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놀이 말고 테슬라 배워라"..현대차 직원들의 쓴소리

조회수 2021. 1. 29. 12: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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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직썰]은 <블로터>와 잡플래닛의 뉴스 서비스인 <컴퍼니타임스>의 공동기획으로 진행되는 기획입니다. 밖에서 보이지 않는 기업의 깊은 속을 외형적 수치가 아닌 직원들이 매긴 솔직한 평점과 적나라한 리뷰를 통해 파헤쳐봅니다.
출처: (현대자동차 인스타그램 갈무리)

올해 현대자동차는 유례없이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애플이 현대차에 자율주행 전기차인 ‘애플카’의 공동 개발을 제안했다는 소식이 나온 뒤다. 현대차는 ‘논의 중’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지만 지난 8일 현대자동차 주가는 전날 대비 19.42% 오른 24만6000원에 마감하기도 했다.


애플카를 계기로 현대차는 재평가의 기회를 얻게 됐다. 까다롭기로 소문난 글로벌 기업 애플이 손을 내밀만한 완성차 기업은 전 세계에 얼마 되지 않는다. 애플에 의해 현대차의 달라진 위상과 미래 잠재력이 드러난 것이다. 반대로 말하면 친환경 모빌리티로 바뀌는 시대적 흐름에 뒤처지면 회사의 미래를 보장할 수 없다는 의미로도 읽힌다.

출처: (현대자동차그룹 제공)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현재 현대차는 대변혁을 눈앞에 두고 있다. 지난해 10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취임사에서 제시한 것은 ‘성능과 가치를 모두 갖춘 전기차’였다. 현대차는 향후 내연기관 기반의 자동차의 출시를 단계적으로 중단하고 전기차 등 친환경 차량으로 무게를 옮기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2030년경에는 가솔린, 디젤 등 내연기관 기반의 신차를 출시하지 않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직원들의 전반적인 평가는 ‘상승 곡선’


이러한 격변의 시대를 돌파하기 위해서는 경영진과 직원의 협력이 중요하다. 과거 현대차는 파업 등의 갈등으로 생산 차질을 자주 빚은 바 있다. 하지만 최근 기류는 달라졌다. 현대차 노조는 2019년부터 2년 연속 무파업으로 임금협상을 마무리했다. 변화 중인 현대차의 내부 분위기는 어떨까. 기업 정보 플랫폼 ‘잡플래닛’에 올라온 현대차 전·현직 직원들의 꾸밈없는 리뷰를 통해 좀 더 자세히 들여다봤다.


우선 2018년 이후 현대차 직원들이 평가한 회사 총점은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2018년 3.74점에서 2019년 3.9점, 지난해는 3.92점으로 올라갔다. 전·현직 직원의 기업추천율은 2018년 72%에서 2019년 74%, 지난해는 75%로 매년 상승했다. CEO지지율 역시 2018년 62%에서 2019년 70%, 2020년 71%로 계단식 상승을 이뤘다. 특히 정의선 회장 취임 이후 ‘군대 문화’의 대표 기업으로 꼽히던 현대차 내부에도 변화가 일고 있다는 평이다.


급여 부문 만족도는 하락…“성과급 예전 같지 않아”

출처: (픽사베이 제공)

세부 항목 중 ‘복지 및 급여’ 부문의 만족도 점수는 2018년 4.19점, 2019년 4.26점에서 지난해는 4.14점으로 떨어졌다. 그러나 5점 만점에 4점대를 유지한 만큼 만족도는 전반적으로 높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연봉에 대한 의견은 부서에 따라 엇갈렸고 최근 성과급이 과거에 비해 축소됐다는 공통된 지적이 있었다.


주요 리뷰를 보면 “잡플래닛에 적힌 연봉보다 훨씬 낮으니 착각하지 말길”, “성과급이 많이 줄어 직원 불만 높아지는 중”, “자동차 시장의 성장이 더디고 영업실적이 좋지 않아 과거만큼 높은 임금을 받을 가능성이 낮음”, “연봉이 나쁜 편은 아니나 한창때보다 성과급 등이 축소된 편”이라는 의견이 눈에 띄었다. 또한 “기본급이 낮은 편으로 주말 근무를 많이 해야 생각하는 괜찮은 급여를 받음”, “연말 성과급으로 연봉 차이가 나는 편이라 호봉이 높아진다고 연봉이 계속 올라가는 게 아니며 갈수록 낮아지는 추세”라고 밝힌 직원도 있었다.


반면 “과거보다 성과금이 줄었으나 타 대기업 대비 고연봉에 속하는 편”, “높은 연봉과 안정된 생활이 보장되며, 자동차 할인이 있고, 지속가능성이 높다”, “사회초년생이 받을 수 있는 최고 연봉”, “각 공장마다 근무 환경이나 특근 유무 등으로 다르지만 근무 강도가 세지 않으며 복지 및 연봉이 좋음”, “학원 수강비 및 자기개발에 있어서 상당한 지원을 해줌” 등의 긍정적인 평가도 많았다.


워라밸은 최고…“업계 최고 수준”

출처: (현대자동차 홈페이지 갈무리)
코나 하이브리드

‘일과 삶의 균형’을 뜻하는 ‘워라밸’ 항목의 평가 점수는 우수한 편이었다. 2019년 3.88점에서 지난해에는 3.92점으로 올랐다. 리뷰를 보면 호평하는 분위기가 짙었다.


