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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보니] 삼성·카카오 합작품 ‘클레이튼폰’…‘합격점’과 ‘글쎄’ 그 사이 어디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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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S10’에 처음 블록체인 월렛이 탑재됐다. 이후 8월 ‘갤럭시노트10’(이하 갤노트10)이 신제품으로 등장하고, 그 다음 달 클레이튼폰까지 출시됐다. 카카오의 블록체인 자회사 그라운드엑스에서 개발한 블록체인 ‘클레이튼’을 기반으로 하는 애플리케이션(이하 비앱)을 기본 탑재한 스마트폰이었다.


클레이튼폰과 갤노트10는 무엇이 다를까. 클레이튼폰 판매 대리점 사이트에 따르면 이 스마트폰은 갤노트10이다. 여기에 클레이튼 월렛 앱과 비앱 다섯 개를 설치한 형태로 판매됐다. 반대로 갤럭시S10이나 갤노트10에서는 클레이튼 지갑 앱을 아직 사용할 수 없다.

클레이튼폰 지갑앱 화면.

블록인프레스는 클레이튼폰 월렛 앱을 개발한 블록체인 개발사 헥슬란트를 통해 지난 15일 클레이튼폰과 갤노트10를 비교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클레이튼폰에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보관하기 위해선 삼성 블록체인 월렛 앱을 추가로 설치해야 한다. 블록체인 키스토어에 세 가지 암호화폐 계정이 생성되는 것은 동일하지만, 클레이튼의 토큰인 클레이(klay)를 받으려면 클레이튼폰 월렛을 활용할 수 있는 시점이다. 


클레이튼폰은 개통 과정에서 비앱 설치화면을 띄워 관련 서비스에 대한 접근성을 높였다. 기초 인프라로 사용자 경험은 좋았다. 비앱을 쓰는 과정에서 별도의 가이드가 부재하고 암호화폐를 따로 조달해야 하는 번거로움은 여전했다. 앱 경험으로는 아쉬움을 남겼다.

클레이튼폰을 켰다.

클레이튼폰을 켠 후 여섯 가지 비앱이 설치되기까지 15분가량 걸렸다. 통신사나 삼성전자 관련 앱이 설치된 후에도 클레이튼폰으로 한 차례 구성을 변경하는 단계를 거쳤다. 다음으로 휴대전화 화면에는 영상 공유 플랫폼 앙튜브, 쇼핑앱 우먼스톡, 요리 콘텐츠 플랫폼 해먹남녀, 화장품 리뷰앱 피츠미, 이미지 콘텐츠 서비스 픽션네트워크, 클레이튼폰 월렛 앱이 보였다.


눈에 익은 비앱에 먼저 접속했다. 해먹남녀 앱에 들어가 지갑 이모티콘을 눌렀다. 암호화폐 받기 버튼을 누르니 ‘힌트지갑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문구가 떴다. 바로 힌트지갑을 생성했다.


암호화폐 주소나 지갑의 개념이 없으면 월렛 앱에서 암호화폐 키부터 생성해야 한다는 것도 모를 가능성이 있다. ‘클레이튼폰 월렛 앱에서 키를 먼저 생성해야 하지 않나’라는 의문이 들었다.

비앱에서 힌트지갑 만들기.

그러나 '지원하지 않습니다'?!

다시 힌트 토큰을 받으려고 버튼을 누르자 ‘현재 키스토어가 클레이튼을 지원하지 않는다’는 문구가 등장했다. 그제야 삼성 키스토어 화면이 연달아 떴다. 기존 갤노트10에서 비트코인·이더리움을 위한 키를 생성하는 과정과 마찬가지로 12개 복원 문구(니모닉)가 주어졌다.


