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거래 어플의 상상도 못한 기능ㄴ('0')ㄱ

조회수 2021. 5. 10. 18:4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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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웨이스트 실천, 덕질 굿즈 구매까지?

새것은 새 맛에 좋다고 하지만, 다양한 중고거래 플랫폼은 우리에게 생각지도 못한 물건을 발견하게 하고, 예상 밖의 인연을 만들어주기도 한다. 돈을 주고 구매한 물건 외에도, 뜻밖의 새로움을 가져다주는 중고거래엔 어떤 매력이 있는 걸까. 아직은 중고품에 고개를 갸웃거리게 되는 당신에게, n차 신상에 빠진 세 사람이 각자 중고거래를 즐기는 방법에 대해 들려줬다. 

중고거래를 통한 재활용의 선순환

주로 어떤 물건을 중고로 거래하나?

오래전부터 네이버 카페 ‘중고나라’에서 여러 가지 물건을 구매했다. 아이 옷과 신발부터 소꿉놀이 장난감 등 다양하다. 특히 트램펄린이나 미끄럼틀 따위는 덩치가 크고, 막상 구매해도 잠깐 사용하고 방치하게 되기 때문이다. 유모차나 바운서 등을 사기도 하고 팔기도 했다.

직거래를 통해 동네 주민들도 자주 만나는 편인가?

아이들은 금방 자라기 때문에 옷이나 신발을 사도 몇 번 못 입히고 신기는 경우가 허다하다. 너무 해진 옷은 버리고, 상태가 좋은 옷은 주로 무료 나눔을 한다. 우리 동네엔 결혼이주여성 가족이 많이 거주하는데, 아이용품을 거래할 때면 중국이나 베트남, 필리핀에서 온 어머니들을 만나곤 한다.

중고거래를 통해 사면 좋은 물건을 추천한다면?

플라스틱 장난감은 구매할 당시엔 새 물건 냄새가 많이 나는 편이다. 반면에 아이가 있는 집에서 사용했던 물건을 구매하면 접착제나 플라스틱 냄새가 많이 빠져 있어서 안심할 수 있다.

중고로 ‘이것까지 팔아봤다’ 혹은 ‘사봤다’ 하는 물건이 있다면?

판매한 건 아니고, 택배 상자 등에 동봉된 아이스 팩을 무료 나눔으로 전달했다. 버리기 아까워 모으다 보니 어느새 20~30개가 되어, 이유식을 판매하는 동네 주민분께 드렸다. 이후 전속 계약(웃음)을 맺어 아이스팩이 어느 정도 쌓이면 그분께 전달해 재활용하고 있다. 선물 상자나 종이 가방도 버리기 쉽지만, 대체로 깨끗하기 때문에 재활용하기 좋지 않나. 이런 물건도 무료 나눔을 한다. 차를 내려 마시는 걸 좋아해서 보이차 등을 저렴하게 구입했다.

최근엔 무형의 서비스인 지식을 거래했다. 얼마 전 주식 투자를 시작하려는데, 도저히 혼자 힘으로 공부하기 어려워서 당근마켓에 ‘주식 투자 기초를 가르쳐주실 분을 찾는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그 글을 보고 연락한 분께 한 시간 정도 주식에 대한 강의를 들었는데, 치킨값 벌었다며 궁금한 점이 생기면 또 연락하라고 하셨다.


-O씨, 40대 주부·사업가

중고품에 남아 있는 덕질의 역사

주로 어떤 물건을 중고로 거래하나?


아이돌 그룹이나 애니메이션 캐릭터 등을 덕질 한다. 한국에서 이미 품절되었거나 해외 직구로만 살 수 있는 각종 굿즈나 포스터, 음반 등이 대상이다. ‘키워드 알림’을 설정해두고, 원하는 물건이 올라오는지 지켜보는 편이다. 당근마켓의 경우 ‘동네인증’ 절차가 있어 ‘덕메’(덕질 메이트)들과 자신의 동네에서 판매 중인 굿즈를 공유하며 대신 사다 주기도 한다. 

그러다 보면 같은 대상을 덕질 하는 사람도 마주치나?


‘휴덕’ 중이거나 ‘탈덕’ 한 몇몇 분과 만난 적이 있다. 오랜 시간 모아온 캐릭터 굿즈 등을 대거 처분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새로운 굿즈를 사거나 다른 대상을 덕질 하기 위한 자금을 마련하려는 의도인 것 같다. 나는 열정적으로 굿즈를 사러 갔는데, 그분의 덕질은 끝났다는 사실이 신기하기도 했다. 그분에게 한 번에 열 개 정도의 물건을 구매했는데, 서비스처럼 다른 굿즈 여러 개를 끼워 주셨다.


덕질용 굿즈 외에 중고거래를 통해 사면 좋은 물건을 추천한다면?


작년 한 해는 온라인 강의로 캠퍼스 라이프를 어영부영 보낸 시간이었다. 얼떨떨한 느낌이랄까. 처음엔 밖에 나갈 일이 별로 없다 보니 화장품이나 옷, 가방, 신발을 거의 사지 않았는데, 어느 순간 한계가 왔다. 오히려 그동안 쓰지 않은 돈을 모아 고가의 니치 향수나 질 좋은 옷 등을 사고 싶어진 것이다. 다만 정가로 구매하기엔 부담스러워 당근마켓이나 ‘번개장터’ 등에서 수시로 매물과 시세를 알아봤다. 특히 단종된 향수나 10~20년 전에 나온 디자인의 옷을 발견할 때 기분이 좋다. 운이 좋으면 명품 의류도 건질 수 있다.

새 상자에 담긴 꽉 차 있는 향수도 좋지만, 반 혹은 그보다 적게 남은 향수는 값이 싸고 부담스럽지도 않다. 옷이나 향수에 쉽게 질리는 사람이라면 중고거래로 물건을 구매하는 게 훨씬 이득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산 물건이 맘에 들면 판매자가 파는 다른 물건도 마음에 들 가능성이 높다. 옷이나 화장품, 신발 등의 취향이 비슷한 사람이 이미 검증한 물건을 값싸게 사는 건 꽤 보람차고 기쁜 일이다.


-K씨, 20대 대학생

*전문은 빅이슈 250호에서 읽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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