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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 합승, 우버는 AI로 하고 있더군요

조회수 2018. 4. 11. 10:5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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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퇴근 및 심야 시간대 승차난.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요?

출퇴근 및 심야 시간대 승차난은 어제오늘 일이 아닙니다. 야심한 시각, 택시가 잡히지 않아 길에서 덜덜 떨며 고생한 기억, 한 번쯤 있으실 겁니다. 일찍 귀가하면 되겠습니다만 각종 뒤풀이, 회식에 야근을 생각하면 어디 쉬운 일인가요.


그런데 지난 2월, 국토교통부가 출퇴근 및 심야 시간대 택시 승차난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앱을 이용한 택시 합승 허용’을 검토 중이라는 언론 보도가 나왔습니다. 교통 서비스 업체들이 국토부에 “스마트폰 등 신기술을 이용해 택시 합승을 부활시키는 방안을 검토해달라”고 요구했고, 이에 국토부가 앱을 활용한 택시 합승 허용을 검토하고 있다는 내용이었죠.

국토부는 아직 결정된 바 없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지난 3월30일 자유한국당 정책위원회 주최로 열린 ‘승용차 24시간 카풀제 도입 문제점 및 택시정책 개선을 위한 토론회’에서도 이와 비슷한 제안이 나왔습니다. IT가 발달한 현 시대에는 신기술을 활용한 택시 합승은 택시정책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겁니다.


택시업계는 합승이 부활하면 과거 발생했던 문제가 되풀이될까 걱정하고 있습니다. 승객은 안전을 우려하고 있죠. 또 다른 쪽에서는 신기술을 활용하면 이런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택시 합승, 다 반대하는 이유가 있다


택시 합승은 1982년 금지됐습니다. 당시 택시기사들이 합승 승객만 골라 태우던 관행이 있었고, 호객 행위도 극심해 승객들의 불만이 컸습니다. 요금을 나누는 과정에서 시비가 발생하기도, 또 합승이 범죄 수단으로 악용되기도 했죠. 합승객과 택시기사가 공모해, 여자 승객을 상대로 강도 행각을 벌인 사례도 있었습니다.


이에 정부는 택시 합승을 법으로 금지하기에 이르렀죠.

택시 합승을 우려하는 쪽은 36년 전 발생했던 문제들이 또 나타나지 않는다는 보장이 있느냐고 말합니다. 택시업계도 택시 합승 부활에 반발하고 있지요. 일단 택시기사의 수익에 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이고, 운행 경로를 설정하는 데서 시비가 붙을 수 있다는 겁니다.


앞서 말한 대로 범죄에 악용돼 택시기사에 대한 이미지가 추락할 수 있다는 점도 우려하고 있고요. 일리 있는 의견입니다.

신기술로 단점 보완… 미국 ‘우버’는 ‘합승’ 중


반면 택시 합승 부활을 제안하는 이들은 발전된 IT 기술로 과거 택시 합승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요금 정산은 앱을 통해 합리적으로 계산할 수 있고 앱에 모든 것이 기록될 수 있기 때문에 안전에 대한 염려도 적어 과거 합승 제도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다는 겁니다.


미국의 글로벌 차량호출업체 우버는 2015년부터 합승 서비스 ‘우버 풀’을 운영 중이고, 최근에는 또 다른 합승 서비스 ‘익스프레스 풀’도 내놨습니다.

우버 앱에서 우버 풀을 선택한다는 건, 택시를 타고 가다 합승객이 나타났을 때 함께 타고 갈 용의가 있다는 뜻입니다. 물론 우버 풀 요금은 우버X를 타고 갈 때보다 더 싸죠.


길을 가던 중 합승을 원하는 승객이 나타났을 때, 두 승객의 합승 가능 여부는 우버의 알고리즘이 판단합니다. 합승으로 인해 차량 운행 거리가 크게 증가하게 되거나, 합승시 불편 정도를 점수화해 일정 점수 이상이 되면 합승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습니다. ‘합리성’을 바탕으로 구성된 AI(인공지능) 시스템에 따라 합승은 효율적일 때에만 이뤄집니다.


