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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검색 자녀 표기, 왜 포털마다 다르죠?

조회수 2017. 5. 24. 18:2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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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것도 아닌 걸로 딴지 거는걸까.
포털 사이트 인물 검색에서 자녀 표기는 왜 다른가요?

먼저 사진 2장을 보겠습니다. 연기자 조재현 님을 네이버와 다음에서 검색한 결과입니다.

다음 사진 두 장을 보겠습니다. 방송인 안정환 님을 네이버와 다음에서 검색한 결과입니다.

혹시 차이를 발견하셨나요?

네이버의 경우 항상 아들이 먼저 표기되지만, 다음은 아들이 먼저 표기되는 경우도 있고, 딸이 먼저 표기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가족 관계를 표기함에 있어 차이가 있는 겁니다. 네이버는 항상 아들이 먼저 표기되고, 다음은 자녀의 나이순으로 표기됩니다. 즉, 누나-남동생 관계일 경우에는 딸이 먼저 나옵니다. 구글은 위키백과로 인물정보를 표기하는데요. 아들과 딸을 구분하지 않고 자녀로 묶어 표기하며, 몇 건을 검색해본 결과 기준을 딱히 없어 보입니다. 나이와 성별에 상관없이 표기되는 것으로 확인됩니다.


네이버는 “법조문 등에서 일반적으로 나열하는 순대로 썼다”라며 “가족 관계를 보다 명확하게 표현할 수 있도록 개선 중”이라고 해명했습니다. 한국 사회에서는 관습적으로 아들을 먼저 쓰고 딸을 뒤에 씁니다. 손자를 먼저 쓰고 손녀를 씁니다. 두 성별 모두를 지칭할 때 ‘아들딸’ 내지는 ‘손자손녀’라는 말이 통용되는 것과 같은 맥락입니다. 물론 ‘그럼 나이는 표기에 좋은 기준인가’라고 물으시면 그것도 생각해 볼 법한 말이긴 합니다. 그래도 아예 성별로 표기 순서가 고정된 것보다는 조금 더 평등하지 않나 싶습니다.

정치적인 의도는 전혀 없습니다. 자식이 유명한 사람을 생각하다보니…

보기에 따라서는 ‘별것도 아닌 걸로 딴지 건다’고 생각하실 수 있겠습니다. 특히나 어떤 일을 문제 삼을 때는 사소함과 중대함이 구분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당장에 직장에서 성차별이 있었다든지, 성희롱을 당했다든지, 차별적인 언사로 모욕감을 느꼈다든지 등등과 비교한다면 사소한 문제일 수 있겠습니다. 다만, 인식은 사소함과 중대함을 가리지 않습니다.

출처: flickr, Republic of Korea, CC BY

저는 이 사실을 접하고 명절에 친적 집에 갔을 때가 떠올랐습니다. 외갓집이 8남매라 친척이 많아 사람이 바글바글했습니다. 아침을 차릴 때가 되면 널찍한 상 2개가 펴졌는데요. 개중에 조금 더 좋은 상에는 외삼촌, 이모부를 비롯 남성 어른들이 자리에 앉았습니다. 그리고 저도 앉았고요. 외숙모, 이모, 그리고 누나들은 부엌에 가까운 다른 밥상에 먹었을 뿐만 아니라, 식사 준비 과정도 도맡아야 했습니다. 다른 가족들 식사 후에 챙겨먹기도 했습니다. 아무도 문제 삼지 않았고, 누구도 궁금해하지 않았습니다. 밥을 못 먹은 사람은 없었고, 반찬을 따로 차려 먹은 것도 아닙니다. 문제를 제기한 사람도 없었습니다. 그래도 이게 문제가 없었다고 할 수 있을까요?


충분하진 않더라도 변화는 의미 있다

지난해 6월 행정자치부는 가족관계증명서 상 자녀의 표기를 ‘자’에서 ‘자녀’로 바꿨습니다. ‘자’는 자식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아들이라는 뜻입니다. 자녀는 성별을 모두 포함하는 어휘죠. 이것도 굳이 비판하자면 ‘‘자녀’라는 말도 남성이 앞에 서는 말인데 이건 괜찮다는 건가?’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래도 ‘자’ 하나 쓰이는 것보다는 낫습니다. 물론 사회적으로 이미 ‘아들딸’, ‘남매’, ‘자녀’, ‘형제자매’처럼 굳어버린 표현을 사용하는 사람보고 ‘잘못됐다’라고 하나하나 지적하고 무리하게 뜯어고치자는 말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더 좋은 방법이 있다면 생각해볼 법하다는 겁니다. 사소할 수 있는 표현이 배제와 차별을 만듭니다. 무엇보다 표기 문제를 좀 더 섬세하게 접근해서 나쁠 것도 없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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