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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무대 선 '왓챠 토큰', 코인계 톱스타될까..관객 반응 살펴보니

조회수 2019. 1. 24. 15:2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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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넷플릭스’를 표방하는 콘텐츠 플랫폼 왓챠(Watcha)가 자체 암호화폐를 발행했다. 플랫폼 사용자의 데이터를 콘텐츠 제작사에 제공하기 위해서다. 왓챠는 어떤 콘텐츠를 선호하는지, 어떤 장면에서 영상을 껐는지 등 데이터를 제공하는 사용자에게 이에 대한 대가로 자체 암호화폐 ‘CPT 토큰’을 지급한다. 현재 사용자 100만 명이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를 통해 CPT 토큰을 받을 수 있다.

국내에서 450만 사용자를 보유한 플랫폼이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를 실제 서비스에 적용한 사례가 탄생한 것이다. 그러나 실제 사용자들의 반응은 ‘빅데이터로 국내 콘텐츠 업계에 기여하겠다’는 왓챠의 목표와 온도 차가 있어 보인다. 가장 눈에 띄는 반응은 CPT 매매에 대한 기대다. 콘텐츠 소비자보다는 암호화폐 투자자들이 투자 목적으로 접근하고 있는 모양새다. 인터넷 직거래 사이트에도 CPT가 등장했다.

출처: 업비트 앱
업비트를 통해 받은 CPT에 대한 입출금 안내.

◆ “CPT 토큰 직거래해요”…가격 상승 기대에 쏠린 눈

CPT 상장에 누구보다 발 빠르게 반응한 사용자는 암호화폐 투자자였다. CPT가 업비트에 이름을 올리자 암호화폐 커뮤니티 사이트 코인판에서는 ‘떡상각’이라는 표현이 등장했다. CPT 입출금 창구가 풀리면 거래 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를 것이라는 기대로 풀이된다. 한 암호화폐 직거래 사이트에는 이미 ‘CPT 팝니다’라는 글이 게시되기도 했다.

CPT 보상은 어뷰징에 대한 우려와 이어진다. 왓챠 사용자인 전수정 씨(30)는 “현재로선 CPT가 재미 요소에 가까워 보이지만, 양질의 콘텐츠에 도움이 되는 활동을 어떻게 판단해서 CPT를 부여하는지 논란이 될 것 같다”고 귀띔했다. CPT가 금전적인 인센티브가 될 경우 CPT를 모으기 위해 임의로 영상을 재생시키거나 아무렇게나 별점을 매기는 식의 오용을 관리해야 하는 상황이다. 

CPT에 쏠린 관심을 왓챠는 어떻게 생각할까. 왓챠의 원지현 최고운영책임자(COO) 겸 콘텐츠프로토콜 공동대표는 앞서 나가는 CPT 매매 움직임에 대해 부동산 시장을 빗대 설명했다. 원 대표는 “부동산도 사실 유틸리티가 있는 자산이고, 일반적인 수요와 공급에 따라 가치가 결정될 경우 바람직하다”며 “재작년 말, 작년보다 지금 암호화폐 시장은 상대적으로 투자 부문이 더 건전해졌다고 본다”고 말했다

어뷰징 대처에 대해서는 “기존에도 별점 어뷰징이 존재했기에 알고리즘 단위에서 이걸 방지하기 위한 프로그램이 따로 있다”고 짚었다. 일반 사용자의 별점 패턴을 토대로 소위 ‘알바’라고 판단될 때 해당 별점을 반영하지 않는 게 가능하다는 뜻이다. 원 대표는 “어뷰징을 원천적으로 막는 정답은 없다”면서도 “어뷰징을 기민하게 모니터링하고 계속 발전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출처: 카카오톡 대화
CPT 보상이 시작되자 일반 사용자 사이에서 부정적인 인식도 나타났다.

