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긱이코노미 시대 일자리 문제, 블록체인으로 푼다"
새로운 노동 트렌드로 부상한 ‘긱이코노미’는 이제 우리에게 꽤 익숙한 단어다. 반면 ‘평생직장’이라는 말은 과거를 그리는 낡은 언어가 됐다. 2027년 미국 전체 일자리에서 프리랜서가 차지할 비중이 58%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고, 이런 추세는 4차 산업혁명을 꾀하는 우리나라에서 그저 먼 나라 이야기로 여길 수 없는 문제다.
불안정한 노동의 시대, 긱이코노미의 또 다른 이름이다. 프리랜서를 위한 공유경제 플랫폼이 등장했지만 이들에게서 정규직 일자리의 안정성을 기대하기란 어렵다. 우리 시대 노동은 유연해진 꼭 그만큼 불안정해졌다.
블록체인 스타트업 ‘블루웨일’은 이런 상황에서 ‘긱이코노미 시대에 맞는 새로운 노동(일자리) 솔루션’을 제시하며 등장했다. 이원홍 블루웨일 최고경영자(CEO)는 “토큰 경제로 묶인 공유경제 생태계를 만들겠다. 국경을 초월한 시스템이 될 것이다”라고 블루웨일의 포부를 밝혔다.
공유경제 사업하며 쌓은 노하우, 블루웨일에 담다
이원홍 CEO는 공유경제의 생리를 잘 알고 있는 사람이다. 그는 2014년 미국에서 프리랜서를 위한 지식 기반 오픈마켓 플랫폼 ‘벌로컬’을 창업해 미국, 캐나다, 싱가포르에서 글로벌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으로 키워냈다. 벌로컬은 블루웨일 플랫폼 위에 올라갈 초기 5개 분야 중 하나인 프리랜서 분야의 공식 파트너이자 블루웨일에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플랫폼 기반을 제공할 기업이다. 이 CEO는 벌로컬을 운영하며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다른 블루웨일 공동설립자들과 함께 블루웨일 생태계를 디자인했다고 설명했다.
이원홍 CEO가 벌로컬을 운영하며 진단한 현 공유경제 시스템의 문제점은 ▲(플랫폼 사업자에 대한) 높은 수수료 ▲비싼 마케팅 및 광고 비용 ▲노동 안정성 결여 등 크게 3가지. 그는 이 진단을 바탕으로 ‘워크(W.O.R.K.) 시스템’을 솔루션으로 제시했다. 워크 시스템은 ‘노동자에게 최적화된 보상 유지(Worker Optimized Reward Keeper)’ 장치라는 뜻으로 ▲기여 활동 관리자(CAM·Contribution Activity Manager) ▲탈중앙형 연합 네트워크(DAN·Decentralized Associated Network) ▲보상 은행(ReBa·Reward Bank) 등 3개 축으로 이루어져 있다.
워크 시스템을 좀 더 들여다보자. 블루웨일은 네트워크 구축을 위해 중소 자영업자(SMB)들에게 사업을 위한 기술 인프라를 무료로 제공한다. 고객관계관리(CRM), 예약 소프트웨어는 물론 지능형 광고 솔루션까지 표준화된 API로 제공하는 게 목표다.
‘무료’ 제공이라는 점을 제외하면 얼핏 기존 플랫폼 사업자와 비슷해 보인다. 하지만 블록체인 기술로 참여자 간 신뢰를 기술 레벨에서 담보하고 자체 암호화폐인 ‘BWX’가 블루웨일 네트워크를 순환하며 참여자들의 네트워크 기여도를 적확하게 계산해 이를 바탕으로 보상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됐다.
또 활동에서 발생하는 BWX의 일정량을 ‘보상 은행’에 저축해 중소 자영업자들이 ▲노후 연금 ▲유급휴가 ▲실업 수당 등 정규직 노동자가 누리는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한다.
‘탈중앙화 M&A’로 독립성·동반성장 둘 다 노린다
이원홍 CEO는 “계층 간 수직 이동이 가능한 공간을 만드는 것”이 블루웨일의 궁극적인 목표라고 밝혔다.
이원홍 CEO는 “벌로컬을 운영하며 프리랜서로 사업을 시작한 사람이 사업을 확장해 체인점을 내고 다른 사람을 고용하는 걸 봤다”라며 “이분들에게 다음으로 원하는 것을 물었더니 ‘나도 플랫폼 사업을 하고 싶다’고 이야기하더라. 블루웨일은 이들이 플랫폼 사업을 할 수 있도록 도우려 한다”라고 말했다. 계층 간 수직 이동으로까지 이어질 사업 확장을 지원하기 위해, 참여자들이 자체 플랫폼을 꾸려 독립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설명이다.
블루웨일은 이를 위해 ‘탈중앙화 인수합병(M&A)’이라는 개념을 제시했다.
블루웨일이 아이콘을 선택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아이콘은 독립적인 블록체인 네트워크들을 연결하는 ‘하이퍼 커넥티드 블록체인’을 표방한다. 블루웨일 네트워크에 속한 파트너 혹은 SMB는 자체 앱(DApp)과 암호화폐를 만들 수 있다. 즉 독자적인 블록체인을 만들어 ‘독립’하는 게 가능하다. 이때 블루웨일 네트워크와 독립해 나간 새로운 블록체인 네트워크는 서로 독립성을 유지하는 동시에 동반 성장을 꾀할 수 있다.
블루웨일, 공유경제계의 ‘흰수염고래’ 될까
블루웨일은 오는 4월2일 암호화폐공개(ICO)에 나선다. 현재 ‘신장개업’ 간판을 내걸기 위한 막바지 준비에 한창이다.
블루웨일은 벌로컬이 파트너로 참여하는 프리랜서 분야를 비롯해 교육, 엔터테인먼트, 인적 자원 관리, 공간 사업 등 총 5개 분야를 중심으로 서비스를 출범할 계획이다. 블루웨일 측은 “프리랜서 이외 다른 분야의 파트너사도 대부분 정해졌지만 현재 공개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블루웨일, 즉 흰수염고래는 지구상에 현존하는 가장 큰 동물이다. 블루웨일이 그 이름에 걸맞게 그린 원대한 공유경제 생태계 청사진을 현실에서 출력할 수 있을지 지켜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