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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투아니아 출신 ‘블록체인 운동 앱’…한국서 사랑받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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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기반 운동 앱 ‘림포(Lympo)’는 2016년 동유럽 리투아니아에서 시작됐다. 앱을 통해 걸음 수를 기록하는 이용자에게 이더리움을 기반으로 하는 림포 토큰으로 보상하는 서비스다. 앱 출시 후 1년, 전 세계 33만 명이 이 앱으로 생활하고 있다. 

이중 한국인 이용자는 약 3만4000명이다. 전체 이용자의 약 10%에 해당하는 규모다. 하지만 이들의 서비스 참여도는 훨씬 농밀하다 한국 유저가 받아 가는 림포 보상은 전체 보상의 약 30%. 광고 시청을 통해 얻는 보상의 경우 전체 보상액의 50%를 한국인이 받고 있다.

리투아니아에서 온 블록체인 운동 앱이 한국에서 사랑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달 28일 서울 강남에서 만난 림포의 김성민 한국 사업개발 총괄 매니저는 “마케팅 비용을 전혀 쓰지 않은 진성 유저의 비율이 높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함께 모여 운동하는 커뮤니티 문화가 확산되는 지금, 여러 운동 보상 앱을 쓰는 이용자들이 림포에도 적극적으로 기여한다는 설명이다. 소위 *앱테크와 *나포츠족이 블록체인과 결합한 셈이다.


*앱테크 : 스마트폰 앱 서비스를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돈을 버는 재테크 현상을 일컫는 용어. 

*나포츠족 : 퇴근 후 저녁 시간을 활용해 운동하는 사람들을 일컫는 신조어.

림포 주요 멤버 프로필. 우측 상단에 김 매니저의 프로필이 배치돼있다.

출처Lympo

이날 블록인프레스 김 매니저로부터 한국에서 림포가 사업을 확장하는 과정, 한국 림포 이용자들의 커뮤니티 분위기, 헬스케어와 블록체인을 연계하려는 림포의 비전을 들을 수 있었다.   

Q.림포가 지난해 11월 영어 버전으로 한국에 소개됐습니다. 이후 1년간 어떤 일이 있었나요?


-당시 본사는 미국 시장에 먼저 앱을 공개할 예정이었어요. 저는 2017년 비트코인 투자 열풍이 불었을 당시 몇몇 암호화폐 공개(ICO) 팀에 투자했던 엔젤투자자였고요. 마치 사업계획서를 보고 벤처에 투자하는 것처럼 소액으로 투자했는데, 당시 투자했던 여러 팀 중 한 곳이 림포였어요. 


다른 프로젝트에 비해 림포의 계획은 단순했어요. ‘운동으로 사람들을 건강하게 하자.’ 근데 막상 시간이 흐른 뒤 여타 팀은 사라졌고, 림포는 잘 버티면서 일을 하더라고요. 이 팀이 괜찮다는 생각이 들어서 제가 직접 연락을 했어요. 한국 쪽 사업을 돕는 방향으로 같이 일해보자고요. 


본사 입장에선 한국 시장에 관한 계획이 없어서 전폭적으로 지원하긴 어렵다고 했어요. 그래서 제가 “상관없다”고 설득해서 지난해 11월 말에 영어 앱으로 한국에 오픈했어요. 제가 첫 한국인 가입자였고, 고객 센터 운영부터 보도자료 배포, 홍보까지 제가 다 했던 시점이었습니다. 


이용자 입장에선 킬로미터(㎞)랑 운동 보상만 숫자로 확인할 수 있다면 큰 무리 없이 앱을 썼어요. 이후 한글 번역은 올해 6월에 했죠. 구글 피트, 애플 헬스뿐 아니라 삼성 헬스에도 올해 5월에 연결했네요. 7월에 삼성 블록체인 월렛에 림포가 탑재됐고요. 10월 행사장에서 삼성 상무님이 전략 발표에서 림포를 파트너 사례로 소개했고요. 

한국 갤럭시 스튜디오에서 시연한 림포 앱

Q.많은 일이 있었네요. 림포 앱에 대한 한국 이용자의 반응은 어떤가요?


-림포 토큰을 산 후에 앱을 설치한 이용자는 블록체인, 암호화폐에 대한 부분을 이해하는 편이에요. 그게 아니더라도 서비스를 계속 지켜보면서 이 기술을 대략 이해하는 분도 있고요.  


보통 운동 보상 앱으로 생각하세요. 캐시워크, 미에로화이바 등 여타 앱과 같이 쓰는데, 림포가 조금 더 보상을 많이 준다고 인식하시죠. 혹은 일반적인 광고 스타일이 아니라서 쓸만하다고 여기시는 분도 있고요.

Q.일반적인 광고 스타일이 아니라는 건 어떤 의미일까요?


