델로 전환 필요”, “배터리 사업부 투자를 더 늘려서 글로벌 시장을 보다 선도적으로 쟁취해야”, “정유, 석유화학업을 넘어서 빠른 변화에 발맞추길”, “배터리 투자에 의한 성공의 확신이 필요하다” 등의 의견을 남겼다.


※[기업직썰]의 내용은 <잡플래닛>의 리뷰 자료를 기반으로 합니다. 기사는 <블로터>와 잡플래닛의 뉴스 서비스인 <컴퍼니타임스>에서 모두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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