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전기자전거 카카오T 바이크•일레클 타보니

조회수 2019. 4. 25. 14:00 수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자전거의 계절, 봄이다. 때맞춰 공유 전기자전거 서비스가 나왔다. 첫 주자는 카카오모빌리티가 지난달 내놓은 ‘카카오T 바이크’였다. 이번 달에는 나인투원이 ‘일레클’을 선보였다.


이용방법은 단순하다. 자전거에 부착된 QR코드를 앱에서 스캔해 ‘잠금해제’한다. 이용 후 잠금장치를 잠그면 미리 등록한 카드로 요금이 자동 결제된다. 스마트폰 앱에서 자전거 위치를 확인할 수 있으며 정해진 지역 안에 자유롭게 주차하면 된다.


수년 전부터 공유 자전거 서비스가 나왔지만, 이번에는 전기자전거라는 점에서 확연히 다르다. 전기자전거는 PAS 방식으로, 페달을 돌리면 전기모터가 자동으로 구동된다. 체력을 거의 소모하지 않고도 자전거를 탈 수 있다. 비탈길도 거뜬하다. 그만큼 편리하고, 또 그만큼 위험한 면이 있다. 카카오T 바이크와 일레클, 두 업체의 공유 전기자전거를 같은 날 타고 비교해봤다.


카카오T 바이크
★★★★☆

지역 : 인천 연수구(400대), 경기도 성남시(600대)

요금 : 보증금 1만원 선지급. 최초 15분간 1천원이며, 이후 5분에 500원씩 추가

장점 : 라이언. 배터리 잔량 앱에서 표시.

단점 : 고객센터 카카오톡 챗봇으로 이용


인천1호선 신연수역 4번 출구. 카카오T 앱을 열었다. 인근 아파트 단지에 자전거 2대가 놓여 있었다. 앱에서 자전거가 그려진 말풍선을 누르자 배터리 상태가 나타났다. 충전 100%, 약 3시간 20분 동안 탈 수 있는 자전거가 있었다. ‘포켓몬 고’처럼 앱을 들여다보며 자전거를 찾아 헤맸다.

내가 찾은 자전거는 ‘라이언’이었다. 이 자전거는 24인치 바퀴에 7단 기어를 지원한다. ‘어피치’ 버전도 있다. 20인치 바퀴에 1단 기어다. 카카오T 바이크는 이용 전에 보증금 1만원을 지불해야 한다. ‘바이크 이용하기’를 누르자 기기에 부착된 QR코드를 촬영하라는 안내가 떴다. 철컥. QR코드를 찍자 잠금장치가 열렸다.

|기어를 조절할 수 있다.

자전거는 무게가 상당했다. 페달을 구르자 갑자기 ‘붕’하고 출발했다. 급가속이 붙어 처음에는 깜짝 놀랐다. 카카오T 바이크의 최대 속도는 20km/h다. 다소 빠르다 느꼈지만 타다 보니 적응이 됐다. 신연수역 일대는 자전거도로가 잘 정비돼 있었다. 자전거 이용에 불편함이 전혀 없었다. 때 아닌 벚꽃놀이에 신이 나 돌아다니는데, 카톡이 왔다.


‘(주의!) 카카오T 바이크 서비스 지역 밖입니다. 여기서 종료하면 추가 수수료가 부과됩니다…’


앗. 추가 수수료는 1만원이었다. 앱으로 서비스 지역을 확인했다. 방금 전 건너온 다리를 다시 돌아가야 했다. 카카오T 바이크는 따로 지정된 거치장소가 없어 어디에나 두고 가도 되지만, 이용가능 지역 내에 자전거를 둬야 한다. 근처 원인재역으로 가서 주차를 시도했다. 일단 지역 내로 들어오면 주차구역을 따로 찾느라 시간을 허비하지 않아도 돼 상당히 편리했다. 스마트락을 아래로 내려 잠그고, 이용종료. 요금이 바로 부과됐다.

