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검색에서 '카페·블로그' 탭이 사라진 이유
네이버의 기본 서비스는 검색이다. 국내에도 구글링이라는 말이 자리 잡았지만, 맛집이나 여행 후기 등을 찾을 땐 네이버를 통해 검색하게 된다. 네이버 검색이 사람들의 의견이나 경험을 담은 콘텐츠를 보여주는 데 강점이 있기 때문이다.
하반기 네이버 검색 서비스 개편은 이 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네이버 검색이 가진 강점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경험 중심의 콘텐츠를 더 쉽게 검색할 수 있도록 개편된다.
네이버가 모바일웹과 앱에 ‘뷰'(VIEW) 검색을 신설했다. 기존 블로그 탭과 카페 탭이 사라지고 ‘뷰’ 탭이 새롭게 도입됐다. 블로그, 카페 영역에서 확인할 수 있었던 사용자 의견·경험·리뷰 콘텐츠를 출처에 관계없이 한곳에 모아 보여주겠다는 게 네이버의 의도다.
뷰 영역에는 블로그나 카페 콘텐츠 외에도 브런치, 티스토리 등 외부 콘텐츠도 노출된다. 네이버 서치앤클로바 통합검색 김상범 리더는 11일 열린 네이버 테크포럼을 통해 “그동안 공급자 중심으로 웹문서를 나눴고 검색을 한 측면이 있었는데, 이 틀을 깨고 사용자 검색 니즈에 초점을 맞춰서 기술을 개발하고 서비스를 개편하겠다는 게 하반기 검색 개편의 큰 방향성이다”라고 말했다.
카페와 블로그 탭이 사라진다?
이번 검색 서비스 개편의 가장 큰 변화는 블로그 탭과 카페 탭이 사라진다는 점이다. 네이버 브랜드의 상징성을 지닌 두 콘텐츠 영역을 검색 탭에서 없애는 이유는 뭘까. 김상범 리더는 “네이버가 블로그나 카페 검색을 잘 되게 하려고 하는 건지, 사용자 의견을 잘 보여주려고 하는 건지 따져봤을 때 후자다”라며 “사용자의 의견이나 경험이 블로그나 카페에만 있지 않고 외부 커뮤니티에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블로그와 카페 이름을 두고 검색 서비스를 계속하는 건 장기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라고 설명했다.
네이버 블로그나 카페는 맛집, 여행, 상품 구매 등 여러 영역에 걸쳐 실사용자의 경험을 보여주는 창구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블로그 탭이나 카페 탭은 경험 중심의 콘텐츠 검색을 강화할 때 오히려 검색 범위를 좁힐 수 있다. 네이버가 블로그나 카페 이용자들의 반발을 감수하고 외부 콘텐츠 비중을 늘리는 이유다.
뷰 영역에는 네이버 블로그나 카페를 비롯해 수집 가능한 플랫폼들이 노출된다. 수집이 어려운 페이스북의 게시물은 노출이 어려울 수 있다. 뷰는 보여주는 방식의 변화도 꾀한다.
기존 텍스트 중심에서 벗어나 검색 맥락에 따라 사진이나 영상 등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더 잘 보여줄 수 있도록 개선된다. 예를 들어 트와이스를 검색했을 때 뷰 영역에서는 텍스트보다는 영상이나 이미지 위주로 보여주는 식이다.
어뷰징 막기 위한 알고리즘 기술
누구나 글을 쓸 수 있어 생생한 정보를 전달해줄 수 있지만, 스팸이나 어뷰징 시도가 쉽다. 후기를 가장한 광고로 인해 네이버 블로그가 신뢰를 잃은 것과 같은 맥락이다.
이 점을 보완하기 위해 네이버가 내세우는 건 검색 알고리즘 기술이다. 네이버는 출처 신뢰도 중심의 ‘C-랭크’와 문서 자체의 품질을 분석해 반영하는 ‘다이아(D.I.A.)’ 모델 두 가지 랭킹 알고리즘을 뷰 검색에 적용한다.
하지만 이 방식만으로는 신뢰를 쌓아온 저자가 광고를 노출하거나 계정을 광고업자에게 팔았을 때 스팸과 어뷰징을 막을 수 없기 때문에 저자의 전문성과 인지도와 더불어 저자가 작성한 글 사이의 맥락을 분석한다.
다이아 모델은 출처뿐만 아니라 문서 단위의 품질을 반영하기 위해 고안됐다. 문서의 주제 적합도, 경험 정보, 정보의 충실성, 문서의 의도, 상대적인 어뷰징 척도, 독창성, 적시성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반영된다.약 3억건의 검색 로그를 주기적으로 활용해서 계속해서 새로운 검색 결과를 구성하고 평가한다. 즉 C-랭크와 다이아 모델의 상호 보완을 통해 스팸과 어뷰징을 막고 신뢰할 수 있는 경험적 정보를 전달하겠다는 게 네이버 뷰 검색의 목표다.
개인별 맞춤 검색도 확대
네이버는 사람들의 경험과 의견을 효과적으로 검색할 수 있는 뷰 검색 신설과 더불어 공식적인 정보를 정확하고 빠르게 제공할 수 있도록 통합검색의 랭킹 알고리즘도 개편한다. 또 향후 개인별 맞춤 검색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모두에게 동일한 검색 결과를 제공하는 대신 개인별도 검색 의도에 따라 최적의 결과를 보여주는 개인화된 검색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게 네이버의 장기적인 목표다. 개인 맞춤 검색은 지난 8월3일부터 베타 서비스가 적용돼 네이버 전체 사용자의 1%가 경험하고 있다.
여기에는 사람의 기억 방식을 모방한 흄(HuMM, Human Memory Mirror)이라는 알고리즘 기술이 활용된다. 사람의 단기기억과 장기기억처럼 보편적으로 기대하는 즉각적인 검색 결과와 이용자의 장기적인 검색 패턴과 특성을 함께 고려해 미 국방부 청사를 보여줄지 아이돌 그룹을 보여줄지 결정하는 식이다.
개인 맞춤 검색 개발을 담당하는 네이버 서치앤클로바 통합검색 최재걸 테크리더는 “모두에게 동일한 검색 결과를 제공하는 방식으로는 다양한 검색 의도를 만족시킬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고 지난해 12월 개인마다 의도에 맞게 결과를 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결정해 시스템 및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라고 말했다.
네이버는 개인 맞춤 검색 적용 대상자 비중을 늘려 내년까지 사용자 대부분이 개인화된 검색 서비스를 경험해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