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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테마주' 안랩, 코로나19에도 꾸준한 보안 실적

조회수 2021. 2. 28. 14: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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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들(Numbers)로 기업과 경제, 기술을 해석해 보겠습니다. 숫자는 정보의 원천입니다. 정보는 누구에게나 공개되어 있고 숫자도 누구나 볼 수 있지만, 그 뒤에 숨어 있는 진실을 보는 눈은 누구나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도록 숫자 이야기를 <넘버스>로 쉽게 풀어보겠습니다.
출처: (사진=안랩)
안랩 로고

선거철만 되면 소환되는 토종 정보보안 기업이 있습니다. 바로 ‘안랩’입니다. 이유는 안랩의 창업자이자 최대주주인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로 보입니다. 안 대표가 출마하거나 출마 가능성이 보이는 선거철이 되면 그의 행보에 따라 안랩의 주가는 출렁였고 투자자들의 관심의 대상에 올랐습니다.


안 대표가 경영에서 물러난 이후에도 최대주주 지위를 지키고 있다보니 그의 테마주로 묶여 주가에 영향을 받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상으로 보입니다. 안 대표가 오는 4월 치러지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사표를 던지면서 이번에도 안랩의 주가는 관심의 대상이 됐습니다.


하지만 안랩은 출렁이는 주가와 관계없이 꾸준한 실적을 내고 있습니다. 정보보안은 사업의 특성상 급격한 매출 증가를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새롭게 보안 시스템을 구성하거나 컨설팅을 받는 기업이 갑자기 늘어나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이죠.


매출이 하락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쉽습니다. 기업이 경영 상황이 어려워지면 당장의 비용을 줄이기 시작하는데 그 대상이 홍보·마케팅·보안 등의 비용입니다. 보안에 대한 투자를 줄이면 그만큼 기업의 시스템이 해킹을 당할 확률이 높아지지만 당장 해킹을 당하는 것은 아니기에 비용 절감이 급한 기업들은 보안에 대한 투자를 줄이기도 하죠.

출처: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안랩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실적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안랩은 연결기준 2020년 연간 매출 1782억원, 영업이익 197억원을 기록했습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전년 대비 각각 7%씩 증가했습니다. 5년 전인 2016년 실적과 비교하면 꾸준한 우상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2020년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은 2016년에 비해 약 25%, 30% 늘어났습니다.


안랩은 안 대표의 창업 초기 시절 PC 백신 프로그램 ‘V3’로 시작했습니다. 회사는 당시 개인을 대상으로 무료로 V3를 보급하며 사용자를 늘렸고 이후 기업으로 시장을 확대했습니다.


현재 안랩의 주요 사업 영역은 △앤드포인트 플랫폼 보안 △네트워크 보안 △보안관제 컨설팅 등으로 구분됩니다. 앤드포인트 플랫폼과 네트워크 보안은 사용자의 PC뿐만 아니라 네트워크 및 클라우드까지 외부의 해킹 시도를 막아 기업의 데이터를 지켜준다는 의미입니다. 해당 기업의 악성코드 정보를 수집·분류해 악성코드에 대응하기 위한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도 펼치고 있습니다.


안랩의 주요 고객은 공공기관·대기업·금융기관 등이 꼽힙니다. 규모가 어느 정도 크고 자본력을 갖춘 곳들을 오랫동안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어 꾸준한 매출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안랩도 2020년 실적을 발표하며 보안 솔루션과 정보보호 서비스 영역에서 고르게 성장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증가했다고 분석했습니다.


해킹의 방식이 고도화되고 악성코드의 종류도 늘어나면서 정보보안 기업도 이에 대응하기 위한 연구개발(R&D) 강화가 필수입니다. 안랩도 R&D에 적극 투자하고 있습니다. 안랩의 지난해 3분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3분기 누적 기준 연구개발 비용은 361억원입니다.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 비용의 비율은 29.3%입니다. 이 비율은 2020년(28.7%), 2019년(29.2%)과 비슷하게 유지되고 있습니다. 그만큼 새로 등장하는 사이버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매출액의 일정액은 꾸준히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안랩의 재무상태표를 보면 2020년 3분기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약 261억원으로 2019년말(244억원)보다 늘어 투자 여력도 있어 보입니다. 현금성자산은 기업이 보유한 현금·수표·예금 등의 자산을 의미합니다.


안랩이 꾸준한 실적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시장에서의 경쟁이 불가피합니다. 국내 정보보호 기업 중 가장 먼저 연매출 2000억원 시대를 연 SK인포섹을 비롯해 시큐아이와 이글루시큐리티 등이 경쟁자로 꼽힙니다. 특히 SK인포섹은 국내 물리보안 2위 기업 ADT캡스와의 합병을 앞두고 있습니다. 양사의 모기업인 SK텔레콤은 양사를 하나의 회사로 합쳐 정보 및 물리보안을 함께 제공하는 융합보안 기업으로 키우겠다는 방침입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12월 SK인포섹을 ADT캡스의 모기업인 LSH와 합병했고 올해 1분기 중으로 ADT캡스와의 합병까지 마무리한다는 계획입니다. 정보·물리보안을 함께 필요로 하는 기업 시장을 적극 공략하겠다는 의미인데 이는 안랩에게 큰 경쟁 위협이기도 합니다.

안 대표가 안랩의 최대주주 자리를 지키고 있는 동안은 안랩의 주가는 안 대표의 영향에서 벗어나기는 어려워보입니다. 안랩의 주가는 과거 안 대표가 서울시장 출마를 검토했을 때와 독자 신당을 창당한다는 계획을 냈을 때, 대선 출마를 앞뒀을 때 등에 급등락을 거듭했습니다. 이러한 테마주 영향은 기업의 본질인 사업 역량과 관계없이 주가의 등락이 이어진다는 측면에서 기업에게 긍정적이지는 않습니다. 또 단기간 시세차익을 노린 세력들이 주식을 매수했다가 매도하는 경우가 반복되면 정작 안랩에 장기간 투자하고 싶은 투자자들이 투자를 망설일 수도 있습니다.


안랩이 최대주주의 행보와 관계없이 꾸준한 실적을 이어가며 국내 토종 정보보호 기업으로서 성장을 이어가기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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