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페미니스트" 선언 후 힙합계에서 큰 파장을 일으킨 인물?

조회수 2020. 8. 5. 14:1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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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하게, 두려움 없이 래퍼 슬릭

슬릭은 드문 래퍼다. 여성 혐오적 가사가 ‘펀’하고 ‘쿨’하다고 생각하는 힙합계와 선을 그었고 사회적 소수자를 포괄하는 교차성 페미니즘을 자주 가사로 표현한다. 


여성 뮤지션들이 총출동한 예능 프로그램 Mnet 'GOOD GIRL: 누가 방송국을 털었나'를 통해 작은 선물에 크게 감동받고, 여성 동료들과의 협업을 진심으로 즐거워하는 모습이 귀엽다고 ‘순두부’ ‘행복한 고구마’라는 별명도 얻었다. 


‘지옥에서 온 페미니스트’가 ‘순두부’가 되었지만 변한 건 없다. 마지막 무대 위에서 슬릭은 ‘내가 필요했던 건 많은 돈이라기보다 내가 사랑하는 너가 나를 사랑하는 거야’라는 랩으로 사랑과 포용을 노래했다. 그건 쉽지 않다. 슬릭은 쉽지 않은 길을 가는 예술가다. 


‘인권 행사계의 장윤정’이었는데
‘GOOD GIRL’ 출연으로
전 국민에게 귀여움을 받고 있다.

하하. 이상하기도 하다. 집에서나 귀여움을 받았는데. 어색한 면도 있다. 귀엽지 않은 많은 면들을 알고 있기에 자기 자신을 귀엽다고 생각하진 않잖나. 그래서 나중에 안 귀여워지면 어떡하나 불안하기도 하고. 벌써 그렇다.(웃음) 

마지막 무대 ‘잘 나가서 미안’은
퀸 와사비와 함께했다.

사람들이 나와 와사비의 이미지를 다르게 받아들이는 줄 몰랐다. 와사비는 대기실에서 처음 만나 이야기하다가 친해졌다. 


음악 취향도 잘 맞아서 방송하는 내내 같이 무대에 오르자고 했었다. 우리를 다르다고 하는 이유를 모르겠더라. ‘겉모습이 달라서?’ 싶었고 오히려 공통점이 가장 많았던 친구였다. 

페미니스트 선언을
하면서
힙합계를 비판하고 멀어졌다.

힙합계에서 사회 소수자를 건드리는 게 짜증 났다. 모르고 쓰는 걸 텐데 너무 모르는 것 같고, 알려고 하거나 궁금해하지도 않는 게 싫었다. 


힙합이라고 혐오 표현의 사용이 정당화되진 않는다고 했더니 난리가 났다. 어느 포인트에서 버튼이 눌린 건지는 모르겠는데, 그 사건을 계기로 내 눈엔 더 많은 게 마음에 안 들기 시작했고 그들의 눈에도 마찬가지였을 거다. 

교차성 페미니즘을 지지한다.
여성 외에 다른 소수자들도
포괄하는 교차성 페미니즘을
어떻게 공부하게 됐나.

학문으로 공부하는 거와 실제 사람들이 공유하는 페미니즘은 조금 결이 다른 거 같다. 시류를 파악하기 위해 SNS를 들여다보는데, 한때 미러링이 큰 파장을 일으켰다. 


미러링의 쾌감이나 전복의 의미가 좋아서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했는데, 미러링으로 상처받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 

가사를 쓸 때
누군가에게 상처가
되지 않을까
검열하는 순간이
자주 찾아올 거 같다.

검열이라기보다 상처받을 사람을 생각하는 게 다정함에서 비롯되는 것 같다. 나는 다정한 사람이 되고 싶다. 얼마든지 상처주지 않는 방식으로 가사를 쓸 수 있다. 


물론 무의식적으로 쓰는 표현들이 있어서 고민은 많이 한다. 그래서 친구들, 주변의 음악 하는 사람들에게 자주 물어본다. 길은 분명히 있다. 

SNS에서 ‘서른 너머의 삶’에 대한
공포가 있다고 했다.
30대를 앞둔 여성들이
곧잘 느끼는 감정인데,
30대가 된 지금은 어떤가.

서른살부터는 어른이 되어야 하고 달라져야 할 거 같았는데 막상 되어보니까 아무것도 안 달라지고 어른도 안 되어서 어쩔 수 없겠더라. 


어쩌면 결과가 모든 걸 설명해주는 거 같다. 신념을 지켜온 사람이라는 내 이미지도 그렇다. 내가 만들려고 한 이미지가 아닌데 결과적으로 그렇게 보이고 있다. 비슷하게 지금처럼 엉망진창인 채로 살아도 될 거 같다. 세상이 멸망하진 않겠지. 

마지막으로 《빅이슈》 독자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만약 삶이 당신에게 자꾸 시비를 건다면 ‘네가 뭔데. 너나 잘해’라는 마음으로 살아보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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