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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으로 조작 불가능한 영원한 메시지를 남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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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이 탄생한 지 약 10년이 흘렀습니다. 현재 IBM, 삼성, 페이스북 등 세계적 기업들도 블록체인과 암호화폐에 관련된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블록체인은 사이버 펑크에 빠진 인터넷 괴짜들이 열광하던 기술에서 이제는 연구해 볼 가치가 있는 혁신적인 기술로 위상이 승격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일반 대중들에게는 아직도 블록체인이 무엇인지 쉽게 와닿지 않습니다. ‘블록체인 기술’이라 하면 어렵게 느껴지고, ‘비트코인’과 같은 암호화폐는 투자 사기, 버블과 같은 부정적인 이미지를 연상하게 되지요. 더욱이 블록체인을 검색하면 사전에서는 분산원장으로 거래내역을 투명하게 확인할 수 있고, 위변조할 수 없다는 장점이 있다고 나오는데, 읽을수록 블록체인은 더 아리송한 존재가 되어갑니다.


만약 블록체인의 장점을 이용해 우리의 이야기를 담을 수 있다면 어떨까요? 더욱이 우리의 이야기기를 누군가 조작할 수도 없고, 삭제할 수도 없다면 어떨까요? 이러한 블록체인의 장점을 이용해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자신들의 이야기를 남긴 사례들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사토시가 남긴 메시지

비트코인의 창시자 ‘사토시 나카모토’ 역시 비트코인에 메시지를 남겼습니다. 비트코인의 첫 번째 블록인 ‘제네시스 블록’에는 ‘The Times 03/Jan/2009 Chancellor on brink of second bailout for banks’라는 메시지가 남겨져 있습니다. 이는 제네시스 블록이 탄생한 날인 2009년 1월3일 영국의 타임지에 실린 기사의 제목으로, 해당 기사는 영국 은행들이 두 번째 구제 금융을 앞두고 있는 상황을 보도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도 사토시 나카모토의 정체는 불분명하지만, 이 메시지를 통해 기존 금융 시스템에 대한 사토시의 비판적인 시각을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더욱이 비트코인 백서에서도 사토시는 현재 금융기관 등 제삼자의 신뢰를 기반으로 이루어지는 금융 시스템은 태생적인 취약점을 가지고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사토시는 신뢰할 수 있다고 추앙받고 있지만, 신뢰할 수 없는 중앙화된 금융 시스템에 대해 비판하고, 신뢰를 유지하기 위해 혈세로 ‘구제 금융’을 지원하는 상황을 꼬집고 있는 것이지요. 그렇기에 사토시는 제삼자의 보증 없이도 개인 간 신뢰할 수 있는 거래를 가능하게 하는 ‘비트코인’을 대안책으로 제시하게 된 것입니다.


검열에 저항하기 위한 메시지들

사토시가 제시한 블록체인에서는 중앙화된 시스템과 차별화되는 특성들이 있습니다. 대표적으로는 정보들이 분산되어 저장되고, 퍼블릭 블록체인일 경우 블록체인에 기록된 내용이 모두에게 공개된다는 점이 있지요. 더욱이 정보가 분산되어 저장되다 보니 중앙 서버를 탈취하면 정보를 왜곡할 수 있는 중앙화 시스템과 다르게 블록체인에서의 위, 변조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이러한 블록체인의 특성은 ‘검열 저항성’과도 연결됩니다. 검열 저항성이란 특성에 따라 블록체인은 ‘개인 간의 거래’ 뿐만 아니라, 소수의 목소리를 공개적으로 피력할 수 있는 매개체로 사용되기도 합니다.


2018년 4월, 이더리움의 트랜잭션에 남겨진 메모를 통해 20여 년 전 일어난 사건이 재조명받기도 했습니다. 1998년, 중국 북경대의 남성 교수가 학생을 성추행해 피해 학생이 자살한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20년이 지난 2018년, 유에루오라는 학생이 다른 7명의 학생과 함께 이 사건에 대한 진실을 요구하는 정보공개청구서를 제출했습니다. 그러나 학교 측은 ‘이러고 네가 성공적으로 졸업할 수 있을 것 같으냐’라 말하며, 유에루오뿐만 아니라 유에루오의 가족에게도 압박을 가했습니다. 더욱이 유에루오는 해당 사건을 웨이보, 위챗과 같은 SNS에 올렸지만, 검열 당해 삭제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해당 사건이 이더리움 트랜잭션에 기록되고, 트랜잭션 주소가 퍼지며 전 세계로 사건의 전말이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 북경대 사건 경위가 기록된 이더리움 트랜잭션, 트랜잭션 해시: 0x2d6a7b0f6adeff38423d4c62cd8b6ccb708ddad85da5d3d06756ad4d8a04a6a2

