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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직썰]대한항공 직원들의 리뷰..'조원태 체제' 만족도 변화는

조회수 2021. 1. 13. 16:4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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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직썰]은 블로터와 잡플래닛의 뉴스 서비스인 ‘컴퍼니타임스’의 공동기획으로 진행되는 기획입니다. 밖에서 보이지 않는 기업의 깊은 속을 외형적 수치가 아닌 직원들의 솔직한 평점과 적나라한 리뷰를 통해 파헤쳐봅니다.

‘땅콩항공’ 오명 쓴 대한항공의 새로운 수장

지난 몇 년은 대한항공 직원들 입장에서는 불안한 시간의 연속이었다. 대한항공의 고질병인 오너 리스크에 시달렸기 때문이다. 2014년 12월,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맏딸인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이 벌인 ‘땅콩 회항’ 사건부터 2018년 3월 한진그룹 차녀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의 ‘물 뿌리기’ 갑질 의혹,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의 ‘호텔 공사장 갑질’ 등이 연이어 터졌다. 한 기업의 오너 일가에서 이 정도 망신스러운 일이 계속 드러난 전례는 없었다. 동시에 기업 이미지는 바닥까지 추락했다.


2019년 4월에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유명을 달리했다. 공석이 된 한진그룹 총수 자리에는 장남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이 올랐다. 경영권을 가졌지만 이후 조원태 회장의 행보는 순탄치 않았다. 우선 범 한진가 인물들과 경영권을 다툼을 벌였고, 산업은행으로부터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제안받는 등 위기와 기회를 차례로 마주했다.

출처: (대한항공 제공)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지난 6일 열린 임시 주주총회에서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인수자금 마련을 위해 주식 총수를 2억5000만주에서 7억주로 늘리는 정관 개정에 성공했다. 이를 통해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인수 자금의 걸림돌을 걷어냈고, 본격적으로 아시아나항공 인수 절차 진행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동시에 조원태 회장은 경영권 분쟁을 승리로 마무리할 가능성이 커졌다.


조원태 체제…오너 리스크 우려는 여전해


여러 사건으로 인해 대한항공 직원들의 ‘오너 불신감’은 매우 컸다. 그렇다면 조원태 회장 취임 이후에는 분위기가 바뀌었을까. 기업 정보 플랫폼 ‘잡플래닛’에 현직자와 퇴직자들이 남긴 리뷰와 평점 자료에 기반해 그 속을 들여다봤다. 산정 기간은 2019년 4월 조원태 회장 취임 이전과 이후의 1년 9개월로 동일하게 잡았다.

출처: (잡플래닛 제공)
대한항공 기업 평가

우선 조원태 회장 취임 후 대한항공의 전반적인 평점은 과거보다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 회장 취임 후 1년 9개월(2019년 4월~2020년 12월)간 대한항공 직원들의 회사 만족도는 3.19점이었다. 조 회장 취임 이전 1년 9개월(2017년 7월~2019년 3월)의 만족도 3.05점보다 올라갔다.


대한항공 직원들의 리뷰를 종합할 때 가장 우려되는 것으로는 ‘오너 리스크’와 ‘보수적이고 수직적인 조직 문화’ 등이 꼽혔고, 타사 대비 장점으로는 ‘네임밸류’, ‘업계 1위의 자부심’, ‘복지’, ‘여자가 다니기 좋은 환경’ 등으로 나타났다.


경영진 평가는 상승했지만 ‘걱정은 여전’

출처: (대한항공 홈페이지 갈무리)

특히 ‘경영진’ 만족도는 1.91에서 2.16점으로 상승해 눈길을 끌었다. 조 회장 취임 이전에는 오너 리스크를 언급한 직원 리뷰가 많았다.


여러 의견 중에는 “오너들의 부끄러운 뉴스가 더 나오지 않았으면”, “오너 일가의 직원을 대하는 인식이 한낱 노예를 부리는 듯함”, “오너경영으로 인한 폐쇄적이고 경직된 분위기”, “오너의 한마디에 많은 것이 바뀌는 회사”,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하고 오너 일가는 퇴진하는 것이 바람직” 등의 쓴소리가 있었다.


조 회장 취임 이후 경영진 평점은 올라갔으나 내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최근 직원들의 리뷰를 보면 “오너 리스크가 시도 때도 없이 터져서 정작 소속원은 좀 둔감해짐”, “오너가 왕인 회사”, “신년사에서 소통을 강조했지만 오너의 가치관과 직원을 부리는 태도가 과연 바뀔 수 있을지” 등의 오너 관련 우려가 여전했다.


전반적인 직원들의 대한항공 평점은 ‘상승’

출처: (대한항공 인스타그램 갈무리)

세부 항목에서 직원들의 회사 평가는 올라간 것으로 나타났다. ‘급여 및 복지’의 경우 직원 만족도는 3.42점에서 3.47점으로 상승했다.


소속별로는 승무직의 경우 “다른 서비스업에 비해 높은 편”, “체계가 확실하고 연봉과 복지가 동종업계 대비 최상”, “높은 수준의 연봉으로 여자가 다니기 좋은 회사”라고 썼고 조종사·항해사의 경우 “기본급은 적으나 야근수당, 주말수당, 해외체류비 등이 붙으면 일반 대기업 사무직보다 초봉이 높음”이라고 밝혔다.