◆ 사용자 거부감도…”왜 암호화폐와 코인거래소냐”

암호화폐와 코인거래소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도 적잖았다. 또 CPT가 상장된 업비트에서 본인인증 과정을 거치다 지급을 중도 포기하는 경우도 생겼다

김성현 씨(29)는 CPT 토큰을 받기 위해 삭제했던 업비트 애플리케이션을 다시 설치했다. 그러나 여러 단계로 이뤄진 인증 절차에서 손을 멈췄다. 김씨는 “그냥 적립금이나 포인트로 주는 것과 암호화폐를 주는 것 사이에서 큰 차이를 아직 모르겠다”며 “그냥 왓챠 내에서 쓰게 해주면 편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은솔 씨(25) 또한 CPT 지급 과정에서 업비트 인증 절차와 5만 원 이상 출금에 적용되는 22%의 제세공과금이 장벽으로 다가왔다고 전했다.

일부 사용자에게는 암호화폐라는 단어가 거리낌을 주기도 했다. 김미희 씨(29)는 “비트코인 같은 건가 싶어 그냥 지나쳤다”고 말했다. 이지민 씨(25)는 “가상화폐 인식이 좋지 않은 때 ‘왜 굳이’라는 의문이 들었다”며 “왓챠에서 콘텐츠 프로토콜을 어떻게 활용할지 걱정 반, 기대 반”이라고 밝혔다.

소셜미디어 트위터에서는 ‘왓챠 코인’을 검색하면 “누구나 받을 수 있는 보상 시스템이라고 공지해놓고 갑자기 업비트가 왜 나오느냐”는 성토가 등장한다. “내 활동에 대한 보상으로 왜 비트코인을 주는지 모르겠다”는 의견도 잇따랐다

출처: 업비트 앱
업비트에서 여러 인증을 거치면 CPT 지급이 완료된다.

◆ 녹록지 않은 데뷔 무대 선 ‘왓챠 토큰’…관건은

‘왓챠 토큰’은 녹록지 않은 데뷔 무대를 앞두고 있다. 사용자가 제공한 빅데이터를 콘텐츠 제작사와 활용, 국내 콘텐츠 업계 전반에 기여하겠다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이런 사용자들의 우려를 해소해 나가야 한다.

가장 중요한 미션은 실사용자의 수요와 공급 고리를 형성하는 것이다. CPT 토큰은 ‘CPT 스토어’(가칭)를 통해 왓챠 구독을 비롯한 여러 문화 콘텐츠 소비에 쓰일 예정이다. 스트리밍 이용권, 영화예매권, 영화 관련 굿즈를 CPT로 사는 거래 플랫폼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CPT 스토어의 오픈 시점은 오는 3월로 예상된다.

CPT는 일반 사용자뿐 아니라 콘텐츠 제작사, 유통사에도 쓰일 계획이다. 원 대표는 “사용자 데이터에 접근하기 위해 이들은 CPT를 구매해야 한다”며 “사용자들이 콘텐츠 제작 및 유통을 위한 양질의 데이터를 제공할수록 CPT를 활용하는 콘텐츠 제작사, 유통사가 늘어나면서 값어치가 생긴다”고 설명했다.

CPT는 암호화폐 시장에서 현금과 맞바꾸는 것도 가능하다. 업비트는 CPT 에어드롭 이벤트 공지를 통해 “이번 이벤트 환율은 CPT 공모가 기준 1 CPT 당 1.658원으로 책정했다”고 전했다. 곧 현금으로 교환하는 매매 시장도 열릴 예정이다.

원 대표는 “CPT를 처음 접하는 사용자 중 ‘포인트라고 생각했는데 왜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받느냐’는 반응이 있는 것으로 안다”며 “CPT가 현금화 가능한 포인트, 초창기에 참여한 후 네트워크가 커지면서 가치가 점점 올라가는 포인트로 받아들여졌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어 “3월에 본격적으로 선보일 사용처도 왓챠 구독뿐 아니라 여타 콘텐츠 서비스 및 재화 구매가 가능하도록 진행 중”이라며 “CPT라는 포인트가 왓챠를 포함한 콘텐츠 영역에서 두루두루 쓰인다는 특성이 사용자에게 제대로 전달되는 게 적절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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