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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일쉐어 전수열 개발자가 말하는 스타트업 개발자

전수열 스타일쉐어 iOS 개발자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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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자 뽑기 전에 아이폰 개발자부터 뽑으세요. 제가 죽겠어요.”

“둘이서 하기도 힘든 걸 혼자 하고 있으니 본인도 얼마나 힘들겠어요. 아무리 천재라고 해도요. 걔가 뭐 스티브 잡스예요?”

지난해 화제를 모은 장류진 작가의 단편 소설 ‘일의 기쁨과 슬픔’ 중 한 대목이다. 이 소설은 스타트업의 풍경을 세밀하게 묘사해 관련 업계에서 큰 관심을 끌었다. 소설에서 묘사되는 스타트업 개발자는 혼자서 모든 일을 해내는 만능인이다. 스타트업 특성상 소수의 인력으로 업무를 진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 스타트업의 모습은 어떨까.


“혼자 개발하다 보면 외롭다. 지금 하고 있는 개발 방식이 맞는지, 더 나은 방법에 대한 레퍼런스를 찾는 게 어려웠다.”

전수열 개발자는 SNS 기반 쇼핑 앱 ‘스타일쉐어’에서 iOS 개발을 3년 동안 혼자서 맡았다. 현재는 4명의 개발자들과 함께 iOS 앱을 만들지만, 2014년 스타일쉐어 서비스 초기 단계에 입사해 iOS 앱 개발을 혼자서 진행했다. 그는 스타트업 개발자로서 힘든 점으로 여러 사람과 다양한 개발 방식에 대해 토론하기 어렵고, 혼자서 개발 방법론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한다는 점을 꼽았다.

| 스타일쉐어에서 iOS 앱을 개발하는 전수열 개발자

전수열 개발자는 자연스럽게 오픈소스 커뮤니티에 관심을 갖게 됐다. 오픈소스 커뮤니티 활동을 하면서 다른 사람이 어떻게 코드를 작성하는지 참고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다른 여러 나라 개발자들과 기술에 대해 토론을 하면서 회사에서 풀 수 없었던 갈증을 해소했다. 전수열 개발자는 한국 오픈소스 커뮤니티에 가장 기여를 많이 한 인물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세계 최대 오픈소스 커뮤니티 ‘깃허브’에서 활동 중이며, 스위프트 코리아 커뮤니티를 공동으로 운영하고 있다.


특히 애플의 프로그래밍 언어 ‘스위프트’로 작성한 라이브러리들이 인기를 끌었다. 카카오, 토스, 우아한형제들, 쿠팡, 하이퍼커넥트, 뱅크샐러드, 당근마켓 등 여러 서비스와 기업에서 전수열 개발자가 만든 오픈소스 라이브러리를 사용 중이다. 일본 상장 기업 원티들리에서는 전수열 개발자가 만든 리액터키트(ReactorKit)을 회사 공식 iOS 기술로 채택하기도 했다.


전수열 개발자는 “혼자 개발을 하면서 좋은 코드가 뭔지 고민했는데, 회사 서비스가 잘 성장하는 것을 보고 괜찮은 코드라는 확신이 들었다”라며 “이런 기술이나 방법론을 업계 표준으로 만들어보고 싶다는 욕심이 생겨서 더 열심히 했다”라고 말했다.


오픈소스 커뮤니티 활동은 회사에도 도움이 됐다. 스타일쉐어가 개발자 커뮤니티에서 이름을 알리게 되는 브랜딩 효과를 가져왔기 때문이다. 오픈소스 커뮤니티 활동이 채용으로 연결되는 일도 많았다. 전수열 개발자를 보고 스타일쉐어에 입사하는 경우도 있었다.


전수열 개발자는 “오픈소스 활동을 하면서 회사 일에 소홀하지 않았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라 생각하며, 소홀했다면 서로 기분이 안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스타트업 업계는 개발자를 더 뽑고 싶어도 뽑지 못하는 상황에 있다. 역량을 갖춘 개발자를 구하는 일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지인 채널을 통해 개발자를 뽑는 것도 한계가 있다. 스타트업 업계의 개발자 구인난에 대해 전수열 개발자는 “주변에서 개발자 소개해달라는 요청을 많이 받았는데 이 과정에서 개발자 구하기가 힘들다는 점을 뼈저리게 느꼈다”라고 밝혔다.


