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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력 만렙 배우, 라미란과 염혜란의 공통점

조회수 2021. 5. 13. 10:1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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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드라마 '경이로운 소문'에서 치유 능력을 지닌 히어로로 분한 염혜란에게 실제 초능력이 있다면 아마 변신술일지도 모르겠다. 영화 '증인'에서 살인 용의자로 지목돼 마지막에 소름 끼치는 반전을 선사한 ‘미란’, 그리고 당당한 전문직 여성인 동시에 속 썩이는 남편을 사랑하는 '동백꽃 필 무렵'의 ‘자영’. 그 사이 무수히 많은 염혜란의 얼굴들이 있다. 발을 들인지는 20년, 연극과 영화만 하다가 '디어 마이 프렌즈'로 TV 드라마 연기에 도전하면서 ‘잘할 수 있을까?’ 싶었다던 그는 이제 시청자가 믿고 보는 배우가 됐다. 하반기 기대작 여러 편에 이름을 올려놓은 염혜란이 이 다음에 보여줄 얼굴은 무엇일까. 

Q.

연극계에선 아름다운 연극인상, 동아연극상 등 수상 경력도 많고 일찍이 주목받았다. TV로 넘어와서 처음 맡은 역할을 기억하나?

A.

좀 길게 나온 게 '디어 마이 프렌즈'고 그 전에 OCN '동네의 영웅'이 있었는데 아주 잠깐 나온다. 기회가 닿아서 하게 됐는데 TV는 어떤 곳일지 궁금했다. 먼저 TV 작품을 찍었던 선배들에게 연락해서 뭘 어떻게 해야 되느냐고 많이 물어봤다. 

Q.

드라마 연기에 어떤 두려움이 있었나?

A.

연극배우들이 TV라는 매체에 적응하지 못해서 혼난다고 들었다.(웃음) 연결 맞추는 데서 ‘아까 거기서 오른손으로 하셨는데 왜 왼손으로 해요!’ 이럴까 봐. 연극배우들만 아는 대표적인 실수들이 있다. 카메라 없는 데서 연기하면 왜 안 보이는 데서 연기하느냐고 할까 봐.(웃음) 

그날도 기억이 난다. '동네의 영웅'에서 어려운 장면은 아니었는데 빨래를 개면서 계속 대사를 해야 했다. 연결을 맞춰야 하니까 청바지 그다음은 뭐, 외우면서 연기했는데 너무 빨리 오케이가 난 거다. 그러고 바스트 숏을 찍는데 얼른 스크립터분이 오셔서 먼저 이거 갰고 다음은 이거 갰다고 얘기해줬다. 나는 맞춘다고 외웠는데 또 못 맞췄고. 그런 게 힘들었다. 

Q.

먼저 연극계에서 영화나 TV로 넘어온 선배 여배우 라미란, 이정은 등을 자주 언급하는 편이다. 평소에도 연락하고 가깝게 지내나? 

A.

사실은 작품을 할 때 동료 배우들과 친해지지 못한다. 어떻게 연기할까 내 거만 생각하다가 친해질 겨를이 없다. 미란 언니는 '걸캅스' 때 선배님, 선배님 하다가 못 친해지고 이번에 '시민 덕희'에서 다시 만났다. 이제 겨우 언니라고 하면서 단톡방에서 얘기하는 상황이다. 

정은 선배님은 연극 하실 때부터 내가 워낙 팬이었고 좋아하는 선배다. 서로 아는 사이는 아니고 나만 그분 연기를 무척 좋아했다. 같은 작품을 해야 확 친해지는데 언니는 극단이 없었고 나는 극단이 있었기 때문에 만나지 못하다가 '동백꽃 필 무렵'에서 딱 만났다. 그런데 같이 나오는 신이 없더라.(웃음) 

Q.

젊은 여성 팬도 많이 생겼다. 주변에 염혜란의 팬이 되었다는 사람이 많은데, 알고 있나?

A.

정말? '경이로운 소문'을 하면서 소년 팬이 많이 생긴 건 체감한다. 엊그저께도 초등학교 5학년 남자애들이랑 놀이터에서 사인회를 했다.(좌중 웃음) 어떻게 된 거냐면 내 지인의 아들이 공원에서 쓰레기 줍는 활동을 하고 있었는데 내가 옆을 지나간 거다. 

“이모!” 하고 부르길래 인사를 했더니 옆에 있던 남자애가 나를 알아보고 “오!” 한 거다. 아이들이 쓰레기 다 줍고 돌아올 때쯤 내가 화장실에 가느라 없었는데 돌아오니까 어디 갔다 왔느냐고 난리가 났다. 그래서 몇 명한테 사인을 해줬고 나를 모르는 애들도 “뭐야? 누구야?” 하면서 다 사인을 받아가서 사인회장이 됐다. 

Q.

배우가 되기 전에 직장 생활도 했다고 들었다. 처음 배우가 되고 싶다고 생각한 순간을 기억하나?

A.

대학교 1학년 때 처음 연극을 하고 나서였던 것 같다. 연극을 준비하면서 함께 만들어가는 동질감과 공동체 의식이 들어 참 좋았다. 나는 하찮고 아무것도 못 하는 존재인 줄 알았는데 잘하는 게 있다는 걸 알게 돼서 자존감도 높아졌다. 

공연을 앞두고 독감에 걸려서 고생했는데 “배우는 무대에서 네 몸이 네 게 아니야.”라는 얘기를 듣고 배우라는 존재가 너무 멋있게 느껴졌다. 연기하면서 심장이 뛰었고 또 잘한다 잘한다 하니까 그 칭찬이 진짜인 줄 알고 칭찬을 먹고 컸다. 

Q.

꿈이 있지만 자신이 없고 여건도 어려운 사람이 눈앞에 있다면 어떤 말을 해주고 싶나?

A.

겪어봤으니까 더 쉽게 말을 하지 못하겠다. 얼마나 힘든지 아니까 ‘하고 싶은 그 일을 계속해봐’ 이런 말은 못 하겠다. 어른이 된다는 건 그런 거 같다.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사는 게 맞는지도 모르겠다. 하고 싶은 일이 뭔지도 모르겠고 하고 싶다고 능력이 따라주는 것도 아닌데 너무 쉬운 말이잖나. 

힘든 말이라는 건 아는데 내가 젊었을 때를 돌이켜보면 주저했던 게 후회된다. 삶에 있어서 뭔가를 한번 저질러보거나 도전해보지 못한 데 대한 후회가 남는다. 왜 그때 좀 더 과감하지 못했을까, 좀 실패해도 누군가 나한테 책임지라고 하지는 않았을 텐데 스스로 위축돼서 주저했었다. 지금이 가장 빠른 때고, 우려되더라도 뭔가를 해보면 좋겠다고 말해주고 싶다. 

글. 양수복

사진. 신중혁

스타일리스트. 이진혁

헤어. 조은혜

메이크업. 김민지

*전문은 빅이슈 250호에서 읽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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