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터

기계와 로봇은 일터에 '자동화'를 가져와 단순 작업을 쉽고 편하게 합니다. 유통 및 물류업에서도 어떻게 하면 이를 잘 도입해 신속하고 더 정확한 일처리를 할 수 있을지 고민합니다.

글로벌 소매업체인 월마트는 그 중에 한 곳입니다. 

이번에는 월마트가 편리한 재고 관리와 시간 절약을 위해 ‘진열대 스캔 로봇’을 미국 내 50개 이상의 매장에 적용하기로 한 사실을 <로이터>가 10월26일(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월마트는 해당 로봇을 지난 3년 동안 이미 아칸소, 펜실베이니아, 캘리포니아 일부 매장에서 시험 적용해 왔습니다. 로봇은 약 60cm 크기로 진열대를 스캔할 수 있는 카메라가 달린 긴 타워가 장착돼 있습니다. 매장 통로를 돌아다니며 선반을 스캔하고 품절된 물품, 잘못된 가격 및 라벨를 식별해 데이터를 저장하고 직원에게 전달하죠.

때에 따라서는 현장 기술자가 필요한 순간도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로봇은 자율적으로 매장을 돌아다니며 ‘일’을 합니다. 내재한 3D 이미지 처리 덕분에 스스로 장애물을 피할 수도 있습니다. 경로가 차단된 경우에는 다른 곳으로 경로를 바꿈과 동시에 나중에 그곳을 다시 점검하라는 메시지가 입력되죠.

제레미 킹 월마트 미국 및 전자상거래 CTO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사람은 보통 진열대를 살피고 스캔하는데 일주일에 두 번 정도 시간을 낼 수 있다”라며 “(이에 비해) 로봇은 선반을 훨씬 정확하고 3배 빠르게 스캔할 수 있으며 50% 더 생산적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월마트는 소매업에 디지털화를 적용하는 데 매우 적극적인 편입니다. 지난해에는 약 300개 제품을 보관해 센서와 바코드로 고객이 배송 제품을 직접 가져가는 ‘픽업 타워’를 시험하기도 했습니다.

앞서 말한 것과 같이 자동화는 신속함과 정확성을 자랑하고 업무에 도움을 주죠. 하지만 일자리를 박탈당하지 않을까 하는 사람들의 염려와 공포도 항상 뒤따라옵니다.

실제로 월마트는 2016년 8월 이후 매장에 물건을 계산하고 현금을 세는 로봇 ‘캐시360’을 도입했는데, 이후 수천명의 직원이 다른 업무로 배정됐습니다. 그 직원 중 500여명은 퇴사를 선택한 것으로 집계됐죠.

이런 걱정을 의식한 듯, 월마트는 진열대 스캔 로봇을 적용한 것은 사람을 ‘대체’하기 위함이 아닌, 힘든 일과 비용을 업애기 위한 ‘기술 지원’임을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엔가젯>은 “월마트는 가능할 때마다 비용을 절감하는 것을 좋아하고 직원을 맹목적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라며 “결국 인간 상호작용이 필요하지 않은 직책일 경우 로봇이 (그 일을) 대신하는 모습을 상상할 수 있다”라고 회의적인 의견을 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