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기자가 쓴 소설보다 소설같은 소설

조회수 2021. 4. 20. 10:3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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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안한 주말, 무한정 돌려보는 스트리밍 서비스도 이제 지겹다면 따뜻한 차 한 잔과 함께 책을 들춰보는 건 어떨까. 빅이슈가 선택한 이달의 책 3권을 소개한다. 

고도일보 송가을인데요

기자의 취재노트를 훔쳐보는 기분이 들었다. 그만큼 생생하고 빠른 전개가 돋보인다. 현직 '한겨레' 기자인 송경화 작가는 소설 데뷔작의 주인공으로 고도일보 송가을 기자를 선택했다. 출입처인 경찰서 형사과에서 취재거리를 따내기 위해 “형님, 오늘 먹을 거 좀 없습니까?” 묻는 송가을은 경찰팀, 법조팀, 탐사보도팀을 두루 거치며 ‘좋은 기자’로 성장한다. 취재 성과만을 쫓지 않고 취재원을 설득하고 여파까지 고민하는 송가을을 응원하게 되는 건 당연지사. 작가의 경험에서 시작된 이야기인 만큼 실제 사건이 떠오르며 비하인드를 추측해보는 재미도 크다. 특히, ‘대통령의 올림머리’ 에피소드는 세월호 참사 당일 ‘대통령의 7시간’이 연상되며 충격을 안긴다. 역시 현실만한 소설은 없다.


송경화 지음, 한겨레출판사 펴냄

삶의 무기가 되는 자본론

주식, 비트코인 등 투자 광풍이 분다. 투자를 안 하는 사람이 없고 시류에 뒤처지지 않으려고 급하게 투자처를 알아보는 사람들도 숱하다. 그런데 정말 괜찮은 걸까? 백이면 백 돈을 벌 수는 없는데, 돈이 돈을 벌어들이는 이 세상이 정말 옳은 걸까? '삶의 무기가 되는 자본론'은 이 세상을 해부한다. 칼 마르크스의 '자본론'을 토대로 현대사회를 지배하는 자본주의의 구조와 원리를 보여준다. 저자는 특히 '자본론' 이후 등장한 신자유주의 경제 사조를 비판하는데, 신자유주의가 자본을 만드는 데 도움이 안 되는 가치는 인정하지 않고 배격한다는 것. 그 외에도 공교육이 무너지는 이유와 영국 요리가 맛없는 이유를 자본주의에서 찾는 등 현대사회의 현상들을 '자본론'으로 바라보는 통찰이 흥미롭다.


 시라이 사토시 지음, 오시연 옮김, 웅진지식하우스 펴냄

가짜 행복 권하는 사회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유행하는 행복 열풍과 주류 심리학에서 말하는 행복이 ‘가짜’이고, 한국 사회에 엉터리 행복론이 만연해 있다고 선언하는 책이다. 저자는 돈이 곧 행복이라는 믿음을 전파하는 물질주의 행복론, 한순간의 쾌락만을 좇게 만드는 쾌락주의 행복론, 개인의 심리에 초점을 맞추는 주류 심리학을 비판하며 편향을 파헤친다. ‘마음챙김’, ‘치유’, ‘힐링’이라는 키워드에 회의적인 독자라면 일독을 권한다. 책의 3, 4부에서는 한국 사회에 필요한 진짜 행복을 위해 필요한 조건을 제시하며 ‘사회’(환경)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개인의 행복보다 사회적 행복을 추구해야 한다는 조언은 새겨들을 만하다. “산업재해로 하루에 약 여섯 명의 노동자가 죽고 자살로 하루에 수십 명의 이웃이 죽고 있는데, 나 홀로 아무 걱정 없이 살아가거나 명상이나 마음챙김을 통해 마음의 평화를 누리며 살아가는 것은 사회로부터의 자발적 격리일 뿐 행복이 아니다.”


김태형 지음, 갈매나무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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