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빌리티 전문 케이커 커뮤니티, 게러지엠
게러지 엠(Garage.M)은 지난 4월 출범한 모빌리티(mobility, 이동성과 기동성을 갖춘 물건을 통칭함) 전문 메이커 커뮤니티다. 한마디로 움직이는 수단과 관련해서는 모든 걸 만든다. 자동차부터 배, 잠수함을 넘어 헬리콥터와 위성까지 육해공을 망라한다. 사람이 탑승하는 실제 탈것을 만드는 이들이기에 스케일도 남다르다.
게러지엠은 최근 충청남도 공주시 소재의 외딴 공장에 메이커스페이스를 구축했다. 그야말로 대형 프로젝트를 진행하기에 최적화된 장소다. 게러지엠은 이곳에서 무슨 큰일을 벌이려 하고 있을까? 메이커스페이스에 직접 찾아가 송정현 메이커의 이야기를 들었다.
게러지엠은 15인의 긱(geek)한 메이커가 모여 발족했습니다. 우리나라 최초의 수제 스포츠카 ‘스피라’를 만든 엔지니어 이승민 메이커가 대표로, 스타트업의 신제품과 신서비스를 액셀러레이팅하는 제가 부대표로 중심이 됐습니다. 세상의 모든 움직임을 만드는 메이커 커뮤니티로, 나아가 전국의 모빌리티 기술자와 스타트업이 모여서 함께 하는 곳으로 확장하려 합니다.
규모가 큰 작업을 진행하는 입장에서 이렇게 커다란 공간을 좋은 조건에 갖기가 쉽지 않으니까요. 공주가 자동차로 서울에서 2시간, 부산에서 3시간 거리라 자동차와 모빌리티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어렵지 않게 이동할 수 있는 곳이어서 이곳을 선택했어요.
환경 자체는 지금도 웬만한 사이즈의 작업을 충분히 다 할 수 있게 마련돼 있어요. 공장에는 사출기부터 호이스트, 트레일러, 지게차까지 있고요. 마당만 무려 1500평이에요. (웃음) 모빌리티가 아니더라도 규모가 큰 작업을 분들이 우리 공간에 많이 왔으면 좋겠어요.
최종 세팅은 오는 8월 정도에 마무리가 될 거예요. 메이커들을 위한 휴게실 그리고 교육장 겸 3D 프린팅 등 간단한 가공이 가능한 장소도 만들 거고요. 숙식 장소도 갖춰서 우리 공간에서 언제든 밤샘 작업을 할 수 있게 할 계획이에요. 완성한 뒤에는 개소식을 열어서 전국에 있는 메이커들을 초대하고 고기 파티도 열 생각이에요. 그때 놀러 오셔서 공간 구경도 하고 이곳에서 무슨 작업을 할 수 있을지 확인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
메인으로는 카카오프렌즈 미니카의 실사 버전, 실제로 타고 운전할 수 있는 카트를 만들 거예요. 가장 인기가 많은 라이언부터 외관을 똑같이 해서 제작할 거거든요. (웃음) 페어 날, 테이블 위에는 미니카를 놓고 그 앞에 실사 버전의 카트를 가져와서 직접 탑승하게끔 하려고요. 그렇게 만들면 관람객들에게도 충분히 재미를 줘서 인기를 얻지 않을까요?
또 하나는 카페 카트를 만들려고 해요. 전다은 메이커가 메이커 페어 낭트에 다녀와서 소개해준 그 카트요. 낭트에서의 그것처럼 이국적인 느낌을 줄지는 모르겠으나 우리도 움직이는 모빌리티에 타서 우아하게 차도 마시고 술도 마시며 라이브로 음악도 들을 수 있는 경험을 안겨주고 싶어요. 제가 과거에 음악을 한지라 주변에 뮤지션들이 많거든요. “이틀간 와서 노래 좀 해주세요” 하면 바로 훌륭한 분들이 와서 연주해줄 수 있어요. (웃음)
카카오프렌즈 실사 카트는 설계가 다 끝났어요. 서울시립과학관의 지원을 받아 스티로폼 조각기로 틀을 만들고 거기에다 카본이나 FRP를 입혀서 차체를 만들어갈 생각이고요. 카페 카트도 그런 과정으로 진행하려고요.
공룡 카트는 지난해 대전 시민창작페스티벌 때 내놓은 작품이에요. 제가 공룡과 어린이를 좋아하는지라 아이들은 분명 공룡을 좋아하리라고 생각했죠. 그런 생각으로 이왕 카트를 만들 거 공룡 카트를 만들어보자고 한 거예요.
원래는 지질자원연구원의 고생물학자 박사님이랑 특수분장팀과 손잡고 정말 실제 공룡처럼 만들려고 했거든요. 하지만 시간이 녹록지 않아서 많은 부분을 생략하고 셋이서 일주일 만에 만든 녀석이에요. 그래서 다리만 공룡이 걷는 동작처럼 움직이는 카트가 됐거든요. 올해는 조금 업그레이드해서 꼬리 정도를 더 움직이게 해볼까 하고 있어요.
지난해 메이커 페어 서울에서는 카드보드로 간단히 공룡 탈을 만들어 써서 어린이들과 재미있게 놀았거든요. 이번에는 아이들도 직접 써보고서 놀 수 있게 어린이용 사이즈의 탈을 하나 더 가져갈 생각이에요. (웃음)
내년에는 8월 호주에서 열리는 ‘브릿지스톤 월드 솔라카 챌린지’에 나가서 재미난 걸 해보려고 해요. 기존에는 카본을 가지고 차체를 성형했는데 이번에는 우리가 한지를 활용해서 제작해보려고요. 한지 공예품을 보면 생각보다 강도가 꽤 세잖아요. 그것처럼 한지와 여러 복합소재를 합성해서 몸체를 꾸미면 내열성에 내식성, 내강도성을 함께 뽑을 수 있겠더라고요.
여기다가 자율주행까지 입혀서 재미난 콘셉트로 가려고요. 태양광 자동차에 자율주행까지 동시에 붙인 데가 지금까지 없거든요. 실력이 좋은 분들이 함께 기술을 개발하고 만들어내려고 준비 중이에요.
메이커 페어 서울도 이제 7회째를 맞이하잖아요. 10년 가까이 해오면서 어느 정도 많은 발전이 있었다고 봐요. 올해 페어 참가 경쟁률이 매우 높다고도 들었어요. 제가 아는 몇몇 분들이 1차에 떨어졌다고들 많이 얘기하시더라고요. 괜찮은 메이커들이 떨어질 정도면 더 재미있고 기발한 아이템들이 그만큼 많이 있겠다고 생각돼요.
그만큼 다른 메이커분들에 대해서는 큰 기대나 걱정은 없어요. 우리만 잘하면 되겠다고 생각하고요. (웃음) 각자 열심히 준비하고 있으니까 문제없이 다들 잘 해내면 좋겠네요. 이틀이라는 기간이 짧지만, 페어 기간 동안 많이 교류해서 저도 많이 배우려고요.
오셔서 카트 타보세요. (웃음) 오셔서 우리가 만든 이동수단들을 경험해보시고 재미난 추억을 얻어가면 좋겠어요. 세상에 경쾌한 움직임을 만드는 게러지엠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