반면 물류·유통·운송 직원은 “SKY 출신이지만 타 직장에 취업한 선후배나 동기들보다 연봉에서 상대적 박탈감을 느낌”, 유지·수리·정비 직원의 경우 “회사 명성보다 부족한 부분이 있음”, 영업기획·관리·지원 직원은 “복지가 많다는 이유로 연봉이 확실히 짠 편”이라고 썼다. 엔지니어링 직원은 “다른 제조업 회사에 비해 연봉은 적지만 기술직의 경우 정년은 보장받을 수 있는 곳”, “스펙을 보면 연봉 타 대기업을 뚫을 수 있는 인재들인데 항공산업이라 저연봉에 다님”이라고 밝혔다.


일과 삶의 균형을 뜻하는 ‘워라밸’ 만족도는 2.92점에서 3.03점으로 올라갔다. 승무직의 경우 “비행기에서 내리면 내 업무 끝. 팀을 잘 만나면 1년 내내 여행가는 기분”이라고 평가했다. 엔지니어링 직원은 “출퇴근 시간이 칼 같아서 언제나 업무 후 여가를 누릴 수 있음”, 영업기획·관리·지원 직원은 “워라밸 최고의 회사. 야근이 적음”, 경영기획 직원은 “워라밸을 잘 지켜나가며 나름 행복한 직장생활이 가능한 곳”, 유지·수리·정비 직원은 “연차 사용이 자유롭고, 여행의 기회가 많음”, 연구개발 직원은 “대체로 안정적이고 편한 분위기에서 개발할 수 있으며 워라밸 중시하는 사람에게 괜찮은 직장”이라고 적었다.


사내 분위기는 ‘보수적, 수직적인 군대문화’

출처: (대한항공 인스타그램 갈무리)

평가가 내려간 항목도 있었다. 조원태 회장 취임 이후 ‘사내 문화’ 평가는 2.46점에서 2.42점으로 하락했다.


가장 많이 언급된 키워드는 ‘보수적’, ‘딱딱하다’, ‘군대’, ‘수직적’ 등이었다. 승무직 리뷰의 경우 “매우 보수적이며 군대 문화로 봐도 무방함”, “전근대적 사고방식을 가진 상사”, “말도 안 되는 수직적 문화로 인해 비전공자는 적응하는데 시간이 걸림”, “이상한 직장상사와 손님 때문에 멘탈이 털릴 수 있으며 가늘고 길게 가려면 좋은 직장” 등으로 평가했다.


일부 조종사·항해사의 경우 “기업문화가 딱딱하고 유연하지 못해 창의적이고 독창적인 업무수행은 다소 어려울 수 있음”, “유연하고 자유로운 기업문화가 필요함”이라고 썼다. 고객지원·CS 직원은 “보수 오브 더 보수. 나 또한 보수적으로 변해감을 느낌”이라고 지적했다. 수출입관리 담당은 “업무 분담의 탈을 쓴 일 몰아주기 군대문화”를 지적하기도 했다.


승진 기회나 정년과 관련해서는 불안감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승무직은 “승진 제도가 매우 불안정하고 평가 자체도 불투명해진 것으로 변함”, “학연 지연에 의한 승진”을 꼽았다. 물류·유통·운송 담당은 “눈치를 자주 보는 편이고 굳어진 조직 문화와 진급 적체, 그리고 고용 안정이 가져다주는 적폐들의 존재”를 꼬집었다. 생산·제조 직원은 “조직 체계가 잘 갖추어져 있으나 규모가 커서 승진이 매우 어렵고 매우 정치적인 분위기”라고 밝혔고, 기타 서비스직 관계자는 “제때 승진하지 못하고 뒤처져도 편하게 정년까지 다닐 수 있는 분위기”를 언급하기도 했다.


업계 1위라는 자부심은 최고 수준

출처: (대한항공 인스타그램 갈무리)

익명으로 평가하는 잡플래닛 리뷰의 특성상 단점이 많이 지적됐지만 대한항공과 관련된 인상적인 키워드 중 하나는 ‘자부심’이었다. 조 회장 취임 이전 리뷰에는 “땅콩 사건 이후 이미지 하락”, “대한항공 승무원이라는 자부심이 있었지만 이제는 못 느끼게 됐음”, “회장 한마디에 쩔쩔거리는 수직적인 상하관계만 존재하는 곳” 등의 부정적인 의견이 꽤 있었다.


하지만 최근 리뷰에서는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고객지원·CS 직원은 “해외에서도 알아주기 때문에 자부심을 가지고 일할 수 있는 곳”, “글로벌 1위 기업, 누구나 알고 있는 회사라 자부심 있음”을 적었다. 마케팅·시장조사 담당은 “업계 1위여서 자부심을 느낄 수 있다”를 꼽았고, 유지·수리·정비 직원은 “국내 최대 항공사에서 근무한다는 자부심”을 장점으로 들었다. 한 기타 서비스직 직원은 “체계적이고 섬세한 매뉴얼, 빠르고 신속한 사후 시스템, 철저한 프로세스형 서비스, 고객 중심형 사고와 업무 방식, 첫 회사가 대한항공이었다는 게 앞으로의 큰 재산” 등으로 평가했다.


이밖에도 조종사·항해사는 “우리나라 최고 항공사로 자부심 높음”, 승무원은 “항공업계가 목표라면 그래도 대한항공이 가장 낫다”, “국내 최고의 항공사에서 근무한다는 자부심을 느끼면서 체계화된 업무 시스템을 배우고 싶다면 강추” 등의 의견이 있었다.


※[기업직썰]의 내용은 잡플래닛의 리뷰 자료를 기반으로 합니다. 기사는 <블로터>와 잡플래닛의 뉴스 서비스인 <컴퍼니타임스>에서 모두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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