-림포는 기본적으로 ‘챌린지’라는 기능이 있어요. 점심때 걷자, 저녁에 걷자는 식으로 미션이 부여되고 미션을 완수하면 그에 상응하는 토큰을 받는 콘텐츠에요. 


이때 콘텐츠 영역에 광고가 들어가는 식이에요. 예컨대 서울시체육회에서 림포에 광고비를 집행하면 챌린지 리스트에 ‘서울시체육회가 후원하는 미션’이 함께 게재돼요. 이용자 입장에선 이 체육회가 내 운동에 보상을 주는 인상을 받아요. 그 내용이 홍보더라도요. 


이용자가 ‘광고가 안 귀찮다’를 넘어서 광고가 생길수록 좋아하는 분위기랄까요. 매일 림포가 주는 챌린지에 광고 챌린지가 더해지면 하루에 받을 수 있는 보상이 늘어나니 광고 콘텐츠를 선호하게 돼요. 이례적이라고 생각해요.  


광고 보상을 받기 위해 비디오를 시청하는 선택지도 앱에 있지만, 챌린지에 광고를 싣는 콘텐츠가 더 효과적이었습니다. 브랜드 입장에서도 마찬가지예요. 그냥 배너광고와 달리 이런 콘텐츠 광고는 이용자가 직접 챌린지를 클릭해서 미션에 도전하는 구도에요. 상호작용이 생겨서 브랜드에 관한 심리적 거리가 줄어들고, 호감도가 올라가죠. 

서울시체육회 광고 챌린지

출처Lympo

Q.림포를 이용하는 한국 이용자 반응은 어떻게 파악하시나요?


-단체 카카오톡 메신저 방(단톡방)이 따로 있어요. 약 800명의 유저가 서로 건강이나 운동 관련 이야기를 나누는 곳이에요. 이 안에서 “오늘 걸음 수를 많이 쌓았는데 챌린지가 부족하다”는 의견이나 “림포 토큰으로 무선 이어폰 샀다”는 인증이 공유돼요. 암호화폐 투자 관련 방과 별도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국내에는 자발적인 리뷰도 많은 편이에요. 


한국에서 마케팅비를 전혀 안 썼어요. 제가 필요 없다고 말해두기도 했고요. 미국, 리투아니아 유저보다 한국 이용자가 적지만, 이들은 전체 보상의 30%를 받아요. 미국 이용자가 하루에 2개 챌린지에 참여한다면 한국 이용자는 6~7개를 완수하는 격이에요. 1시간마다 등장하는 광고 영상 시청도 알람으로 맞춰두고, 친구 추천으로도 보너스 토큰을 받아요. 


매주 수요일에 스타벅스 상품권도 올라오는데 1~2분 만에 매진됩니다. 단톡방에 아예 스타벅스나 상품권 관련 키워드 알람도 설정돼있어요. 그래서 림포 마켓에 이 상품이 뜨면 서로 알려주고 매번 다 팔립니다. 한국 월간 활성 이용자 규모가 전체 70%에 가까워요. 진성 이용자의 비율이 상당히 높아서 엄청 활발한 커뮤니티입니다.

Q.아무래도 암호화폐 보상의 역할이 큰 것 같은데요. 일각에선 기존 현금, 포인트로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이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현금으로 운동 보상을 나눠줬다면 과감하게 성장하기가 어려웠을 것 같아요. 지금 전 세계에 6억 원 넘는 토큰 보상이 유통됐는데, 만약 현금 지급이었다면 100% 비용 발생이에요. 반면 토큰의 형태라면 ‘비용 이연 효과’가 있습니다. 토큰으로 그대로 보유하고 있다면 아직 발생하지 않은 비용에 해당한다는 의미입니다. 


그렇다고 포인트 제도를 차용하자니 스타트업에서 발행하는 포인트를 신뢰하는 소비자는 거의 없어요. 이 포인트가 현금 가치가 있다고 믿기 어렵다는 뜻이에요. 


림포 토큰은 포인트와 비슷해 보여도 전 세계 여러 코인거래소에 상장돼 거래되고 있어요. 이용자는 이 ‘포인트’가 매일 가치가 오르내린다는 걸 인식해요. 회사를 믿지 않는다 쳐도 최소한 이 토큰을 돈으로 바꿀 수 있겠다고 느껴요. ‘돈으로서의 가치가 있다’는 척도에 포인트보다 코인이 더 가까운 셈이죠. 


그래서 실제 사업을 운영하는 입장에선 토큰을 적용하는 게 사업을 성장시키기 수월해요. ‘블록체인향 첨가 서비스’라곤 하지만요. 토큰을 활용하니 비용 자체는 나중에 지불하되 신뢰를 더 얻을 수 있었어요. 좋은 판단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 정부가 림포를 앱테크 대표 사례로 소개하기도 했다.

