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장례비용이 없어서 1일 행사 뛰러 간 이야기

조회수 2020. 12. 14. 15:5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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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칫날'의 두 주인공, 하준과 소주연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장례 업체는 상주인 남매에게 절차를 설명하며 자꾸 뭔가를 선택하라고 채근한다. 손님맞이 음식 메뉴 하나까지도 금액 차이가 있어 남매는 슬픔을 가눌 새 없이 이리저리 불려 다닌다. 국은 시래깃국 혹은 육개장으로 할지, 재단 꽃은 1단, 2단 중 뭘 할지 등등. 


장례 날 돈을 벌기 위해 남을 웃기러 가는 행사 MC 경만과 그의 동생 경미의 ‘최악의 하루’를 담은 영화 '잔칫날'은 일상의 아이러니를 담았다. 세상은 모든 게 돈이고, 그 빌어먹을 돈을 벌러 간 경만에게는 연속해 나쁜 일만 생긴다. 


누구나 겪을 테지만 아무나 겪을 수 없는 어떤 하루, 비일상과 일상을 오가며 관객을 펑펑 울리고야 마는 '잔칫날'의 배우 하준, 소주연을 만났다.

Q.

'잔칫날'에는 어떻게 참여하게 됐나.

A.

하준
 
경만은 슬픈 상황에서 남을 웃겨야 하는 아이러니한 인물이라 도전하고 싶었던 마음이 컸다. 다만, 이건 가짜로 하면 안 되겠다, 하는 생각을 했다.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는 경험은 누구나 있을 것이다. 언젠가 누구나 겪게 되는 ‘부모의 죽음’을 다루는 영화이기 때문에 내가 허투루 연기하면 안 된다는 생각을 했다. 

소주연
 
대본을 읽을 때 너무 참여하고 싶었는데, 오디션을 보면서 눈물이 나더라. 오디션을 많이 봤는데 울어본 적은 그때가 처음이었다. 그만큼 대본에 공감이 많이 갔다.

Q.

경만은 아버지가 돌아가신 날, 장례비가 없어
 지방으로 행사를 하러 간다. 영화에 돈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곤궁한 상황을 자연스럽게 표현하더라. 

A.

하준
 시나리오가 주는 진짜 이야기의 느낌이 있어서 이건 감독님의 자전적인 이야기가 아닐까 예상했는데, 역시나 감독님이 겪은 부분이 많이 반영됐더라. 경만에게 감독님의 모습이 많이 담겨 있을 것 같아서, 사적으로 감독님과 대화를 많이 했다. 

Q.


부모의 장례식을 배경으로 한 영화다. 이입이 힘들진 않았나.

A.

하준
 아버지의 장례를 치르는 장면이 트라우마로 남진 않았는데, 그 순간순간들은 미어지는 것 같았다. 연기하는 내가 진심으로 아프면 관객들도 아픔을 느끼는 것 같다. 사람들에게 정말 위로를 주고 싶은 마음으로 연기했다. 


소주연
 
가족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하면서 볼 수 있는 영화일 것 같다. 저는 현장에서 다 쏟아내고 역할에서 금방 빠져나오는 편인데, 영화가 끝나고 하준 오빠한테 “잘 털어냈냐, 괜찮냐.” 이렇게 마음 상태를 묻는 전화가 와서 ‘오빠는 한번 연기하면 헤어 나오기 힘든 스타일인가’ 생각했었다.(웃음) 


하준 맞다. 그런 스타일이다.(웃음) 영화 찍으면서 동생이지만 주연이한테 의지를 많이 했다. 경만이가 경미한테 의지하는 것처럼 나중엔 그랬던 것 같다.

Q.

경미는 장례식장을 비운 경만을 대신해 친척
어른들에게 계속 시달린다. 착해서 속으로 꾹꾹 울음을 참는 연기를 해야 했는데, 답답하기도 했을 것 같다. 

A.

소주연
그래서 경미가 너무 수동적인 인물로 보일까 걱정이 되더라. 그런데 한 기자님이 영화를 보시고 경미가 ‘K-도터’들의 한을 보여준 것 같다고 하셔서 위로받았다.(웃음) 한국의 딸들이라면 이 영화를 보고 내 이야기처럼 느낄 부분이 있겠구나, 싶더라.

사진. 김영배

비주얼디렉터. 박지현


소주연  

스타일리스트. 천유경 헤어. 보람(정남) 

메이크업. 한마음(정남)


하준  

스타일리스트. 진성훈 헤어. 김현철(블로우) 

메이크업. 김지영(블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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