이더리움 블록체인에서 거래를 할 때, 선택적으로 메모를 남길 수 있습니다. 이 메모는 16진법으로 기록되지만, UTF-8으로 인코딩을 하면 우리가 읽을 수 있는 문자로 변환됩니다. 해당 사건이 기록된 이더리움의 트랜잭션 메모를 변환하면 영어와 중국어로 변환되며, 누구나 이 기록을 읽을 수 있습니다. 이 트랜잭션은 현재 백구십만 번 이상의 승인을 받았기에 사실상 내역을 변경하거나 삭제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중국 당국이 트랜잭션을 조회하는 사이트를 차단할 수는 있어도, 기록 자체를 없애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인터넷 검열이 일상화된 중국에서 블록체인의 비가역성을 이용해 목소리를 낸 사례가 한 가지 더 있습니다. 2018년 7월, 중국에서 ‘백신 스캔들’로 온 나라가 들썩였습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창셩 바이오테크놀로지(ChangSheng Biotechnology)’가 효과 없는 신생아용 백신을 유통했을 뿐만 아니라, 유통기한이 지난 원료로 광견병 백신을 만들고 생산 및 검사 기록을 위조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더욱이 창셩 바이오테크놀로지가 중국 내 2위인 백신 제조 기업이었기에 중국 국민들은 크게 분노했습니다. 수오예(兽爷, 짐승)라는 필명을 사용하는 중국 블로거는 창셩 바이오테크놀로지의 비리를 폭로하는 글을 올려, 이 글이 인터넷과 SNS로 공유되었지만 이내 모두 삭제되었습니다. 수오예는 검열을 피하고자 이더리움 블록체인에 트랜잭션을 생성해 글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시도에 블록체인을 통해 백신의 생산 이력을 투명하게 관리하자는 목소리가 잇달아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 중국 바이오 기업의 비리를 폭로하는 이더리움 트랜잭션, 트랜잭션 해시: 0xb1ed364e4333aae1da4a901d5231244ba6a35f9421d4607f7cb90d60bf45578a

블록체인에 우호적인 정책을 펼치고 있는 태국에서도 검열에 저항하기 위해 블록체인을 이용한 사례가 있습니다. 2018년 10월, ‘독재에 반대하는 랩(Rap Against Dictatorship)’이라고 자신들을 소개한 음악가들이 태국의 군부 독재 체제와 정부의 부패에 대해 비판하는 랩을 유튜브에 올렸습니다. 이 동영상은 육천만 번 이상의 조회 수와 백만 개 이상의 ‘좋아요’를 기록하며 화제가 되었지만, 태국의 경찰청장은 이들에게 위법의 소지가 있다며 경고를 했습니다. 이에 익명의 사용자가 Z 코인의 블록체인에 트랜잭션을 생성해 IPFS 형식으로 동영상의 링크를 담아 111,089째 블록에 기록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나누고 싶은 일을 기록한 메시지들

저항을 위한 메시지들뿐만 아니라 공유하고 싶은 일들을 블록체인에 기록한 사례들도 있습니다. 2018년 4월, 한국의 한 개발자는 북경대 사건에 모티브를 얻어, 이더리움 블록체인에 ‘한반도 판문점 선언’을 새겨 넣기도 했습니다. 2014년에는 한 커플이 자신들의 결혼 소식을 비트코인 트랜잭션에 담아 영원히 기록하기도 했지요. 최근에는 블록스트림의 위성을 이용해 우주로 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 ‘스페이스빗라이브’가 테스트 넷을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트위터의 한 사용자는 ‘스페이스비트닷라이브’에 보내진 메시지들을 수신해 트위터를 통해 소개하기도 합니다. 이 사용자에 따르면 우주로 보내진 메시지들은 브렉시트 문서, 개인의 일기에서 고백까지 다양하다고 합니다. 블록체인에 메시지를 남길 수 있는 플랫폼인 ‘크립토그래피티’에서는 비트코인 SV 지지자들이 남긴 응원 메시지를 볼 수 있습니다. 비트코인 캐시가 하드포크되며 비트코인 SV, 비트코인 ABC로 나뉘었는데 크립토그래피티가 메시지를 남기는 결제 수단으로 비트코인 SV만을 받겠다 선언했기 때문입니다. 한편 블록체인에 그림을 그려 메시지를 남길 수 있는 사이트인 ‘사토시의 플레이스(Satoshi’s Place)’ 에서는 치열한 공방전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사토시의 플레이스의 그림판에서 다른 그림을 그려 타인의 그림을 덮을 수 있기에, 그림은 수시로 바뀌기도 하는데 이 과정을 한 유튜버가 타임 랩스로 기록해 놓기도 했습니다.

| 3월 28일 오후 12시 경 사토시의 플레이스에 그려진 그림

출처Satoshi’s Place
양면성에 따른 한계와 외부의 규제

그러나 블록체인의 ‘비가역성’과 ‘검열 저항성’이 항상 이상적인 해결책으로 활용되는 것만은 아닙니다. 2019년 2월, BBC는 비트코인 사토시 비전(BSV)의 블록체인에 아동 음란물이 올라왔단 사실을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블록체인에 불법적인 콘텐츠를 올리는 사례들이 꾸준히 적발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례가 생길 경우 어느 나라의 어떠한 법에 따라 처벌을 할지도 모호하지만, 무엇보다 문제가 되는 것은 블록체인상에 기록된 콘텐츠는 삭제가 거의 불가능하다는 점에 있습니다. 콘텐츠가 아니라 개인의 정보가 블록체인 상에 박제가 되어도 큰 문제가 생깁니다.


이처럼 블록체인의 비가역성에는 검열로부터 대중들의 ‘알 권리’를 지켜낼 수 있지만, 악용되면 타인의 ‘잊혀질 권리’를 침해할 수 있다는 양면성이 있습니다. 더욱이 블록체인의 검열 저항성을 외부적 압박으로 약화하고자 하는 시도도 있습니다.


일례로 중국은 사이버관리국(CAC)은 지난 2월부터 블록체인 규제안을 적용하고 있는데, 이 규제안은 사용자의 신원정보, 기업의 블록체인 데이터에 대한 당국의 접근 권한을 허용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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