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단체, "카풀이 택시 생명권 짓밟는다"

조회수 2018. 10. 19. 09:5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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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우버사태', 카풀은 달릴 수 있을까.

“우리가 바라는 건 대단한 게 아니다. 가족과 삼시세끼 먹고 살겠다는 것뿐이다. 카풀은 규제는 피하면서 이익은 얻겠다고 주장한다. 카풀 업체들은 우리의 생명권을 무참히 짓밟으려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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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을 비롯한 택시 4개 단체 비상대책위원회는 10월18일 오후 2시부터 서울 광화문 광장에 모여 ‘전국 30만 택시노동자 생존권 사수 결의대회’를 개최하고 ‘카풀’ 자가용 불법 유상운송행위 근절과 택시 생존권 보장, 공공성 강화 촉구를 요구했다.


최근 카카오모빌리티가 카풀 서비스 ‘카카오T 카풀’을 내놓기로 하면서 택시단체의 카풀 저지 움직임은 거세지고 있다. 택시단체는 지난 4일과 11일 판교 카카오모빌리티 사옥 앞에서 카카오 규탄대회를 열기도 했다.


광화문 광장을 가득 메운 택시종사자들은 “카풀 박살낸다”, “택시노동자의 생존권을 보장하라”고 외치며 카풀 앱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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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광화문에 모인 택시종사자는 주최 추산 7만여명. 24시간 파업에 동참한 인원은 집계되지 않았다고 택시단체 관계자는 전했다.


김도길 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기획부장은 “이렇게 시위에 나오게 된 것은 카풀이 그만큼 심각하다는 것”이라며 “우리는 이 직업을 잃을 수 있다는 위기감에 나오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택시단체 시위 목적은 불법 자가용 유상운송행위를 막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택시4개단체 비대위는 지난 2016년부터 택시 수요 공급 불균형을 개선하기 위한 감차사업을 진행 중인 상황에서 택시와 유사한 유상운송행위를 허가하면 택시정책 효과가 반감된다고 지적하며 택시는 요금, 안전, 진입 등 각종 규제에 묶여 있으나 카풀 앱은 진입장벽이 낮다는 점을 들어 형평성이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정부에 카풀 금지를 위한 법률 개정과 택시종사자 생존권 보장 대책을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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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 참가 이유, ‘밥벌이 끊기면 어쩌나’


시위에 참가한 택시종사자들이 공통적으로 내비친 감정은 밥벌이가 끊길 수도 있다는 ‘공포’였다. 44년 동안 택시업에 종사해온 ㄱ씨는 “240시간 일하면 200만원이 될까 말까다. 이것보다 못 벌면 어떻게 해야 하냐”고 말했다.


26년차 개인택시기사 ㅂ씨는 “택시기사는 늙은 사람들만 하는 일이다. 이거 못 하게 되면 뭘 하고 사나”라며 “젊은 사람들은 돈이 안 되니까 안 한다. 그럼 젊은 사람이 할 수 있게끔 (처우를) 만들어줘야 하는데 정부는 정부대로 이러니까 문제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개인택시 번호판 매매를 언급하며 택시 ‘프리미엄’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에 불만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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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카카오의 도구냐.”


택시와 상생을 말하던 카카오가 카풀을 하는 데 배신감을 토로하는 택시종사자들의 목소리도 있었다. 3년차 개인택시기사 ㅇ씨는 ‘카카오의 도구가 됐다’고 재차 표현했다. 옆에 있던 택시종사자 ㅎ씨는 “카카오택시가 기사에게 좋기만 한 건 아니”라고 말했다.


“카카오로 돈 많이 벌게 됐다고 하는데 카카오는 사업자니까 그렇게 말할 거다. 서울 근교에 갔다가 서울 가는 사람을 찾아 태우고 가는 일이 전보다 많아졌지만 열에 일곱은 콜 취소한다. 그리고 카카오 콜은 거리를 일직선상(직선거리)으로만 알려준다. 500M 이내라고 콜이 떠서 (수락을) 누르면 길을 꺾어서 가야 하고 실제 길로 가면 2km를 갈 때도 있다. 그렇게 가면 콜이 취소돼서 허탕칠 때 많다.”


카카오와의 갈등으로 택시단체가 다른 택시 호출 플랫폼을 선택할 수 있다는 예상도 줄곧 나오고 있다. 이날 택시단체는 ‘AI 기능을 활용한 획기적인 배차 시스템’을 개발하겠다고도 언급했는데, 이에 대해 김도길 기획부장은 “나름대로 관련 업체와 새로운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택시업계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방법으로 개발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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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택시단체는 심야시간대 택시 수요 공급 불균형 문제나 승차거부, 택시 서비스 등 일반 이용자가 지적하고 있는 택시의 고질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근절하기 위한 자정 노력을 하겠다”고 밝혔다.


승차공유이용자모임 대표 김길래 씨는 “카풀의 시작은 이용자의 불편함으로 시작된 건데 오늘 택시 파업으로 이용자에게 또 한 번 불편함을 준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택시단체의 카풀 반대에 대해 “택시가 ‘시민의 발’이라지만 문제가 있을 때 더 사랑받는 택시가 되겠다고만 말하고 지금까지 변한 게 없다. 택시업계를 보호할 명분이 없다”라며 “이번 기회로 우리나라도 카풀 등 공유경제가 활성화되고 택시업계도 경쟁력을 가지고 발전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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