전수열 개발자는 함께 일할 iOS 개발자를 뽑으면서 채용 절차 전반에 참여했다. 그는 “당장 사람을 뽑기 위한 채용 공고가 문제”라고 짚었다. 채용 공고는 ‘우리 회사가 사람을 뽑는 회사’라고 알리는 공고이며, 브랜딩의 영역에 가깝다는 게 전수열 개발자의 생각이다. 당장 사람을 뽑을 시기가 아닌 최소 6~7개월 전에는 공고를 올려야 적시에 사람을 뽑을 수 있다는 얘기다. 또 6개월 뒤에 사람이 필요한지 알기 위해 회사가 뭘 하고 싶어 하는지, 어떤 상태인지 계속 파악해야 한다고 전했다.


“채용 공고는 성급하게 사람을 뽑기 위한 공고를 올리기보단 6~7개월 전에 치밀하게 계획하고 서서히 브랜딩을 해나가야 하는 영역이다. 다른 개발자들 사이에서 ‘스타일쉐어 iOS 개발자 뽑던데요’라는 소문이 돌게 하는 것이 채용 공고의 첫 목적이었다.”

채용 공고에는 경력 사항, 필수 조건, 우대 사항이 아닌 회사가 지원자에게 어떤 가치를 제공해줄 수 있는지에 대한 내용을 상세하게 담았다. 어떤 사람과 어떤 방식으로 무슨 일을 하는지, iOS 철학 등을 썼다. 또 채용 절차에서도 기간을 줄이고 담당자를 지정해 지원자가 최종 면접을 볼 때까지 커뮤니케이션하도록 했다. 실제 지원자들로부터도 채용 공고가 상세하고 절차가 빨라서 인상 깊었다고 평가를 받았다.

| 전수열 개발자는 기여한 만큼 성장하는 회사를 볼 수 있다는 점을 스타트업의 매력으로 꼽았다.

전수열 개발자는 스타트업에서 개발자로 일하는 것에 대해 “기여한 만큼 회사가 성장하는 게 보인다는 점이 가장 큰 가치인 것 같다”라며 “큰 회사에 있으면 기여한 게 어떻게 운영되는지 보이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2011년 패션 애호가들을 위한 SNS로 시작한 스타일쉐어는 2018년 기준 연 거래액 1200억대 규모의 패션·뷰티 쇼핑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지난해 3월에는 온라인 패션몰 ’29CM’을 인수했다.


또 “땅을 깊게 파려면 넓게 파야 한다는 말이 있듯이 개발만 해서는 한계가 있는데 스타트업은 CS, 디자인 등 여러 가지를 공부할 수 있는 최고의 환경이 아닐까 한다”라고 덧붙였다.


스타트업의 처우에 대해서는 “스타일쉐어는 많이 성장한 상태여서 시니어 개발자를 모셔올 환경이 됐다”라며, “현금이 부족한 스타트업은 스톡옵션으로 보상을 제공하기도 하는데 개인적으로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회사가 클 때 거기에 기여한 만큼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구조가 실리콘밸리를 있게 한 큰 원동력이라고 본다. 한국 스타트업들도 주식, 스톡옵션에 대해 더 많이 열려 있었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전수열 개발자는 장류진 작가의 ‘일의 기쁨과 슬픔’에 묘사된 스타트업 환경에 대해 스타트업의 현주소일 수 있다고 평했다. 그는 주변 개발자들로부터 형태만 스타트업이지 문화는 대기업인 얘기를 많이 듣는다고 말했다. 또 소설 속에 나온 내용처럼 인력 부족이 스타트업의 열악한 환경의 구조적 원인은 아니라고 짚었다.


“사람을 뽑는다고 일이 줄어들진 않는다. 사람 뽑는 건 최후의 수단이고 비즈니스 성장 단계에서 고민할 수 있는 일 같다. 그것보다 진짜 바쁜 이유는 진짜 해야 할 일을 하지 않는 비효율적인 일에 있다. 개발을 할 때도 진짜 필요한 기능인지 아닌지에 대해 고민하고, 필요하지 않은 기능을 떼버려야 본질에 가까운 개발을 할 수 있다.”

전수열 개발자는 사람 수에 맞는 일을 효율적으로 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 명으로 할 수 없는 일을 욕심부리기보다는 필요하면 외부 솔루션 업체의 제품을 사서 쓰면서 개발을 작게 시작하는 게 효과적이라는 설명이다.


스타일쉐어에는 현재 약 20명 정도 규모의 개발팀이 꾸려져 있다. 사업 성장에 따라 올해 공격적으로 개발자 채용을 늘려갈 예정이다. 전수열 개발자는 스타일쉐어에서 개발자로 일하는 것에 대해 “회사의 성장과 더불어 자기가 성장할 수 있는 회사이며, 토론을 통해 문화를 만들어나간다는 점에서 매력을 느낀다”라며, “무엇보다 한 마리도 아닌 두 마리의 고양이가 있다”라고 말했다.

| 스타일쉐어에는 고양이 두 마리가 함께 살고 있다. (사진=스타일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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