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폐된 인형뽑기에 강아지'를 방치해도 학대가 아닌 나라

조회수 2020. 6. 18. 17:2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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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주가 개를 인형뽑기에 넣었다.

“견주가 개를 인형뽑기에 넣었다.”는 다급한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보호자는 몰티즈 한 마리를 인형뽑기 기계에 넣어놓고 ‘잘 키울 주인 찾습니다.’는 메모를 붙여놓았다. 


길을 지나가던 제보자가 황당해 경찰에 신고를 했으나, 경찰도 ‘동물학대가 아니라’며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며 돌아갔다고 한다.


출처: 동물행동권 카라

당일 기온이 27도까지 올라, 전날보다 6도나 높았던 수원시다. 더워지는 날씨에 밀폐된 공간 속에 있는 몰티즈가 잘못될지도 모르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동물보호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어처구니없는 사건은 ‘동물학대가 아닌 것’이 되었다.


우리는 즉각 수원시에 동물보호감시원 파견을 요청했고, 동물보호감시원(공무원) 연락처를 받아 현장 계도를 요청했다. 감시원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누군가 인형뽑기 속 개를 데리고 떠난 후였다.

반려견은 인형이 아니다

출처: 픽사베이

현장에 간 담당 감시원도 상황의 심각성을 몰랐다. 담당자는 ‘안에 배변패드랑 물그릇 다 있다. 동물학대 처벌감은 아닌 것 같다. 나도 여기까지 나올 필요는 없었던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심지어 동물등록 여부 및 소유권 이전도 동물보호감시원의 관리감독 사안이지만, 아직 지자체가 요구하는 동물보호와 동물권에 대한 인식 수준이 낮은 것에 책임을 물어야 할 것 같다.


인형뽑기 기계에 개를 넣어도 대수롭지 않게 넘어가는 나라, 한국. 견주가 인형뽑기 기계에 붙인 메모에는 개가 세 살이며 암컷이라는 정보가 기재되어 있었다. 키워온 가족을 버리기보다는 그나마 다른 가족을 찾아준 것을 다행으로 여겨야 할까? 

출처: 픽사베이

그 개가 품종견으로서 혹여나 번식장으로 가게 되는 것은 아닌지, 개 농장으로 가는 것은 아닌지, 동물학대 대상이 되는 건 아닌지… 모쪼록 개를 가엾게 여긴 좋은 분이 개를 데리고 가신 것이길 바랄 뿐이다.


상황은 종료됐지만, 동물보호법의 개정과 시민의 변화 없이 개를 인형뽑기 기계에나 넣는 일은 끝나지 않았다.


개를 팔지도 사지도 못하도록 하는 것, 아무나 동물을 입양할 수 없도록 하는 것, 입양한 동물에 대해 중성화를 해 책임질 수 없는 생명을 태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 


이 세 가지가 한국의 개들을 구할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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