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 아님주의※ 이웃집의 그 강아지와 고양이

조회수 2021. 4. 26. 17:4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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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의 백호랑이 (•ө•)♡

지난 2014년, 강아지 백호의 하루하루를 짧은 일기처럼 기록했던 ‘이웃집의 백호’라는 트위터 계정은 이제 44만여 명에 이르는 랜선 누나, 형들과 함께하고 있다. 두 반려동물은 ‘백호랑이’라는 애칭으로 불리고 있다. 

백호랑이의 ‘누나’ 승연 씨는 이런 관심과 사랑이 ‘기적 같은 일’이라고 반복해서 힘주어 말했다. 그는 아이들을 돌보고 애정을 기울이는 보호자일 뿐 아니라, 어쩌면 그들로부터 더 큰 사랑을 얻으며 다시 만난 세계에서 살아가는, 백호랑이의 ‘반려적 존재’가 아닐까 생각했다.

누나를 비롯해 초면인 사람들에게까지 관심받길 원하는 본투비 스타 백호와 그런 백호의 동생으로 살아가는 발랄한 이 집의 막내아들 호랑이와 함께 시간을 보냈다. 인터뷰는 보호자 강승연 씨와 진행했지만, 백호의 애교 어린 방해 공작과 더불어 호랑이가 백호와 뒹굴며 다투는 시간은, 사람의 언어로 담을 수 없지만 그 자체로 인터뷰의 중요한 비중을 차지했다. 승연 씨의 말마따나 “주인공은 백호랑이니까요”.

평소에도 백호랑이는 자주 사진이나 영상의 주인공이 되는데, 오늘 카메라 앞에서 아이들의 기분이나 상태는 어떤가요?

역대급 컨디션이에요.(웃음) 미세먼지가 가라앉은 참에, 어제 백호를 데리고 조금 멀리 다녀왔거든요. 그래서 백호가 기분이 엄청 좋은 상태예요. 호랑이는 베란다에서 바깥을 내다보는 걸 좋아하는데, 날씨가 좋아져 다행이에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백호의 산책 시간이 줄었다고 들었어요. 백호랑이의 건강을 위해 신경 쓰는 부분이 있나요?

백호는 하루에 두 시간 이상 아침저녁으로 산책해야 해요. 부슬비가 내리면 우비를 입혀서 나가지만, 지난해엔 폭우가 많이 내려 그조차 어려웠어요. 활동량이 확 줄어서 당시 몸무게가 1kg 정도 쪘었죠. 사람과 강아지의 1kg은 천지차이여서, 사람으로 치면 10kg가 찐 거라고 보시면 돼요. 지금은 정상 몸무게를 유지하고 있어요. 호랑이는 아픈 적이 없는 효묘(孝猫)고요. 

팬데믹 상황에서 백호랑이 팬들과 교감하는 방안으로 어떤 것을 고려하시는지 궁금합니다. 

백호는 낯선 사람에게 사랑받는 걸 좋아하고, 당연히 자신을 사랑할 거라고 믿는 ‘근거 없는 자신감’이 있어요. 첫 산책회 때 ‘백호가 이렇게까지 행복해할 수 있구나!’ 하고 느꼈는데, 지금은 그게 어려운 상황이죠. 직접 만나는 건 어렵더라도, 랜선 형, 누나들이 백호와 같은 시간을 공유할 기회를 마련하고 싶어요.

유튜브에 올리는 백호랑이 사료와 영양제 등의 리뷰에선 꼼꼼한 설명이 인상적입니다. 반려동물을 돌보는 분들의 반응이 궁금합니다.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기 전에도 어떤 제품이 좋은지 묻는 메일이 하루에도 40~50통씩 왔어요. 지금도 그렇고요. 많은 분이 궁금해하는 부분을 SNS상에선 설명하기가 어렵더라고요. 이런 부분을 영상으로 이야기하면 좋겠다 싶어서 유튜브를 시작했어요. 저는 백호랑이가 쓰는 용품 협찬이나 광고를 받지 않는데, 아이들이 먹고 쓰는 것에 타협하지 않는다는 신조 때문이에요. 다만 강아지용 우유 판매 수익금을 유기동물 보호소에 기부하는 식의 조건부 광고만 하고 있어요. 많은 분이 ‘이웃집의 백호’ 채널이 제품의 장단점을 가감 없이 이야기하고, 공부하기 어려운 분야를 알려주는 창구가 돼서 좋다고 하세요. 

백호와 호랑이는 강아지와 고양이의 성공적인 합사 사례이기도 해요. 두 아이가 ‘가족으로 함께 살아가기 시작했구나!’ 하고 체감한 때가 있나요?

이럴 때요. (인터뷰 도중 백호와 호랑이는 가볍게, 때론 격하게 장난을 쳤다.) 정말 싫으면 접촉도 안 하거든요. 두 아이는 쌈박질도 하고, 놀기도 해요. 

호랑이를 데려올 때 백호와 합사에 실패할 수 있다고 각오했기 때문에 만약을 대비해 집을 하나 더 얻었어요. 3개월간 백호와 호랑이의 합사 훈련을 하고, 안 되면 두 아이를 분리할 생각이었거든요. 그런데 다행히 백호랑이가 서로 받아들였죠. 호랑이는 백호가 있는 상황에서 성장해서 그런지 고양이 특유의 습성이 좀 덜해요. 백호가 물을 먹으면 꼭 따라가서 물을 마시고, 낯선 사람이 와도 숨지 않아요.

일하거나 촬영하는 누나를 보는 아이들의 모습은 어떤지 궁금해요. 

백호는 카메라에 거부감이 전혀 없는데 업무 전화를 받으면 화를 내요. “네, 곧 찾아뵙겠습니다.” 이렇게 끝인사를 하면 제가 외출해야 한다는 걸 알아서 그런 것 같아요. 백호는 제 출장에 동행하는 일이 익숙해져 그저 너무 행복해해요.

백호 입장에선 여행 가는 느낌이 들 것 같아요.

그렇죠. 어릴 때부터 한두 달에 걸쳐 아주 천천히 승차 훈련을 했더니, 차에 대한 거부감이 사라졌어요. 지난해 1월, 코로나19 확산 직전에 설경을 보여주고 싶더라고요. SNS에서 백호랑이 팬들께 혹시 눈이 쌓인 지역이 있으면 알려달라고 부탁했더니 댓글이 400여 개가 달렸어요. 다음 날 바로 함박눈이 펑펑 내리는 대관령까지 갔어요. 백호는 눈에 파묻혀서 수영을 하다시피 하며 다녔고요.

백호의 영향으로 승연 씨가 가장 많이 변한 점은 뭘까요?

모르던 세상을 알게 된 것 같아요. 백호는 외향 그 자체거든요. 눈만 마주쳐도 인사할 줄 알고, 새로운 환경에도 적응을 잘하고요. 저는 직장생활이 워낙 바빠 쉬는 날엔 무조건 집에 있었어요. ‘방구석 곰팡이’ 느낌으로요. 그런 제가 백호 덕에 이 동네에 공원이 있다는 걸 알았고, 꽃이나 나무 이름도 알게 됐어요. ‘어떻게 이런 애가 나한테 왔지?’ 싶어요.

글. 황소연

사진. 김슬기

전문은 빅이슈 249에서 읽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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