요금은 첫 15분 미만은 기본요금 1천원이다. 이후 5분당 500원의 요금이 부과된다. 3.34km 거리를 총 32분 동안 달려 나온 요금은 3천원. 적당했다. 이용기록을 사진으로 저장하거나 공유할 수도 있다.


앱의 사용성은 괜찮은 편이었지만 고객문의가 문제다. 자전거 고장 시 결제 이전에 앱에서 신고하지 않으면 이후에는 카카오톡에서 상담원과 연결을 시도하거나 카카오톡 문의하기를 이용해야 한다.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는 방식은 아니다. 고장 신고 방법을 알아보기 위해 한참 동안 챗봇 안에서 도돌이표 질문을 반복했다.


일레클
★★★☆☆

지역 : 서울 마포구 및 신촌 일대(350대 규모)

요금 : 첫 5분 500원, 이후 분당 100원. 회원가입 시 15분 무료쿠폰 지급.

장점 : 다양한 설정 가능. 앱 안에서 고객 문의 가능하고 직관적임.

단점 : 앱 UI 불편하다. 오류가 잦다고 느껴졌다. 주차구역 지정 아쉬움.

특징 : 3단 부스터


나인투원은 지난해 11월 국내 최초의 전기자전거 공유 서비스 일레클을 선보였다. 첫 시범운영 지역은 상암동이었다. 당시 디지털미디어시티역 부근에서 일레클을 보긴 했다. 별도 앱에서 서비스를 이용해야 했고 해외결제가 가능한 신용카드만 등록할 수 있었다. 이용을 시도하다 불편해서 포기했다. 지난달 쏘카로부터 투자를 받은 일레클은 자체 앱을 꾸려 이달 10일 정식 런칭했다.

일단 앱에서 자전거부터 찾았다. 카카오T 바이크처럼, 이번에도 자전거는 역 근처에 있었다. 앱에서 전기자전거 배터리 상태를 미리 알 수 없어 아쉬웠다. 일레클 관계자는 “배터리 상태를 미리 알면 충분히 사용할 수 있는 자전거임에도 불구하고 타지 않는 경우가 있어 (잔량을) 표시하지 않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일레클은 외관부터 카카오 자전거와는 판이하다. ‘라이언’은 크고 둔해 보이는데, 일레클 자전거는 더 작고 세련된 느낌이었다. 계기판이 있다는 것도 다른 점이다. 전원을 눌러 전기자전거로 이용하면 된다. 로우, 미드, 하이 등으로 주행모드를 전환할 수 있었다. 25km/h까지 전기 동력이 페달링을 보조하는데, ‘하이’에 두고 페달을 살짝 돌리자 순식간에 속도가 빨라졌다. 입에서 곡소리가 절로 났다. 일레클은 이용안내 시 “처음부터 파워를 높여 출발하면 위험하다. 반드시 전방 안전거리 확보 후 출발하고, 주행하면서 천천히 단계를 높여달라”라고 당부하고 있다. 설명을 읽고 이용하더라도 전기자전거에 익숙하지 않은 초보 이용자는 당황할 수 있다.

언덕길을 오르며 전기자전거의 매력을 깨달았다. 비탈길을 단숨에, 힘 하나 안 들이고 주파할 수 있었다. 다만 첫 시도 때는 언덕 바로 앞에서 속도를 올렸다가 고개 중간에서 힘이 달리는 바람에 자전거가 뒤로 가는 아찔한 순간이 연출되기도 했다. 땅에 발을 딛고 자전거를 멈추려 해도 묵직한 무게 탓에 쉽지가 않았다. 두 번째 시도에서는 5미터 전에 페달을 밟았더니 언덕을 가뿐히 올랐다. 운행이 서투른 탓이었겠지만, 경사진 곳에서 전기자전거만 믿고 긴장을 늦췄다가는 뒤통수가 날아갈 수도 있다는 교훈을 얻었다.

