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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보니] 나도 타봤다, '타다'

우리에게 생긴 새로운 이동 선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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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8일 쏘카 자회사이자 커플 메신저 앱 ‘비트윈’ 개발사 브이씨앤씨(VCNC)는 새로운 모빌리티 플랫폼 ‘타다’를 공개하고 ‘타다 베이직(이하 타다)’ 오픈베타 테스트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타다는 승객이 앱으로 차량을 호출하면 기사 포함 11인승 승합차를 제공하는 이동 서비스다. 현재 서울 전지역에서 24시간 운영되고 있다. 구리, 과천, 안양, 의정부 등 경기도 일부 지역은 출발 지역 설정은 어렵지만 도착지로는 지정할 수 있다.


최근 두 번이나 타다를 타볼 기회가 있었다. 하루는 서비스가 나왔다고 하니 테스트로 겸사겸사 써봤고, 또 하루는 택시 파업인 관계로 불가피하게 타다를 이용하게 됐다.

별 4개 반 드립니다


우선 타다 앱부터 내려받았다. 이메일 등 개인정보를 기입하고 결제에 쓸 카드를 등록했다. 카드는 개인카드 또는 법인카드로 구분해 등록할 수 있다. 그렇게 준비 완료.

앱 화면 구성은 단순하다. 출발지와 목적지, 단 두 가지만 입력하면 된다. 우선 내가 있는 장소를 출발지로 지정하고 목적지를 검색해 설정했다. 그러자 현재 위치인 삼성역 오토웨이타워에서 목적지인 신논현역 부근 카페까지 예상 요금은 8천원 내외 정도라고 나왔다. 거리에 따른 요금을 미리 알 수 있어 맘 편히 호출할 수 있었다.

차량을 호출하자 몇 초 만에 배차가 됐다. 차량도 1분 이내에 도착한다고 알림이 왔다. 주변에 물어보니 배차가 안 돼 애먹은 사람도 있었고 16분 동안 차가 오기를 기다린 사람도 있었다. 지인은 드라이버에 의해 배차가 취소되는 일도 겪었다.


타다 관계자에게 물어보니 교대시간 임박 등으로 드라이버 측에서 배차를 취소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근에는 교대시간이 겹치도록 운영조를 변경했다고. 뭐, 이러나 저러나 2연속 1분 이내 배차는 상당히 운이 좋은 거였다. 뒤늦게 기분이 좋아졌다. 허허. 아마 강남은 배차된 차량이 많아서, 상암은 차고지가 위치한 동네라 더 빨리 잡힌 모양이다.

문은 자동문이다. 우아하게 기다리고 있으면, 알아서 열린다. 내릴 때도 마찬가지다. 기다리면 열릴지어니. 대단한 건 아니지만 문 열림 하나로도 ‘고급 서비스’를 받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차에 올라 타자 드라이버가 인사를 건넸다. “안전벨트를 착용하시면 출발하겠습니다.” “차량 온도는 마음에 드세요?” “원하는 경로가 따로 있으시면 말씀해주세요.” “필요한 게 있으면 말씀하세요” 등 친절한 안내가 이어졌다.

11인승 승합차에 혼자 타려니, 짐 둘 곳도 많고 몸도 편했다. 승차감은 우등버스 1인석 자리와 비슷하다. 좌석을 뒤로 눕힐 수도 있다는 데 감동. 공간이 널찍해 최대 6인까지 탑승할 수 있는 만큼 여럿이 타야 하는 상황이나 짐을 많이 들고 이동해야 하는 상황에서 유용하게 쓰일 것 같았다. 기자는 직업상 이동하면서 노트북을 쓸 일이 많다. 때문에 무료 와이파이가 제공되고 스마트폰 충전기 등이 비치돼 있다는 점도 흡족했다. 처음 탔던 타다 차량은 조수석이 앞으로 당겨져 있었다. 발을 편하게 두라는 배려였다. 덕분에 발 뻗고 갔다. 이건 차마다 다를 것 같다.


