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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이슈코리아

외국 박막례 할머니 유튜버?

랜선 외국 할머니 집 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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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유튜브에서는 할머니나 할아버지가 등장하는 채널들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요리하는 영상의 댓글을 읽다 보면 지금은 떨어져 살거나 돌아가신 조부모님을 추억하는 사람들이 많다. 공동체의 기억을 끌어내고 있는 할머니, 할아버지를 소개한다.


판잣집 쿠킹 쇼, 앙헬라 할머니

멕시코 서부 미초아칸주의 아리오데로살레스 마을에 사는 앙헬라 여사Doña Angela는 약 1년 전부터 멕시코의 슈퍼스타가 되셨다. 채널 이름은 ‘나의 농장에서 당신의 부엌까지’라는 뜻으로, 앙헬라 여사의 판잣집 부엌에서 진행되는 쿠킹 쇼다.


부엌에는 가스레인지 대신 온갖 냄비를 올려놓을 수 있는 화덕이 있고, 그 옆에는 바로바로 밀대로 밀어서 토르티야를 만들 수 있는 반죽이 한 더미 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앙헬라 여사의 접시와 컵인데, 다소 삭막해 보이는 조촐한 부엌에서 화려한 꽃무늬와 밝은색 용기에 담긴 모든 것이 먹음직스러워 보인다.


단점이라면 단점인데, 영상을 촬영하는 앙헬라 여사의 딸들도 영어를 못해서 오직 스페인어로만 진행한다. (유튜브 본사에서 각각 구독자 10만 명과 100만 명 달성을 축하하는 실버 플레이 버튼과 골드 플레이 버튼을 보내줬는데, 멕시코인들에게 보내면서 영어로 된 설명서를 첨부한 것을 본 딸의 표정이 일품이다.)


하지만 영상 업로드 이후에 며칠만 기다리면 앙헬라 여사의 서포터스나 팬들이 자체적으로 자막을 만들어서 올려준다. 앙헬라 여사를 보고 각자의 할머니를 떠올리는 이들이 꾸린 커뮤니티가 오래 지속되길 바랄 뿐이다.    

토마토소스 90병 그까짓 거, 시아라파 할아버지

이탈리아 남부의 작은 마을 오르사라디풀리아에서 미국 뉴저지로 이주한 1939년생 파스콸레 시아라파Pasquale Sciarappa 할아버지가 레스토랑에서 일한 경력을 바탕으로 정통 이탈리아 음식을 만드는 모습을 보여주는 채널이다.


무려 2008년부터 활동을 시작한 베테랑 유튜버가 등장하는 이 채널의 묘미는 레시피 영상보다는 할아버지의 ‘썰’이다. “땀 흘리지 않으면 소스는 없다.(No Sweat, No Sauce.)”를 제창하며 토마토소스 90병을 만드는 영상에서는 옛날에는 다들 토마토를 각자 농장에서 따서 머리에 이고 돌아왔다는 이야기도 한다. 

젊은 시절 오르사라의 농장에서 일하는 사진을 같이 보여주자 살아 있는 역사를 보는 듯한 느낌도 든다. 다 만든 소스를 병에 담아 상자에 넣은 뒤 아기처럼 담요를 씌워주고는(뜨거운 온도를 유지하면서 숙성시키면 더 맛있다고 한다) 그 위에 뽀뽀를 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땀 흘리지 않으면 소스는 없다’는 말이 진리라는 생각이 든다.


다만 할아버지가 1세대 이주민이라 이탈리아 악센트가 매우 심하고 중간중간 이탈리아어도 섞어 써서 나름 미국 미디어를 통해서 이탈리아계 미국인의 발음에 익숙하다고 자부하는 나도 알아듣기가 힘들다. 


가끔 할아버지한테 ‘우스터소스’나 ‘이스트 효모’ 같은 단어를 발음하게 하는 영상이 올라오는데, 근래 거의 처음으로 유튜브 영상을 보면서 물개 박수를 치며 웃지 않았나 싶다. 

기름에 넣은 마늘이 조금씩 움직이면 본인도 춤을 추는 시아라파 할아버지. 할아버지의 주방은 언제나 반짝반짝 정갈하고, 할아버지는 1년 전에도 자선 모금을 위해 걷기 대회에 나가실 만큼 정정하다. 늘 건강하세요.
수양 딸 아들만 30명, 마마 셰리

마마 셰리라는 이름으로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샤리타 존스Charita Jones는 영국 브라이튼에서 미국 남부식 소울 푸드 레스토랑을 운영했었다. 2005년 존스는 <백종원의 골목식당>의 원형 격인 고든 램지의 <키친 나이트메어> 시즌 2에 출연했고, 램지가 거의 최초로 접시를 깨끗이 비우며(!) 화제가 되었다. 

존스가 방송에서 주목받게 된 이유는 음식 솜씨뿐만 아니라 긍정적이고 밝은 태도 덕분이었는데, 유튜브 채널을 진행하기에 매우 적절한 성격의 소유자였던 것이다. 


그녀의 삶 또한 매우 놀랍다. 결혼 후 딸을 둘 낳았지만 이혼하고, 수양 자녀를 30명 정도 두었다고 한다. 최근에는 자가격리 중 소년 구독자와 화상으로 통화하면서 함께 요리하는 영상도 업로드했다. 유튜브를 오래 보다 보면 각종 채널의 융성과 쇠퇴를 목격하며 시니컬해지게 마련인데, 이런 사람은 진짜 사랑이 넘쳐서 랜선을 타고 구독자들에게도 가 닿을 수도 있구나 싶다.  

문재연

영화 팟캐스트 ‘씨네는맞고21은틀리다’에서 수다를 떠는 것으로 모자라 브런치에서 puppysizedelephant라는 이름으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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