이 과정에서는 여러 차례 오류가 발생했다. 삼성 블록체인 키스토어 앱을 업데이트하라는 안내에 따라 갤럭시 스토어에 접속했다. 이후 갤럭시 스토어에 연결하는 중에 문제가 생겼다는 안내가 반복됐다. 이대로 영원히 클레이튼 키를 만들지 못한 채 리뷰를 종료하게 될 줄 알았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해먹남녀 앱에서 나와 클레이튼폰 월렛으로 들어갔다. 동일하게 키스토어를 생성하라고, 그러기 위해 키스토어 앱을 업데이트하라고 안내했다. 그다음 화면으로 ‘갤럭시 스토어 업데이트’ 화면이 이어졌다. 갤럭시 스토어를 먼저 업데이트한 후에야 클레이튼폰을 만들 수 있었다. 


헥슬란트 강준우 부대표는 “월렛 앱을 구축할 때 업데이트를 안내하는 단계를 더 세밀하게 나눴다”며 “이를 통해 클레이튼폰 월렛에서 갤럭시 스토어 앱 화면까지 사용자를 안내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지갑 생성 진짜 완료!

키스토어부터 월랫 앱을 마무리하는 과정은 막힘이 없었다. 다만 비트코인·이더리움을 보관하기 위해 별도로 삼성 블록체인 월랫 앱을 설치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남아있었다. 이더리움 관련 앱이 기본 탑재되지 않으니 블록체인이 생소한 사용자가 월렛 앱을 두 번 설치하는 경우는 드물 듯했다.


클레이튼 비앱의 완성도는 전반적으로 나쁘지 않았다. 애초에 안드로이드 기준 우먼스톡 앱 다운로드 수는 50만 이상, 해먹남녀는 100만 이상이다. 신규 앱에 해당하는 피츠미도 이미 1만 이상이 내려받은 상태였다. 


하지만 클레이튼폰 월렛을 모두 구축한 이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각 비앱에 다시 들어가 봐도 기존 서비스를 이용할지언정 암호화폐를 활용하는 경우는 없었다.


예컨대 우먼스톡에서 핫딜로 나온 비타민 세럼을 살 때 스핀 토큰이 등장하지 않았다. 기존 전자상거래 앱처럼 신용카드, 무통장입금 혹은 간편결제를 사용하라는 안내였다. 애초에 우먼스톡에는 ‘뷰티머니’라는 포인트 적립 이벤트가 있었다. 앱 내에는 뷰티머니를 증정하는 이벤트가 진행됐지만 정작 스핀을 사용해보라는 제안은 찾아볼 수 없었다. 기존 서비스와 블록체인 기술이 아직 사용자에게 가깝지 않다는 인상을 줬다.

각 앱에서 암호화폐를 접할 수 있는 창구를 발견하는 데 따로 정성을 들여야 했다.

암호화폐를 조달하는 것도 여전히 진입장벽으로 남아있었다. 아직 암호화폐를 활용할 수 있는 기능이 없을뿐더러 앱 내에서 암호화폐를 쓰려면 외부 코인거래소에서 이 암호화폐를 매수해야 한다. 암호화폐를 매수하기 위해서는 코인거래소에 본인 가상계좌가 구비됐거나 자체적으로 *벌집계좌를 쓰는 거래소를 통해 토큰을 구매해야 한다.


*벌집계좌 : 법인계좌 아래 여러 거래자의 개인계좌를 두는 방식으로 개별 투자자의 자산 내역은 거래소가 별도 장부로 관리하는 개념이다.


게다가 활발하게 앱을 쓰더라도 그에 대한 보상으로 토큰을 바로 받을 수 없는 경우도 마주했다. 해먹남녀와 힌트체인이 함께 게재된 해먹남녀 앱 마이페이지에는 ‘여러분의 활동에 보상을 드립니다’와 ‘보상은 바로 지급되지 않습니다’라는 공지가 함께 걸려있었다. 대대적으로 홍보가 이뤄진 것에 비하면 김이 새는 상황이었다.

