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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매력적인 시계, '애플워치 시리즈4' 써봤더니

전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시계’, 애플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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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판매가 시작된 ‘애플워치’를 미리 써본 소감을 최호섭 자유기고가가 기고했습니다._편집자


‘웨어러블 기기’라는 관점으로 봤을 때 스마트워치 시장은 이전처럼 뜨겁지 않다. 웨어러블 기기가 줄 가치에 대한 기대가 크게 줄었고, 그만큼 신제품도 뜸해졌다. 다만 애플워치는 그 흐름과 관계 없이 꾸준히 판매량을 높여 왔다.


애플워치는 이제 하나의 ‘시계’로 자리를 잡았고, 애플 워치는 일반 시계와 경쟁한다. 이미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시계’ 자리에도 올랐다. 시계 시장에 뛰어든 지 불과 3년 반만의 일이다.

올해 애플워치는 4번째 세대에 접어들었다. 일단 변하지 않을 것 같던 디자인에 큼직한 변화를 주었다. 지난 9월 제품을 발표하던 현장에서도 건강을 신경 쓰고, 성능과 기능 등의 요소가 아니라 디자인에 마음이 갔다.


키노트 후에 제품을 만져볼 수 있는 시간이 주어졌는데 시연용 애플워치를 쉽게 내려놓을 수가 없었다. 복잡한 감정이 스쳐 지나갔다. 행사가 끝난 뒤 생각을 짚어보면 시계로서 매력적이라는 점이 가장 마음을 움직였고, 두 번째로 가족 중 누군가를 떠올리는 헬스케어 요소들이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크기가 더 커졌다. 38mm는 40mm로, 42mm는 44mm로 2mm씩 커졌다. 하지만 기존 밴드는 그대로 쓸 수 있다. 밴드는 세대 구분이 없다고 보는 게 맞겠다. 애플워치와 밴드가 고정되는 부분의 곡률을 조금 조정했기 때문이다. 작은 변화지만 전체적인 분위기는 싹 달라졌다. 새로운 느낌과 고급스러운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표현이 조금 이상한데, 자세히 보면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으면서 전혀 다른 제품처럼 보인다.


이른바 ‘애플의 둥근 모서리’가 디자인에 얼마나 영향을 끼치는지도 새삼 느껴지는 부분이다.

시계의 크기는 2mm씩 커졌지만 화면은 그보다 더 많이 커졌다. 테두리를 줄이고, 아이폰처럼 귀퉁이를 둥글게 굴렸다. 거의 꽉 찬다는 느낌이 든다. 애플은 40mm가 35%, 44mm는 32% 커졌다고 설명한다. 화면이 커졌기 때문에 40mm는 기존 42mm와 디스플레이 크기는 거의 비슷하다. 커진 화면 뿐 아니라 이 화면을 이용한 새 워치 페이스들도 활용도가 좋다. 기본으로 설정되는 ‘인포그래프’ 워치 페이스는 뭘로 채워야 할지 판단이 잘 서지 않을 정도로 작은 화면에 많은 정보를 담는다. 원 모양과 게이지를 이용한 컴플리케이션 항목들은 새롭고 기발하다.


뒷면 디자인은 제법 멋지다. 시계를 뒤집어서 차고 다닐 수 없는 게 안타깝달까. 시계의 진짜 아름다움은 손목 안쪽에 감춰둔다는 기계식 시계와 어딘가 묘하게 통하는 것도 같다. 알루미늄 모델이라고 해도 뒷커버는 사파이어 글래스가 들어간다. 사파이어 글래스는 충격에 강한데 값이 비싸기 때문에 이전에는 스테인리스 스틸 이상의 모델에만 쓰였다. 왜 뒷면만 소재를 바꿨는지 확인할 수는 없다. 다만 기기에 심전도 측정이 들어가면서 뒷면에 전류를 흘리게 되었는데, 그 미세한 전류 값을 통일하기 위해 같은 소재로 맞춘 것으로 보인다.

| 애플워치 시리즈4(왼쪽)과 시리즈3(오른쪽)의 차이. 크기가 조금 커졌지만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일상 건강 챙기는 헬스케어, 심전도는 아직…


심전도는 아직 적용되지 않는다. 발표 당시에는 주목받은 기술이지만 미국에서 먼저 도입되고, 순차적으로 다른 나라로 번져 나갈 것으로 보인다. 이는 애플의 의지라기 보다 측정의 안전성과 개인의 건강 정보를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는지에 대해 각 국가별로 인증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언제쯤 쓸 수 있게 될 지 판단하기는 쉽지 않다. 당분간은 광학 기반의 심박 측정 위주로 써야 한다.