주차는 반납가능 구역에 해야 한다. 지도상에 붉게 표시돼 있는 곳에 두고 가면 된다. 보통 대로변으로 지정돼 있다. 지도로 봤을 땐 주차가 가능해 보였는데 주차를 시도하자 지역을 이탈했다는 안내창이 떴다. 표시된 길은 맞는데, GPS상 오차가 있어 주차를 하려면 도로로 나가야 했다. 하는 수 없이 건너편 길로 가서 자전거를 놓을 곳을 찾았다. 카카오T 바이크보다는 번거롭게 느껴졌다.


최초 5분 동안 500원, 이후 1분당 100원의 이용요금을 받는다. 23분 동안 21.3km를 달렸다. 첫 이용요금 15분 무료 프로모션이 적용돼 총 요금은 800원이 나왔다. 다음 날은 2분 동안 5.1km를 타고 0원을 냈다. 매일 제공되는 10분 무료 쿠폰의 도움을 받았다.


고객문의는 앱 내에 단순하게 표현돼 있다.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을 듯하다. 카카오T 바이크와는 달리 앱에서 여정 내역을 상세하게 확인할 수 없다는 점은 아쉬웠다.

|카카오T 바이크 이용기록
|일레클 이용 기록

카카오T 바이크도, 일레클도 각 지역에 있는 공유 자전거 ‘따릉이(서울, 1시간 1천원)’나 ‘쿠키 자전거(인천 연수구, 20분 250원)’ 등과 비교하면 요금은 비싼 편이다. 대신 속도가 빠르고 체력 소모가 없다. 나들이용으로 제격이다. 택시 기본요금만 지불할 거리를 이동할 때 시간적 여유가 된다면 전기자전거를 택할 수도 있을 듯했다. 이 때문에 마이크로모빌리티가 단거리 이동 구간에서 택시와 경쟁할 거라 보는 시선도 있다. 대중교통이 닿지 않는 길, 원하는 목적지의 코앞까지 가려면 대개 택시를 타야 했는데 이런 수요의 일부를 대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레클 앱 스토어에는 “걷긴 멀고 택시 타기는 애매한 거리를 싸게 갈 수 있어 좋다”라는 내용의 후기가 남겨져 있었다.


안전문제 ‘불안’…보험은 지자체서

전기자전거는 13세 이상 누구나 이용할 수 있고, 자전거 도로와 차도 주행이 가능하다. 접근성은 낮고, 공유 서비스라 다수가 이용한다는 점에서 위험성도 있다. 자전거 고장 시 시스템적으로 알 수 있는 부분이 아직 없기 때문이다. 이용자가 직접 신고를 하거나 전담운영팀이 배터리 교체를 위해 주기적으로 자전거를 점검할 때에만 알 수 있다.


그러나 고장 시 신속한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대형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용자는 탑승하기 전 자전거 브레이크 등이 잘 작동하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카카오T 바이크는 이러한 이유로 대여 1분 이내에 이용을 종료하면 취소처리를 해주고 있다.

|이용했던 카카오T 바이크. 스마트락 일부가 파손된 것으로 보였다. 앱으로는 이용직후에만 신고할 수 있다. 이후에는 카카오톡 챗봇을 통해 처리해야 하는데, 이 과정이 매끄럽지는 않다.

사고 시 보험은 지자체의 몫이다. 카카오T 바이크, 일레클 둘다 별도로 보험을 제공하지는 않고 있다. 지자체가 시민 자전거보험에 가입했을 경우, 이 보험이 적용된다.


일레클 관계자는 “자전거보험에 가입한 지자체에서 서비스를 운영하는가에 따라 나뉜다”라고 말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해당지역 외 지자체 주민의 경우 직접 지자체에 연락해 보험 유무를 확인해야 한다”라고 안내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올해 안으로 전기자전거를 3천대 이상 확충하고 하반기 카카오T 바이크를 정식 출시할 예정이다. 일레클은 다음 달 서울대, 고려대 등 대학 캠퍼스와 주변지역에 진출하고, 연내 전국 2천대 규모로 전기자전거 공유 서비스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