음악은 93.1MHz 클래식 채널에 고정돼 있었다. 원하는 음악이 있으면 바꿔준다고 하는데…. 드라이버가 정장을 입고 정중하게 존대를 하고, 클래식 선율이 잔잔하게 흘러나오는 분위기에 갑자기 힙합을 물을 수 없어 이 질문은 속으로 삼켰다.

지도의 경우 사용자 앱 화면에는 구글맵이 뜨고, 드라이버에게는 T맵 내비 화면이 뜬다. 타다 관계자는 “구글맵이 개발상 용이하면서도 승객들에게 적합한 위치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최상위 맵 중 하나이기 때문에 적용했다”면서 “현재 네이버랩스와 공동연구를 계획하고 있어 향후 교체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타다를 타고 선릉역으로 향하는 길, 차가 막혔다. 괜히 리뷰 써본답시고 타다를 탔나. 자책하며 내적으로 발을 동동 굴렀다. 가끔 택시를 타고도 이런 경우가 있었다. 중간에 그냥 지하철역에 내리는 게 나은 상황. 중도하차하면 요금이 어떻게 계산되는지 궁금해졌다. 타다 요금은 이동 거리를 기준으로 계산된다. 중도하차 시에는 하차 지점을 기준으로 요금이 부과된다. 목적지에 도착하면 앱에 등록된 카드에서 요금이 자동 결제된다. 이 때문에 추가 운행은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참. 여러 명이 함께 타도 요금은 같다. 목적지 가는 길에 몇 군데를 경유해 다른 사람을 내려주는 정도의 유연성은 있다. 합리적인 선 안에서 갈 수 있는 정도만 경유해 갈 수 있다고. 택시와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누군가를 위해 타다를 불러다 줄 수도 있다. 가령 부모님을 위해 차량을 호출하고, 목적지까지 이동을 요청할 수 있다. 결제는 앱으로 차량을 호출한 사람의 카드에서 이루어진다.


삼성역에서 신논현역까지 여정에는 총 29분이 소요됐고 요금은 8600원이 나왔다. 상암동 CJ ENM에서 홍대입구역까지 가는 데는 12분이 걸렸다. 요금은 6천원. 첫 탑승은 1만원 무료 쿠폰을 줘서 공짜로 탈 수 있었다. 요금이 20% 높다고는 하는데 막상 타보니 크게 의식되지는 않았다. 첫 탑승요금 8600원 중 4700원은 운전비용으로, 3900원은 자동차 대여비용으로 분류됐다.


타다 두 번 탄 소감, 그래서 어땠냐고? 대만족이었다.




드라이버의 기준, 서비스와 커뮤니케이션


타다는 공간 경험을 중시한다. 드라이버를 고용할 때도 커뮤니케이션 능력이나 서비스 정신 등을 고려한다고 한다. 실제로 만났던 두 명의 드라이버 모두 친절했고, 먼저 말을 걸기 전까지는 불필요한 말을 건네지 않았다.


첫 번째로 만났던 타다 드라이버 ㄱ씨는 아침 7시에 출근해 저녁 5시까지 풀타임 근무를 뛰고 있었다. 근무일은 주 5일. 이전에는 서비스직에 오래 종사하며 차를 몰았다. 타다는 서비스를 강조하는 곳이라, 해당 경력이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었다. ㄱ씨는 ‘커뮤니케이션 테스트’를 거쳐 타다 드라이버가 될 수 있었다고 고백하며 운전 실력은 큰 승합차도 무리없이 모는 정도로 능숙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물론, 승차감도 공간 경험 중 하나니까.


급여를 묻자 생각보다 충분하다고 말했다. 타다는 기본적으로 차량과 근처에 있는 승객을 연결해 ‘바로배차’하는 시스템이다. 운행 횟수나 거리 등이 시스템을 통해 정해지게 되므로, 급여는 근무시간을 기준으로 지급되고 있다.

