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라이더'에 갑질한 강사..실체는 '셔틀버스 직원'

조회수 2021. 2. 3. 16:3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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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대행 라이더를 무시하고 모욕적인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진 어학원 강사가 실제로는 셔틀버스 운행을 돕는 직원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개인의 일탈이 부른 ‘나비효과’는 순식간에 해당 어학원을 포함해 선량한 학원 강사에게까지 영향을 끼쳤다. 해당 사건을 계기로 배달 라이더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개선하자는 목소리도 나왔다.


강사 아닌 직원…이미지에 치명타


3일 '블로터' 취재 결과 배달대행 라이더에게 갑질을 한 장본인은 청담에이프릴어학원의 강사가 아닌 일반 직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직원은 지난 1일 이후 근무를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출처: (사진=픽사베이)

해당 직원이 근무한 어학원은 서울에 위치한 청담에어프릴어학원 동작캠퍼스로, 청담러닝의 가맹 학원이다. 가맹점의 경우 개인사업자가 운영하는 만큼 청담러닝이 직접 관리하는 직영점과 달리 별도 운영된다.


청담러닝 측은 가맹 학원 운영에 대해 간섭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지만 이번 사건에 대해서 만큼은 사안의 중대함을 인식하고 별도 조치를 요청했다. 사건과 무관한 타 가맹점 등 나머지 가맹 학원이 입을 수 있는 피해를 방지하기 위한 조치다. 앞서 '블로터'는 해당 사건이 알려진 후 청담에어프릴어학원 동작캠퍼스 측에도 수 차례 문의를 시도했지만 응답하지 않았다.

출처: (사진=네이버 지도 페이지 갈무리)

청담러닝 관계자는 <블로터>에 “해당 사건의 당사자는 강사가 아닌 셔틀버스의 승하차를 지원하는 운행도우미”라며 “사안이 가볍지 않다고 판단해 해당 가맹학원에 적절한 조치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가맹학원들이 오픈을 하지 못했고 상당 기간을 힘들게 보냈다”며 “이번 사안과 무관하게 선량한 사업자에게 피해가 갈 것이 우려된다”고 토로했다.


근본적 원인? 사회적 ‘편견’과 ‘차별’


배달 라이더들의 노동조합인 ‘라이더유니온’은 이날 성명을 내고 학원강사 배달갑질 사건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표명했다. 이번 사건의 책임은 특정 학원 및 직업과 관계없이 개인에게 있는 것이며 배달 노동자들에 대한 사회적 편견 및 차별을 해소할 수 있는 제도가 보완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출처: (사진=청담러닝 홈페이지 갈무리)

라이더유니온은 입장문에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배달기사에 대한 갑질 녹음 파일은 피해자가 올린 게 아니다”며 “라이더유니온과 피해자는 사건이 회자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밝혔다.


특정 학원과의 연관성도 없음을 강조했다. 라이더유니온 측은 “이번 사건과 청담에이프릴어학원 동작캠퍼스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며 “가해자는 학원의 셔틀버스 도우미였으며 지난 1일 근무 후 일을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학원에 대한 별점테러와 악의적 비난을 멈춰달라”고 촉구했다.


가해자의 진심어린 사과와 함께 사회적 안전망을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도 내비쳤다. 실제로 배달 라이더들이 직접 느끼는 대중의 시선은 그리 곱지만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출처: (사진=픽사베이)

지난 2019년 물류 브랜드 ‘부릉’이 제휴 라이더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라이더를 보는 사회적 시선’에 대한 물음에 50.9%가 ‘나쁘게 생각한다’고 응답했다.


결과값만 보면 절반에 해당하는 수치이지만 ‘보통(39.1%)’이라는 의견을 제외하면 긍정적인 시선을 느끼는 라이더는 10%도 되지 않았다. ‘좋다’와 ‘매우 좋다’고 응답한 라이더는 각각 5.6%와 4.3%로 집계됐다. 라이더조차 부정적인 시선을 느끼는 만큼 이번 갑질 사건과 유사한 사례들이 재발할 가능성도 다분한 상황이다.


라이더유니온은 입장문에서 “피해자와 라이더유니온이 바라는 것은 폭언을 한 손님의 진심어린 사과”라며 “손님은 공인이 아니기에 개인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는 사회적 비난을 자제해 주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라이더유니온과 피해자는 이번 사건이 단순히 나쁜 손님에 의해 발생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배달 노동자들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차별이 이 문제의 근본적 원인이기 때문에 최소한 감정노동자 보호법을 적용하고 여타 제도적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출처: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홈페이지 갈무리)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재된 갑질 논란 글.

한편 지난 1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한 어학원 강사로 추정되는 인물이 배달 라이더를 비하하는 발언이 담긴 녹취록이 공개돼 논란이 됐다. 녹취록에서 가해자는 “공부 못하니 할 줄 아는게 배달원 밖에 없다”며 “기사들이 뭘 고생하냐. 오토바이 타고 놀면서 문신하고 음악 들으며 다니지 않느냐”는 등의 막말을 일삼았다.


논란이 일파만파 퍼진 후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강사가 아닌 셔틀버스 지도원”이라는 대화 메시지 캡쳐본이 떠돌았다. 이날 오전 청담러닝 측도 해당 사안에 대해 내부 확인 절차를 걸쳐 ‘가해자는 학원 강사가 아닌 셔틀버스 운행도우미’임을 공식화 했고, ‘지난 1일 이후 근무하지 않는다’는 소식도 함께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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