출처대한민국 정부 트위터 계정, 정책브리핑 앱

Q.그렇다면 암호화폐 외에 블록체인의 역할은 무엇일까요?


-림포는 궁극적으로 데이터 보상 앱을 지향합니다. 운동이나 건강 관련 데이터로 보상을 받는 방식이요.  


림포 서비스에 운동 기록이 쌓이기 시작하면 어떤 운동을 얼마큼 좋아하는지, 그 스타일을 특정할 수 있어요. 예컨대 똑같이 달리기를 주로 하는 사람 중에 일주일에 한 번 뛰는 사람과 매일 뛰는 사람은 전혀 다른 그룹이잖아요. 낮에 운동하느냐, 몇 ㎞ 달리느냐에 따라 천지 차이에요.  


단지 ‘액티브한 20대 여성’이라고 구분 지어 (고객을) 타겟팅하는 게 말이 안 된다는 뜻이에요. 기업이 맞춤 광고라는 명목으로 페이스북에 광고비를 집행하기보단 데이터를 토대로 마케팅을 할 수 있다면 어떨까요. 나포츠족을 찾는 기관이 림포 이용자 그룹 중 카테고리에 맞는 사람들에게 마케팅하거나 관련 연구를 진행하는 것도 가능할 겁니다. 


기업이나 기관이 운동 데이터에 접근할 수요가 생긴다면 이용자는 이 데이터를 공개할지 여부를 결정할 수 있어요. 누군가는 ‘다 공개할 테니 열람할 때마다 보상을 줘’라고 요구할 수 있어요. 혹은 ‘난 개인정보가 중요하니까 공개하지 않을래’, ‘연구 목적으로만 보상을 받을래’ 등 다양한 설정이 가능할 거예요. 유저의 선택에 따라 그가 모은 데이터를 활용하면서 이에 대한 보상을 지급하는 플랫폼으로 가는 게 핵심입니다. 


이 단계에 다다르기 위해선 일단 운동을 기록하는 습관이 필요해요. 림포가 운동 보상 앱으로 시작해 이용자들이 운동 데이터를 기록하도록 하는 이유에요. 1단계에선 암호화폐가 중요하고, 2단계 데이터 보상 앱으로 향할 때는 블록체인이 더 많이 쓰여야 합니다. 민감한 정보니까요. 그저 림포 서버에 다 저장해두기보단 블록체인을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하는 중이에요. 

Q.림포의 앞으로 계획이 궁금합니다.


-운동 보상, 데이터 보상 앱으로서 림포는 기업과 소비자간 거래(B2C) 사업에 가깝습니다. 유저가 늘면 광고주가 늘어날 테니 유저 확장과 해외 진출, 관련 파트너십 체결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본사에선 기업의 직원 건강관리 솔루션으로 영업하는 기업 간 거래(B2B)에 대해서도 고려하고 있고요. 주로 의료보험 체계가 좋지 않은 미국이나 유럽 시장에서 B2B로 사업 방향을 모색하려는 듯해요. 한국은 건강보험이 잘 갖춰진 사례로 해외에 소개될 정도니 B2B를 다른 방향으로 풀어볼까 하고요. 


림포 런 클럽(run club)도 해볼까 구상하고 있어요. 예를 들어 올림픽공원 런 클럽을 기획해서 이걸 위한 챌린지를 별도로 등록하고, 이용자들이 모여 함께 공원을 도는 시간입니다. 그룹 PT처럼 소셜게임 형식으로 같이 모여서 운동하는 트렌드기도 하거니와 이용자 커뮤니티에서 먼저 ‘오프라인 운동모임 안 하느냐’는 의견이 나왔었어요. 반응도 좋았어요. 그래서 ‘해볼까?’라는 아이디어를 받았습니다.  


모든 기획은 유저에서 출발해요. 이용자 의견을 받아서 처음으로 일주일 치 장거리 챌린지를 개설한 적이 있었어요. 대부분 일일 챌린지가 1㎞에 토큰 3개 줬는데, 100㎞를 걸으면 토큰 한 개를 주는 미션이었어요. 이용자 수백 명이 그걸 해내더라고요. 100㎞ 인증을 보면서 ‘이용자가 해달라는 걸 잘해주면 그게 최고의 보상이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앞으로도 림포는 이용자를 모아 매출을 일으키고 더 많은 제휴를 맺어서 사람들이 즐겁게 운동하도록 한다, 이걸 실행하는 것 외에 다른 계획을 세우진 않을 것 같아요. ‘고독한 사회에 소속감을 느끼기 위해 오프라인 운동모임을 한다’는 분석이 아니라 ‘시도해보니 좋은데?’, 둘 중 후자가 더 강력하니까요. 


썸네일 출처 : 림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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