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판 관동대지진 루머..日 SNS "조선인이 우물에 독을 넣었다"

조회수 2021. 2. 15. 18:5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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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픽사베이

13일 일본 후쿠시마현 앞바다에서 리히터 규모 7.3의 강진이 발생한 이후 일본 SNS에 ‘조선인이 우물에 독을 넣었다’는 황당한 유언비어가 난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인 이 후쿠시마 의 우물 에 독을 넣고있는 것을 보았다”는 일본 트윗

일본 마이니치신문은 “(13일 발생한 지진으로) 또다시 차별적인 발언이나 루머, 불확실한 정보가 트위터나 유튜브 등에서 난무하고 있다”며 “1923년 간토대지진 당시 ‘조선인들이 우물에 독을 넣었다’ 등의 사건을 흉내 낸 것으로 보인다”고 14일 보도했다.


현재 일본 SNS에는 ‘조선인이 후쿠시마 우물에 독을 넣고 있는 것을 보았다’, ‘이런 재해에는 반드시 놈들이 무엇인가를 하는구나. 관동대지진 이후 계속’, ‘재해를 틈탄 빈집털이 등의 범죄에 주의. 도심의 외국인이 많은 지역은 특히 문단속 조심, 불조심’ 등의 악성 루머가 나돌고 있는 상태다.


일본의 온라인 뉴스사이트 <리테라>는 14일 기사에서 “말할 필요도 없지만 이들 트윗은 완전히 헛소문”이라며 “2016년 구마모토 지진, 2018년 오사카 지진 등 최근 재해가 일어날 때마다 외국인과 범죄를 연결하는 게시물이 다수 올라왔고 이번에도 많은 차별적 루머가 게시됐다”고 썼다. 또한 리테라는 “(이러한 혐오 트윗을) 단순한 농담, 패러디라며 차별 행위를 긍정하는 게시물이 다수 나오고 있다”며 “생명에 관계된 추악한 차별을 ‘재료’, ‘패러디’ ‘농담’이라 우기는 것은 도대체 무슨 일인가”라고 꼬집었다.

1923년 발생한 관동대지진으로 피해를 입은 도쿄 도심

일본에서는 대규모 재해가 있을 때마다 외국인을 혐오하는 유언비어가 나온 바 있다. 1923년에는 관동대지진으로 지역 일대가 궤멸되는 피해가 발생하자 일본 육군과 경찰이 “조선인이 우물에 독을 넣었다”는 유언비어를 퍼뜨렸고 이후 조선인 수천 명이 학살당했다. 2011년 동일본대지진 시에는 재해 지역에 ’외국인 범죄가 횡행하고 있다‘는 소문이 퍼졌는데 전문가들이 센다이 시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80% 이상이 “그것을 믿었다”고 답했다.


일본 내에서도 대규모 재해 때마다 흘러나오는 외국인 차별 발언에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일본의 저널리스트인 쓰다 다이스케는 “불확실한 정보를 접하면 바로 확산시키지 말고 미디어가 보도하는 것을 기다려 달라”며 “차별 선동 같은 악성 트윗은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일본의 잘못된 역사관이 차별적 발언의 원인이라는 분석도 있었다. 뉴스사이트 리테라는 “이러한 차별적 루머가 나오는 것은 어떤 의미에서 당연한 흐름이라고 할 수 있다”며 “최근 전쟁 중 일본의 악행을 모두 없었던 일로 하자는 역사수정주의가 발호하고 관동대지진 조선인 학살을 부정하는 담론까지 커지면서 지진 때마다 관동대지진 때와 똑같이 ‘조선인이 독을 넣었다’는 루머가 퍼지게 됐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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