주요 리뷰 중에는 “워라밸이 좋은 편으로 주 40시간도 못 채우는 부서가 천지”, “근로 환경은 최상으로 더 좋은 회사를 찾을 수 없다”, “쉬는 날이 많은 게 강점”, “자율출퇴근제, 유연근무제를 눈치 안 보고 사용함”, “직무, 부서별로 워라밸 편차가 심하나 연봉을 제외하고는 점차 좋아지고 있음”, “조직 문화 개선을 통해 워라밸 보장이 현실화되고 있다” 등이 있었다. 반면 부서별로 워라밸 측면에서 차이가 나는 것은 해결 과제로 지적됐다. 일부 직원은 “부서별 근무 만족도 및 업무량 편차가 심함”, “부서 바이 부서로 공무원처럼 일할 수도 있지만 주말 없이 일해야 하는 부서로 갈 수도 있다”고 적었다.


고질적인 ‘군대 문화’는 해결 과제

출처: (현대자동차 인스타그램 갈무리)

현대차의 사내문화에 대한 평가 점수는 매년 올라가는 중이다. 2018년 3.18점에서 2019년에는 3.34점, 지난해에는 3.44점으로 상승했다. 과거 리뷰 중에는 소위 ‘군대 문화’로 불리는 수직적이고 권위적인 문화가 심하다는 내용이 많았다. 일부 리뷰에는 “현대가 변화되면 온 한국기업이 다 변한 것이라는 말이 정말인 곳”이라는 쓴소리도 눈에 띄었다.


몇몇 의견을 보면 “점심시간에 밥 먹고 남은 시간에 휴식해도 욕먹는 분위기”, “워라밸은 좋지만 꼰대 문화는 워라밸로 이길 수 없다”, “전형적인 탑다운 문화로 이걸 왜 하지 싶은 일도 위에서 꽂히면 해야 됨”, “경영진 마인드가 군대보다 뒤떨어진 곳으로 기업문화가 쌍팔년도 군대 문화와 비슷함”, “구성원 특성상 남자 위주의 기업문화가 존재”, “윗사람의 진급 때문에 아랫사람이 고생하는 문화”라는 내용이 있었다. 또한 “보수적인 임직원과 사내문화, 거의 정년까지 보장되므로 고인물이 많음”, “글로벌 컴퍼니에 맞는 적절한 대우와 기업문화 개선 필요”, “일반직들은 교육을 통해 많이 변했지만 현장 기술직들은 변화하지 않는 분위기”, “연공서열 중심과 역피라미드 구조로 아래가 일하는 문화”, “변화 속도가 느려서 경쟁이 치열해지는 산업 내에서 도태되는 중” 등의 리뷰도 있었다.


그러나 최근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견 중에는 “대중적인 인식과 다르게 수평적이고 자유로운 분위기로 빠르게 변화”, “최근 기업문화 혁신을 강조함에 따라 근무 분위기 및 업무 진행방식이 많이 좋아짐”, “마케팅 분야 한정으로 아이디어와 실행력만 있다면 뭐든 해볼 수 있는 곳”, “기업문화가 보수적인 것으로 유명했지만 점점 변하는 중”, “눈치 보는 문화 없음. 기업 문화가 정말 빠르게 개선되고 있음”, “대면 보고 감소 및 업무 스마트화, 주말 근무 거의 제로 등 장족의 발전 중” 등의 긍정적 평가도 많았다.


미래 전망은 엇갈려…적극적인 투자와 신시장 개척 주문

출처: (현대자동차 인스타그램 갈무리)

현대차의 앞날에 대한 전망에 대해서는 ‘불안하다’와 ‘기대가 크다’는 의견이 공존했다. 미래 사업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와 혁신적인 변화를 주문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일부 직원은 “땅 사서 부동산 놀이하지 말고 테슬라 보고 배우길”이라며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리뷰 중에는 “대마불사로 버티는 중이나 과연 미래 전기자동차 패권을 지킬 수 있을지 의문”, “테슬라는 날아다니는데 언제까지 80년대 문화로 베끼기만 하려는지”, “업계에서 현대차의 포지션이 유지될 것인지 두렵다”, “업종의 미래가 불투명한 반면 연구개발에 필요한 투자비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상황에 제대로 대응할 수 있을지 염려스럽다” “전기차, 수소차를 리드하지 못한다면 미래는 불투명”, “보다 아낌없는 투자가 필요하다” 등의 주문이 많았다.


그러나 현대차의 저력에 기대한다는 의견도 상당수였다. 리뷰 중에는 “변화하는 노사, 과감한 투자로 미래 혁신 동력을 갖춰가는 회사”, “내연기관 자동차를 넘어 전기차, 수소차, 항공 이송, 로봇, 자율주행의 미래를 향해 도전하는 기업”, “미래 모빌리티 산업을 이끄는 기업”, “코로나19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가는 강한 회사”, “자동차 업계에 불황이 있으나 여전히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기업” 등 희망적인 내용도 많아 눈길을 끌었다.


※[기업직썰]의 내용은 '잡플래닛'의 리뷰 자료를 기반으로 합니다. 기사는 '블로터'와 잡플래닛의 뉴스 서비스인 '컴퍼니타임스'에서 모두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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