여전히 애플은 애플워치에 건강이라는 부분을 강조한다. 이번에도 센서를 개선해서 다이내믹 레인지가 2배 넓어졌고, 8배 더 빠르게 움직임을 샘플링한다. 그러니까 움직임을 더 예민하게 읽고, 같은 시간에 더 많은 움직임을 알아챈다는 말이다. 이를 통해 기존의 운동량을 더 자세히 읽어내는 것 뿐 아니라 의외의 동작을 찾아내기도 한다. 바로 넘어지는 상황을 읽어내는 것이다. 세게 넘어지면 애플워치가 사고로 판단해 긴급 구조 번호로 신고하는 것이다. 키노트에서 심장의 부정맥을 읽어내고 사고를 신고해주는 것을 보면서 ‘나보다 가족 누군가가 먼저 떠오른다’는 생각을 여러 사람들과 공감한 바 있다.

용두에 햅틱 반응을 넣었다.

용두를 돌리는 느낌도 달라졌다. 이전에는 걸리는 부분 없이 부드럽게 돌아갔다. 또한 방수 때문에 가끔은 고무가 끼어서 도는 느낌이 돌 때도 있었다. 애플워치 시리즈4는 아주 매끄럽게 돌아가고, 마치 기계식 시계의 용두를 돌리는 것처럼 미세한 햅틱 기반의 진동이 ‘톡톡’ 따라온다.


반도체와 소프트웨어의 발전, 그리고 매력적인 ‘시계’


프로세서는 S4가 들어간다. 칩도 4세대인 셈이다. 일단 빠르다. 애플워치 시리즈3도 느리지 않은데 빨라진 게 확 느껴진다. S4는 64비트 듀얼코어 프로세서로 2배 이상의 성능을 낸다고 한다. 돌아보면 애플워치 1세대는 앱에 대한 기대가 크지 않았다. 앱을 실행할 수는 있었지만 일단 쓰는 데에 적잖은 인내가 필요했다. 이 작은 기기에 들어가는 프로세서의 한계는 명확했기 때문이다. 애플은 먼저 이를 소프트웨어로 풀어냈다.


대기시에 앱을 미리 열고, 정보를 캐시해 두는 것이 가장 대표적인 방법이었다. 소프트웨어 최적화와 함께 프로세서도 매년 급격하게 발전했다. 애플워치 시리즈 3는 ‘빠르다’고 느낄 정도였는데, 애플워치 시리즈 4는 로딩이 거의 없다. 그냥 앱을 누르면 바로 열리고 작동한다. 적어도 로딩에 대해서는 아이폰을 쓰는 것과 거의 경험이 비슷하다. 여전히 몸이 애플워치의 앱으로 뭔가를 하는 것을 어색해 할 뿐이다. 애플워치는 3년만에 성능에 대한 한계를 극복했다.

뒷면은 사파이어 유리로 덮었다. 중간에 보이는 금속 재질이 심전도를 재는 센서인데, 아직 인증 문제로 작동은 안 된다.

스피커와 마이크는 매우 좋아졌다. 구조적인 변경이 따른 것으로 보인다. 소리는 50% 정도 더 커졌고 한다. 실제로도 잘 들린다. 단순히 음량이 늘어난 게 전부는 아니고 그만큼 소리가 또렷해졌다. 애플워치를 설정하고 처음 전화가 걸려왔을 때 벨소리가 아이폰에서 울리는 것으로 착각했다. 지난 1년간 잘 썼던 애플워치 시리즈 3에게는 미안한 이야기지만 스피커는 거의 없다고 생각하고 살았던 게 사실이다. 셀룰러 모델까지도 애플워치의 소리와 관련된 건 에어팟에게 맡기고 애플워치는 리모컨 역할에 가까웠지만 운전하면서 애플워치로 통화를 하거나 iOS12에 더해진 워키토키도 이제 확실히 쓸만해졌다.

왼쪽부터 38mm, 40mm, 42mm다. 시리즈4 40mm의 화면은 기존 42mm와 맞먹는다.

기능적인 관점에서 아주 냉정하게 보면 애플워치 시리즈 4는 시리즈 3에 비해 그렇게 많이 달라지지 않았다. 워치OS5는 이전 제품들에도 여러가지 기능들을 더해주면서 기기 세대간에 차이를 크게 두지 않았다. 심전도 측정이나 햅틱 반응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속도나 화면 등 다른 부분은 더 나아졌을 뿐이다.


그럼에도 애플워치 시리즈 4는 매력적이다. 그 이유는 원론으로 돌아간다. 애플워치가 시계이기 때문이다. 디자인은 시계로서 좋아졌고, 새 워치페이스는 시계 흉내 대신 그 시계가 갖고 있는 알맹이를 가장 디지털적인 방법으로 풀어냈다. 익숙해지고 충분히 무르익었다고 생각한 이 시계에 새로움을 찾아냈다는 점이 흥미롭다. 애플워치 1세대나 시리즈 2를 잘 쓰고 있었다면 4세대 애플워치는 매력적인 업그레이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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