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1 번호 정말 사라지나요?

조회수 2019. 3. 6. 16:5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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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이 발표한 2G 서비스 종료 계획..이제 2G는 못쓰는 건가?
"2G 서비스 종료와 함께 011 사라진다" 
"기존 번호 계속 쓰게 해달라"

011 번호 강제 변경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떠 오르고 있습니다. SK텔레콤이 올해 말 2G 서비스 종료 계획을 발표하면서부터입니다. 
2G는 음성과 문자, 저속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2세대 이동통신 기술을 말합니다. 

2G 서비스를 종료한다는데 왜 011 얘기가 나올까요. 2G 서비스가 종료되면 정부의 '010번호통합정책'에 따라 011, 017 등 01X 번호를 쓰던 사용자들은 010 번호로 변경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에 대해 기존 01X 번호를 쓰고 있던 사용자들은 반발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정말 2G 서비스는 종료되는 걸까요? 서비스 종료 기준은 뭘까요? 011 번호를 계속 유지할 수는 없을까요? 

| SK텔레콤 스피드 011 광고


2G 서비스 종료는 확정 아닌 계획


SK텔레콤의 2G 서비스 종료는 아직 확정된 사항이 아닙니다. 지난 2월21일 SK텔레콤은 올해 말을 목표로 2G 서비스 종료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2G 서비스 종료는 정부의 승인을 받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전기통신사업법 제19조에 따르면 기간통신사업자는 사업 전부 또는 일부를 휴지하거나 폐지하려면 휴지 또는 폐지 예정일 60일 전까지 이용자에게 알리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야 합니다. 

이동전화 사업은 기간통신사업에 해당하기 때문에 이 조항에 따라야 합니다. 법 조항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사업의 휴지와 폐지에 대한 법안은 네거티브 방식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법에서 정한 네 가지 경우를 제외하고는 승인 신청을 하면 승인을 하도록 돼 있습니다. 

▲휴지·폐지하려는 사업의 내용 및 사업구역의 도면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구비서류에 흠이 있는 경우 
▲이용자에 대한 휴지·폐지 계획의 통보가 적정하지 못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이용자 보호조치계획 및 그 시행이 미흡하여 휴지·폐지에 따라 현저한 이용자 피해 발생이 예상되는 경우 
▲전시·교전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상황에 대응하거나 중대한 재난을 방지 또는 수습하기 위하여 해당 기간통신사업의 유지가 긴급하게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등입니다.

가입자 수가 관건


SK텔레콤은 올해 말 2G 서비스 종료를 자신합니다. SK텔레콤은 KT 사례를 벤치마킹해 위 조항에 저촉되지 않도록 승인 절차를 준비 중입니다. 

또 과거 2G 종료 및 010 번호통합정책 관련 판결을 참고해 2G 종료를 적법하고 정당하게 추진하겠다는 방침입니다. 당시 KT보다 서비스 종료에 대한 안내 기간이 길다는 점, 가입자 수가 더 적다는 점도 승인 여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KT는 2011년 3월28일 이용자가 101만명인 상태에서 6월 말 서비스 철수 목표로 2G 서비스 종료를 밀어붙였습니다. 당시 주무기관이던 방송통신위원회는 이용자가 여전히 81만명에 이른다는 점, 이용자에게 알린 기간이 짧다는 점을 들어 2G 서비스 폐지 승인 유보 결정을 내렸습니다. 

KT는 사용자들의 법원 소송 등 진통을 겪으면서 결국 2012년 3월19일에야 2G 서비스를 종료할 수 있었습니다. 

SK텔레콤은 2G 가입자 수가 91만명 수준인 상태에서 안내 기간을 10개월로 잡고 서비스 종료를 준비 중입니다. 일각에서는 가입자 수가 관건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KT의 2G 서비스 가입자 수가 15만명 수준으로 떨어졌을 때 서비스 종료가 승인됐기 때문입니다. 