2004년 당시 페이스북 서비스 모습. (이미지 출처 : ultralinx)

문득 2008년 페이스북이 얼마나 지루했는지 떠올랐다. 당시 대부분의 지인은 싸이월드 미니홈피에서 교류했다. 싸이월드보다 붐비지 않아서 페이스북을 쓰던 시절이었다. 2009년 스마트폰을 구매한 후 카카오톡과 함께 페이스북을 더 편하게 쓰기 시작하면서 생활 습관은 자연히 싸이월드와 멀어졌다.


유튜브도 2005년 4월 ‘동물원에 있는 나(Me at the zoo)’라는 영상이 올라온 후 2006년 구글에 인수되기 전까지 여러 평범한 앱 중 하나에 불과했다. 2008년 아이폰의 등장, 2019년 5G 통신기술 발전 덕분에 모바일 동영상은 일상이 됐다. 디지털 자산과 블록체인도 이처럼 사용자에게 가깝워지려면 더 많은 변화를 축적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대로 더는 리뷰할 게 없다고 느끼던 찰나, 갈 곳 잃은 손가락을 붙잡는 장치들이 눈에 띄었다. 무료로 체험할 수 있는 블록체인 게임부터 ‘초심자 보상’ 버튼을 전면에 배치한 앙튜브가 그 주인공이다. 최소한 암호화폐가 서비스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고, 어떻게 친해질 수 있을지 그림이 그려졌다.


그럼에도 험난한 가입 절차로 인해 소위 ‘블록체인의 진입장벽’에 백기를 들 수밖에 없었다.


앙튜브에서 초심자 보상을 받기 위해 가입절차를 진행했지만, 봇 탐지기 역할을 하는 ‘퍼즐을 맞춰주세요’ 단계에서 버그가 있었다. 아무리 퍼즐을 제대로 맞춰도 그 다음 서비스 페이지로 넘어가지 않았다. 결국 ‘하루 치 가입 횟수를 초과했다’는 안내 문구가 떴다. 

기존 갤노트10에서 앱스토어를 통해 내려받을 수 있는 일반 디앱이나 클레이튼 기반 비앱 중 가입이 안 되거나 가입 이후 빈 화면만 뜬 경우가 적지 않았기에 놀라운 상황은 아니었다. 구글 앱스토어에 존재하는 앱 완성도가 널을 뛰는 것과 같고, 초기 시장이라 경험치가 절대적으로 적다고 이해해보기로 했다.


삼성 키스토어와 서비스를 연동했음에도 추가로 서비스를 가입해야 하는 장애물도 있었다. 소셜로그인과 서비스 가입에 앞서 키스토어 연동이라는 단계가 추가된 터. 많게는 세 단계를 거쳐 계정을 만든다는 게 귀찮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분산ID(DID)를 통해 삼성 블록체인 월렛이 소셜로그인 역할도 흡수할 수 있다면 블록체인 서비스로는 희소식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 블록체인 월렛 앱을 통해 접속했지만 키스토어와 연동되지 않았던 이더리움 디앱도 발견했다.

아예 특정 기능이 빈 화면으로 제시되는 디앱도 있었다. 클레이튼 비앱에서 이런 경우가 없었다는 걸 다행으로 여겨야 할까.

결국 초창기 삼성 블록체인 월렛이 선사한 사용자 경험은 합격점, 애플리케이션 경험은 ‘글쎄’에 가깝다. 앱 자체의 완성도를 높이는 게 급선무로 비쳤다. 그러지 않고선 2014년부터 포화상태였던 모바일 앱 시장에서 살아남기 쉽지 않을 것이다.


다행히 암호화폐 공개(ICO)의 열풍이 지나간 폐허에서 탈중앙형 금융(DeFi), 게임, 컴퓨터 자원 공유 등 다양한 응용 서비스가 자라나고 있다. 이들에겐 규모와 상관 없이 무대가 필요한 시점이다. 클레이튼폰이 그 역할을 일부 수행했다고 평가한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기에 이들의 시행착오는 일견 ‘반가운 소식’으로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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