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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루킹 댓글도 ‘표현의 자유’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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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과 5.18 왜곡 표현 처벌법 제정 움직임과 관련해 매크로 프로그램도, 5.18 망언도 ‘표현의 자유’로 인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비영리 사단법인 오픈넷은 4월22일 오픈넷 사무실에서 ‘표현의 자유’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앤드류 코펠맨 노스웨스턴대학교 로스쿨 교수는 “한국의 (드루킹) 기소 절차는 미국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하며 “드루킹 스캔들은 정치적인 표현의 일종”이라고 말했다. 5.18 역사 왜곡 처벌법을 제정하려는 움직임에 대해서도 “법으로 강제하지 않아도 의식 개선은 이루어질 수 있다”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앤드류 코펠맨 교수는 미국에서 법철학을 바탕으로 표현의 자유와 인권 보호 사이의 균형에 대해 저술해, 2019년 미국로스쿨협의회 법철학부문 하트-드워킨상 초대 수상자로 선정된 인물이다.


‘매크로’도 표현의 자유다

2018년 블로거 ‘드루킹’으로 활동하던 김동원 씨 등은 포털사이트 네이버 댓글 추천수를 조작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은 댓글조작을 위한 별도 서버(킹크랩)를 구축하고,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해 포털사이트 댓글 추천수를 조작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1심에서 김 씨는 컴퓨터 등 장애업무방해 혐의 등으로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 받았다.

오픈넷 이사 박경신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매크로는 수동으로 할 것을 자동화한 것”이라며 “말로는 설득을 못 하기 때문에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의견을 표현하려 한 거라 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코펠맨 교수 역시 개인의 정치적인 의사 표현을 형사처벌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드루킹의 댓글 조작은 개인이 표현의 자유를 행한 것이기 때문에 검열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코펠맨 교수는 “만약 이 사건이 기소되도록 방치한다면, 앞으로는 정부가 (판단하기에) 잘못된 정치적 표현을 검찰이 기소해도 된다는 힘을 주게 된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드루킹에게 적용된 ‘업무방해죄’도 꼬집었다.


“드루킹이 (댓글조작을) 아무리 했더라도 이것이 업무방해죄에 해당될 거라 인지할 수는 없었을 겁니다. 어떤 죄가 적용될지 모른다면 사람들에게는 두려움이 생길 수 있습니다. 정치적인 의사표현을 하며 처벌을 두려워하게 되면 민주주의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습니다.”


박 교수는 “국제인권기구에서는 업무방해죄 314조 1항은 계속 폐지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노조를 잡기 위해 유럽에서 만든 법안이기 때문”이라며 “업무를 방해하기 때문에 처벌해야 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드루킹 사건의 불법성도 여론의 바로미터에서 (조작)했다는 것 등인데 모두 보면 헌법에 보장되는 것들”이라고 말했다.


코펠맨 교수는 국정원 댓글조작 사건과 드루킹 사건은 달리 봐야 한다고도 짚었다. 개인과 정부기관의 역할은 구분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정부기관은 진실을 알리고 여론을 조작하지 않을 의무가 있다. 이러한 이유들로 인해 오히려 더욱 더 (개인의) 표현의 자유가 보장 받아야 한다고 본다”라며 “정부기관의 여론조작은 개인의 여론조작보다 무서운 결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망언’ 처벌…혐오표현 규제 어디까지?

지난 2월 더불어민주당과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야3당은 ‘5.18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 일부 개정안’을 발의했다. 법안에는 5.18을 비방·왜곡하거나 허위사실을 유포할 경우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원 이하 벌금형으로 처벌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독일은 홀로코스트(유대인 대학살) 등 나치가 벌인 범죄 사실을 부인할 경우 징역 혹은 벌금 등으로 형사처벌하고 있다. 5.18 개정안이 ‘한국판 홀로코스트법’이라 불리는 이유다.


이에 대해서도 코펠맨 교수는 심각한 우려를 나타냈다. 자신이 유대인이라고 밝힌 코펠맨 교수는 “유럽의 홀로코스트법을 (여야가) 선례로 제시한 것으로 안다. 역사를 부인하는 행위에 대해 고통스럽게 생각하지만 그런 생각을 하는 사람들의 의견도 표출돼야 한다”라는 입장을 전했다.

코펠맨 교수는 혐오표현을 규제하지 않고도 의식 개선을 이룰 수 있다고 덧붙였다. 동성애에 관해서도 같은 의견을 냈다. 혐오표현 규제로 인해 누구나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얘기할 수 없게 된다면, 이러한 생각을 가진 이들이 존재하는지조차 알 수 없어진다는 것이다. 코펠맨 교수는 미국 대학 내에서 혐오표현을 규제하기도 했으나 이를 통해 보호하려던 소수자들이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결과가 초래됐다고 말했다. 소수자를 포함해 모든 이들의 다양한 의견이 공론장에서 고루 표현될 수 있어야 한다는 게 주장의 요지다.


오픈넷 손지원 변호사도 의견을 보탰다. 손 변호사는 “5.18 민주화운동의 가치는 숭고하게 지켜져야 한다. 그러니 이를 훼손하는 행위를 국가가 나서서 형사처벌을 해서는 안 된다고 본다”라며 “장기적으로 민주주의 발전을 저해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개인의 사상을 표출하는 행위를 형사처벌 대상으로 삼으면, 정부가 사상의 옳고 그름 여부를 결정하고 추후 정부와 반대되는 의견을 탄압할 수 있는 근거를 주게 된다는 것이다. 손 변호사는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정당하지 않고 유해한 표현”일지라도 이를 공론장에서 해결하려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5.18 왜곡 문제를 바로잡기 위해 정부가 할 일은 교육 등으로 진실된 정보를 제공하는 겁니다. 개인의 표현을 억압하고 형사처벌을 내리는 방법으로 이를 해결하려 해서는 안 됩니다.”



<참고할 만한 기사>


[토론회] ‘5.18 망언’ 막을 ‘한국판 홀로코스트법’…“민주주의 부정 세력 막겠다”(2019.02.13), 한동인 기자, 폴리뉴스

‘혐오할 자유’ 보장하는 미국? 멋모르는 소리!‘(2015.08.19), 홍성수 숙명여자대학교 법학부 교수, 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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