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통화, 가상화폐, 암호화폐..뭐가 다르죠?

조회수 2018. 1. 2. 09:3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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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을 선두로 한 코인 투자 열풍에 대한민국이 시끌벅적합니다. 구인구직 매칭 플랫폼 ‘사람인’에 따르면 직장인 31.3%가 암호화폐에 투자하고, 평균 투자액수는 566만원에 이른다고 해요! 

매일 관련 뉴스가 쏟아집니다. 용어에 대한 혼선도 빚어지고 있습니다. 가장 먼저 퍼진 용어는 가상화폐입니다. 그러다가 최근 암호화폐가 더 적절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정부는 가상통화라는 명칭을 사용하고 있죠.

비트코인 등 블록체인 기반 전자코인을 가리키는 용어는 왜 이렇게 다양한 걸까요? 각 용어는 어떻게 다를까요? 차근차근 짚어보겠습니다.

먼저 정부가 사용하는 용어, ‘가상통화’(virtual currency)에서 시작해볼까요. 가상통화는 법정통화의 반대 개념입니다. 법정통화는 발권력의 독점과 법률상 강제 통용력이 주어진 화폐를 뜻하는데, 가상통화는 이 두 가지 요소를 충족하지 않는다는 것이죠. 즉 제도권에서 인정하는 통화가 아니라는 의미를 내포합니다.

그렇다면 가상통화는 무엇일까요? 국제통화기금(IMF)이 2016년 1월 ‘가상통화와 그 너머 : 초기 고려사항들’이라는 제목으로 발행한 보고서에서 발췌한 다음 그래프를 보면서 이야기해봅시다.

출처: 국제통화기금·IMF
가상통화 분류

위 그래프를 보면 가상통화(virtual currency)가 가장 상위 카테고리인 ‘디지털 통화'(digital currency)에 속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디지털 통화의 부분집합인 것이죠. 디지털 통화는 말 그대로 디지털 형태의 통화입니다. 가상통화는 모든 디지털 통화 중 법정통화 단위 이외의 자체 화폐 단위를 가지고 별도로 운영되는 통화를 가리킵니다. 가상통화 시스템에서 사용되는 화폐가 ‘가상화폐’이고요. 가상통화와 가상화폐를 같은 개념으로 봐도 무방합니다. 같은 개념을 법적 용어를 사용하는 제도권에서는 가상통화라 부르고, 일반 사용자들은 가상화폐라 부르는 것이지요.

가상통화를 좀 더 자세히 들여다봅시다. 가상통화는 작동 모델에 따라 ▲중앙 집중형 ▲분산형 ▲하이브리드형 등 3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발행과 교환을 집행하는 주체가 있으면 중앙 집중형 모델이고, 그렇지 않으면 분산형 모델입니다. 하이브리드형 모델은 중앙 집중형 모델과 분산형 모델의 성격을 동시에 지닌 가상통화를 뜻합니다.작동의 일부는 중앙 집중적 주체가 담당하고 그 외 운영은 참가자 모두가 참여하는 식이죠.

여기서 주목해야 할 모델이 ‘분산형’입니다. 분산형 가상통화 모델에는 중앙에서 신뢰를 보증할 주체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대신 암호화 기술로 상호 신뢰를 보증합니다. 이 지점에서 대망의 ‘블록체인’ 기술이 등장합니다.

블록체인 기술은 신뢰를 보증할 제3자의 필요성을 없앤, 인종의 신뢰 프로토콜입니다. 데이터가 모든 참여자에게 분산 저장돼 설령 참여자 중 누군가의 데이터가 위·변조된다고 하더라도 신뢰성을 보장할 수 있습니다. 이 블록체인 기술을 금융에 접목한 게 바로 ‘암호화폐’입니다.

한편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를 과연 ‘화폐’의 일종으로 볼 수 있는지에 대한 논쟁은 또 다른 이야기입니다. 경제학적·법적 관점에서 화폐는 ▲교환의 매개 ▲가치척도 ▲가치저장 등 기능을 수행합니다.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는 현재 이 기능들을 부분적으로만 수행하죠. 현재 암호화폐 관련 시스템과 법률이 정립되는 과정이므로 이 논쟁에 지금 확답을 내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개념이 조금 잡히셨나요? 정리하자면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한 비트코인은 암호화폐이고, 암호화폐는 가상화폐(가상통화)의 일종이므로 가상화폐라고 일컬어도 틀린 표현이 아닙니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다양한 용어가 혼재돼 사용되는 걸까요?

가장 큰 이유는 비트코인을 시작으로 등장한 블록체인 기반 전자코인들이 등장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용어의 확립에 과도기를 겪고 있기 때문입니다. 용어는 사회적 합의를 바탕으로 적립되는데 아직 다수가 합의하는 공통의 용어가 확립되지 않은 것이죠. 또 다른 이유는 용어마다 쓰이는 맥락과 강조하려는 지점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암호화폐는 블록체인이라는 기술적 특징을 강조한 표현입니다. 반면, 가상통화는 법정통화와의 차이점에 주목한 표현이죠.

<블로터>는 기사에서 ‘암호화폐’를 사용합니다. 블록체인이라는 기반 기술에 주목하며 그 경제적 파장을 바라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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