또 운행 경로에 대한 정보는 운전기사만 알고 있을 뿐, 합승객끼리는 공유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 참고 : [김시우 변리사 칼럼] 우버(UBER)가 꿈꾸는 미래는 무엇인가?, ECM특허법률사무소 블로그(매일경제 기고글)

지난해 말 우버가 내놓은 ‘익스프레스 풀’은 아예 학원버스처럼, 차량호출을 요청한 승객들의 탑승지점과 하차위치를 지정하는 합승 서비스입니다. 운전기사가 이리저리 오가는 것이 불편하니 가장 편한 길을 하나 지정해두고 합승객을 모으는 거죠. 각자 도착해야 할 곳보다 좀 떨어진 곳에 내려주면서 요금은 더 저렴하게 하고, 기사의 운행은 ‘최적화’시키는 겁니다.


택시업계가 합승을 우려하는 이유는 과거 요금 정산, 운행 경로 등으로 승객과 다툼이 잦았던 경험에서 비롯됐습니다. 기술을 활용하면 이런 문제들은 우버 사례처럼 어느 정도 해결이 가능할 겁니다. 물론 안전 문제는 여전히 기술로 완벽하게 해소되기는 어려운 면이 있지만요.

일본 택시업계, 경쟁력 강화 위해 합승 택했다


일본은 택시업계가 나서서 승차 경험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요금선불제’를 선보인 데 이어 올해 1월에는 일본 택시업체 니혼교통과 다이와자동차교통은 택시 합승을 부활시켰는데요, 택시 이용자 수가 점점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법 개정을 통해 차량호출 서비스까지 허용됐기 때문입니다. 차량호출업체와 맞붙었을 때, 택시업계 스스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직접 나선 거죠.

<재팬타임즈>에 따르면 니혼교통 택시 앱은 우버와 비슷한 기능이 있어 승객이 승하차 위치를 선택하고, 비슷한 경로를 가는 승객을 찾을 수 있습니다. 다이와자동차교통의 서비스는 기존 택시호출 앱에 내장돼 있으며 미리 정해진 30곳 지점 중 승객이 자신의 승하차 지점을 정하고, 스레드를 만들거나 다른 사용자가 게시한 경로 목록을 선택해 합승하는 방식이라고 합니다. 합승 운임은 기존 운임 대비 약 30% 저렴한 가격에 이용할 수 있죠.

“예를 들어 도쿄의 오테마치 금융지구에서 시부야까지는 보통 4700엔이 소요된다. 그러나 합승시 이 가격을 2900엔으로 낮출 수 있다.”

재팬택시 마케팅 부서 관계자는 “이 실험은 보다 저렴한 요금으로 더 젊은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재팬타임즈>에 말했습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다양한 선택지


구구절절 합승에 대한 이야기를 늘어놓았지만 합승은 ‘만병통치약’이 아닙니다. 단점도 있죠. 우리에게 보다 다양한 선택지가 보장된다면 어떨까, 생각해보자는 겁니다.


출퇴근 및 심야 시간대, 특정 지역 택시 승차난은 지속적으로 지적돼 온 문제입니다. 이러한 문제를 차량호출 업체들이 파고들고자 했으나 택시업계 입김에 번번이 고배를 마셨죠.


2015년에는 우버X 서비스가 택시업계 반발로 중단됐고, 우버 익스프레스 풀과 유사한 국내 콜버스 스타트업 ‘콜버스랩’도 2015년 사업을 시작했다가 이후 규제에 막혀 사업 방향을 바꾸게 됐습니다.

그러나 승객의 ‘니즈’는 여전합니다. 단적으로 카풀 스타트업 ‘풀러스’, ‘럭시’ 등의 등장과 이들 업체 이용자수를 보면 알 수 있죠.택시업계를 위해 택시 승차난을 해결할 수 있는 다양한 대안(▲심야 할증율과 할증시간대 조정 ▲택시 승차 지역 지정 ▲택시 승차거부 행위 처벌 강화 ▲택시 센터 설치 및 인센티브 강화 등)도 거론되고 있지만 택시업계가 나서서 변화를 이끄는 모습은 찾아보기 힘든 상황입니다.


정치권은 아직 택시업계 눈치를 보고 있습니다만 전세계에 불고 있는 이동수단(모빌리티) 서비스의 바람을 언제까지나 막을 수는 없는 일입니다.


금세 틈은 더 커지게 될 겁니다. 피할 수 없는 변화라면 먼저 대비하기 위해, 상생의 방안을 함께 고민하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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