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은 죽었다"

조회수 2019. 5. 31. 16: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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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질병코드 도입 반대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발족
오늘은 게임 문화, 게임 산업에 대한 장례를 치르는 현장이다.

‘게임질병코드 도입 반대를 위한 공동대책 위원회(공대위)’가 5월29일 발족했다. 한국게임학회, 한국게임산업협회 등 학회, 공공기관, 협단체, 대학 등 90여개 단체가 참여한 공대위는 이날 국회의원회관에서 출범식 및 기자회견을 열고 게임질병코드 도입을 반대한다는 한목소리를 냈다. 이들은 검은 정장을 입고 가슴에 근조 리본을 달아 세계보건기구(WHO)의 게임 중독 질병 분류 결정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 위정현 공대위 대표 등 참가자들은 장례식 형태로 기자회견을 열었다.

공대위 대표를 맡은 위정현 한국게임학회 학회장은 “게임이 뭘 그렇게 잘못한 것인지 회한과 자괴감을 느끼게 된다”라며 “과거의 게임 문화를 떠나보내고 새로운 게임 문화가 태어나는 장으로 오늘의 행사를 마련했으며, 앞으로 어떻게 하면 게임이 국민에게 사랑받고 인정받는 문화, 대한민국을 이끌어가는 산업으로 인정을 받을 수 있을까 하는 진지한 고민과 노력을 다짐했다”라고 공대위 출범 배경에 대해 밝혔다.


게임을 죄악시하는 시선 거둬달라

WHO는 지난 5월25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제72차 WHO 총회 B위원회에서 ‘게임이용장애(gaming disorder)’가 포함된 국제질병분류 11차 개정안(ICD-11)을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ICD-11은 게임이용장애를 다른 일상생활보다 게임을 우선시하여 부정적인 결과가 발생하더라도 게임을 지속하거나 반복하는 게임 행동 패턴으로 정의 내린다. ICD-11은 2022년 1월부터 발효된다. 국내에서는 이르면 2026년 이를 반영한 질병분류체계 개편이 이뤄질 예정이다.


이날 참가자들은 게임 질병코드 지정에 관한 애도사를 낭독했다. 공대위는 “‘게임은 마약’이라고, 게임 자체를 공격하던 논리에서 변화해 ‘게임이용자 중 아주 소수이지만 문제가 되는 사람들이 있고 그들에게 우리가 도움을 줘야 한다’고 우회하지만 그들의 결론이 변한 것은 아니다”라며 “어쩌면 그들은 이제 게임뿐 아니라 인터넷, 유튜브, 영화, 만화에도 이러한 굴레를 씌우려고 시도할지 모른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이제 더 이상 우리에게 임요환, 장재호, 페이커 같은 선수들은 나타나지 않을지 모른다”라며 게임 질병코드 지정으로 인해 국내 e스포츠 산업이 위축될 것을 우려했다. 이어 “게임을 게임으로 보는 시선이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 ‘게임 자유 선언’을 발표한 공대위 전국 대학생 대표 김주명 씨

공대위 전국 대학생 대표 김주명 씨(28세, 중앙대학교 경영학과 4학년)는 ‘게임 자유 선언’을 발표했다. 김주명 씨는 “게임은 지금 현대판 ‘마녀’가 되어가고 있다”라며 “게임은 저희들의 소중한 문화이며, 4차산업혁명이라는 미래를 여는 창이며, 5천년 역사에서 한국이 자랑할 만한 혁신의 산물이라는 것을 호소하고자 한다. 게임은 인공지능을 낳은 토대이기도 하며, 우리 모두에게 충격을 주었던 알파고의 아버지 데미스 하사비스는 게임 개발자였다는 사실을 기억해 주시기를 호소한다”라고 말했다.


범국민 게임 촛불운동 열겠다

이날 공대위는 WHO의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지정에 대응하기 위한 향후 계획을 발표했다.


▲문화체육관광부, 보건복지부, 국방부, 중소벤처기업부 등 게임 관련 범부처 참여 민관협의체 구성 제안 ▲공대위 상설 기구화 ▲사회적 합의 없는 KCD 도입 강행시 법적대응 검토 ▲보건복지부 장관 항의 방문, 보건복지위 위원장, 국회의장 면담 ▲게임질병코드 관련 국내외 공동 연구 추진 및 글로벌 학술 논쟁의 장 마련 ▲게임질병코드 도입 Before & After FAQ 제작 및 배포 ▲게임질병코드에 맞설 게임스파르타(파워블로거) 300인 조직과 범국민 게임 촛불운동 시작 ▲게임질병코드 관련 모니터링팀 조직 ▲유튜브 크리에이터 연대 활동 강화 ▲범국민 청와대 국민청원 검토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위정현 공대위 대표는 “인터넷, 유튜브, 스마트폰도 질병코드로 범주에 들어갈 수 있다고 보며, 스마트폰이 게임보다 과몰입 중독성이 강하지만, 국민 전체가 쓰고 있기 때문에 문제 삼지 않는 거라고 본다”라고 말했다. 이어 “게임 다음 타깃은 동영상이라고 보며, 유튜브 같은 동영상 콘텐츠로 타깃이 옮겨가고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라고 밝혔다.


공대위는 핵심 참여 단체인 게임산업협회를 통해 게임 업계와 공조를 이어갈 계획이다. 게임질병코드 반대 블로거 300인을 조직하고 이들을 주축으로 온라인상에서 범국민 촛불운동도 벌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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