드라이버 ㄴ씨는 근무 3일차였다. 그는 전문 서비스업에 종사하고 있었는데 일이 끝나고 나면 마땅히 할 일이 없었단다. 돈을 벌자는 생각으로 부업인 드라이버 일을 시작하게 됐다. 오후 6시 출근해 새벽 3시 퇴근. 사실 수면 시간이 좀 우려됐다. 근무 형태가 자유로워 일주일에 하루만 근무해도 되기 때문에 피곤하면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고 ㄴ씨는 말했다. 그의 말대로 타다 드라이버는 유연 근무가 가능하다. 전업으로 일하거나 야간, 주말 등을 택해 일할 수 있으며 근무요일도 지정 가능하다고 그는 설명했다. 운행을 맡는 지역은 최적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달라진다. 타다 관계자는 탑승 지역, 시간대 등을 고려해 최적화한 배차를 한다고 전했다.


ㄴ씨는 “저는 오픈 두 달 전부터 교육을 받았는데, 저처럼 서비스업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드라이버로 투입돼 있는 경우가 많을 겁니다”라고 말했다. 말투에 ‘다나까’가 자연스럽게 배어 있었다.


원래 그렇게 말씀하세요? 아니면 회사 규정인 건가요?
손님분들께 매너 있게 말해야 하는 것도 있지만 제가 서비스직이다 보니까 어딜 가서든 말을 좀 깍듯하게 하는 것 같습니다. 식당에 가서도 ‘잠깐만 저를 봐주시기 바랍니다’라고 말하고 깜짝 놀라기도 합니다.
의상은 정장을 입어야 하나요?
네. 원래는 그래야 합니다. 지금 제가 시작하자마자 배차가 되어서 자켓을 못 입었습니다.
괜찮습니다. 아, 원래 이 지역에서만 운전하세요?원래는 강남입니다. 오늘은 이쪽에 배치됐습니다. 그런데 사실 저희가 이렇게 말을 많이 하면 승객분들이 불편하게 생각하실 수 있어서 규정 상으로는 안 됩니다. 편하게 타고 가실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본업하고 비교했을 때 드라이버 일은 어떠세요? 사실 서비스업은 반복적으로 안내를 드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계속 새로운 손님이 오셔도 똑같이 매뉴얼대로 응대해야 합니다. 가끔은 지칠 때가 있는데, 드라이버 일은 그런 부분이 적어 오히려 수월하게 느껴집니다.


타다 관계자는 복장에 대해 “깃이 있는 긴팔 상의 등 이동 서비스에 적합한 복장 가이드를 드리고 있다. 정장을 고집하거나 금지하지는 않는다”라고 밝혔다. 다만 드라이버 전문 회사 및 드라이버 분들이 고객 서비스를 위해 정장을 선택해 입는 경우는 있다고 전했다. 이를 통해 알 수 있듯 타다는 드라이버를 직접 고용하지 않고 전문 인력업체를 통하고 있다. 차량과 승객을 이어주는 ‘플랫폼’이라 누차 강조하는 이유다. 사고가 발생할 경우에는 쏘카 차량을 빌렸을 때 해당되는 운전자 보험이 드라이버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한다.

타다가 필요한 이유


버스, 지하철 등 대중교통이 끊기고 택시는 오지 않는다면? 택시에 한 번에 함께 탈 수 없는 5-6명이 이동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짐이 너무 많다면? 심신이 편한 상태로 이동하고 싶다면? 이동하면서 처리할 업무가 있다면? 우리는 뭘 타야 할까?


지난 18일 택시업계는 카풀 앱을 전면 반대하는 시위를 열고 임시 파업에 나섰다. 파업에 동참하지 않은 택시도 많았으나 길에서 택시를 잡기가 쉽지는 않았던 이날. 타다 이용률은 전주 목요일 대비 6배, 전주 일 평균 대비 8배나 상승했다. 앱 다운로드는 평소보다 2배 더 이루어졌다. 택시 파업이 공교롭게도 택시가 없을 때 이용 가능한 새로운 이동수단을 알리는 계기로 작용한 셈이다.


타다는 조금 더 높은 요금을 청구하는 대신 이동하는 공간에 집중했다. 어떤 방해도 받지 않고 편하게 이동하는 경험. 그 하나만으로도 타다의 존재 이유는 충분하다. 타라고 좋기만 할까. 서비스가 확대되고 드라이버가 늘어나면 새로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타다는 그저 수요에 맞춰 새로 생겨난 선택지 중 하나일 뿐이다. 그리고 소비자에게는, 지금보다 더 많은 선택지가 필요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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