정부는 명확한 기준을 밝히고 있지는 않지만, 통신 업계는 당시 KT 이동전화 가입자 수가 1500만명이었다는 점을 들어 전체 서비스 가입자 수 중 1% 수준으로 가입자 수가 떨어졌을 때 서비스 종료가 승인되는 것으로 추측하고 있습니다.
 
| 국내 2G 가입자 추이 (출처=과학기술정보통신부)

서비스 종료 승인과 관련해 SK텔레콤 관계자는 "과기정통부 내부에서 판단할 문제"라며 "서비스 종료 신청 전까지 가입자 수가 많이 줄어들어야 할 것이며 다른 세대로 전환하기 위한 프로그램들을 잘 운영하고 충실히 안내했는지 등을 과기정통부가 종합적으로 살펴보고 승인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아직 SK텔레콤의 신청서가 제출되지 않아서 구체적인 답변은 어렵다"라면서도 "전문가, 심사위원이 구성되면 거기서 법 조항과 과거 사례를 참고해서 승인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서비스 종료는 예정된 순서


업계는 통신사들의 2G 서비스가 완전히 종료되는 시점을 2021년 6월 이전으로 판단합니다. 이때 2G 서비스에 사용되는 주파수 사용 기한이 만료되기 때문입니다. 2G 서비스를 유지하려면 주파수 재할당을 받아야 하는데, 2천억원 상당의 주파수 이용대가, 연간 수백억원의 망운용 비용을 고려했을 때 2G 서비스를 위한 주파수 재할당 가능성은 작습니다. 

결국 2G 서비스 종료는 시간문제인 셈입니다. 2006년 이전에 생산된 2G 휴대폰은 재난문자 수신이 불가능하다는 점, 5G 시대에 주파수 효율성 문제 등도 2G 서비스 종료에 힘이 실리는 배경입니다. 

미국 AT&T, 일본 NTT 도코모·소프트뱅크 등 글로벌 주요 사업자들은 한정된 주파수의 효율적 활용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이미 2G를 종료한 상태입니다. 또 미국 버라이즌은 올해 12월까지, 일본 KDDI는 2022년까지 3G 서비스 종료 계획까지 발표했습니다. 대만은 전 통신사가 2G 및 3G 서비스를 종료한 상태입니다.

01X 번호는 2021년 6월까지


2G 서비스 이용자들이 서비스 종료 소식에 반발하는 이유는 01X 번호 유지 때문입니다. 010번호통합정책에 따라 2G에서 3G, 4G, 5G 등 다른 세대 이동통신으로 넘어갈 때 011, 017 등 01X 번호를 쓰던 사용자들은 010 번호로 변경해야 합니다. 

정부는 2002년 01X 번호를 010번호로 통합을 결정하고, 2010년 9월 번호 통합이 완료되는 시기를 2G 서비스가 모두 종료하는 때로 결정했습니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01X 번호 이용자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52만8천명으로, 전체 이용자 6022만4천명 중 0.9%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정부의 정책 기조가 바뀌지 않는 이상, 01X 번호를 계속 유지하기는 힘들어 보입니다. 010 번호 통합에 반대하는 단체 '010 통합반대 운동본부'는 2013년 번호통합 정책이 국민 권리 침해라며 헌법소원을 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당시 헌법재판소는 "이동전화번호를 구성하는 숫자가 개인의 인격 내지 인간의 존엄과 관련성을 가진다고 보기 어려우며, 이동전화번호는 유한한 국가자원으로서 가입자들의 번호이용은 사업자와의 서비스 이용계약에 관한 것일 뿐, 번호통합정책으로 인해 가입자들의 인격권, 개인정보 자기결정권, 재산권이 제한된다고 볼 수 없다"라고 판단했습니다.
| SK텔레콤 01X 번호 편의 서비스

정부는 2G 서비스 종료와 맞물려 한시적 세대 간 번호이동을 허용한다고 밝혔습니다. 과기정통부는 2021년 6월30일까지 2G 이동통신의 01X번호를 그대로 3G, LTE, 5G 이동통신으로 이동해 쓸 수 있도록 지난 2월25일 전기통신번호관리세칙을 개정했습니다. 2G 주파수 반납 시점에 맞춘 기간입니다. 결국 정부는 2021년 6월 2G 주파수 반납 시점에 2G 서비스 종료와 010 번호 통합을 완료할 방침인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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