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끝나지 않은 'N번방'.. 성범죄 묵인하는 대한민국

조회수 2020. 5. 4. 19:1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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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번방과 저널리즘
출처: pixabay

‘박사방’의 운영자 조주빈이 포토라인에 섰다. 수많은 언론이 그를 취재하기 위해 카메라와 녹음기를 앞에 들이밀었고, 이윽고 조주빈의 ‘말’이 전파를 탔다. 그는 피해자에 대한 사과는 전혀 언급하지 않은 채 손석희 JTBC 사장, 윤장현 전 광주시장, 김웅 기자 등에게 피해를 입혔다며 유명인의 이름을 소환했다. 누가 봐도 세간의 이목을 돌리려는 의도였다. 


언론은 그러한 그의 뻔한 의도를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조주빈과 그가 언급한 인물들의 관계를 보도하기 시작했다. 또한 조주빈의 평범한 대학 생활, 우수한 학점 등을 기사화하며 사건의 본질을 흐렸다. 많은 언론이 그를 ‘두 얼굴의 악마’라 표현했는데, 이 같은 단어는 가해자를 비정상적 존재로 타자화하여 사람들에게 예외적 사건으로 인식하게 한다. 

사실 디지털 성범죄가
이슈가 된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출처: pixabay

2000년대 여성 연예인들의 ‘성관계 비디오’ 유출 사건부터 100만 명 회원의 ‘소라넷’, 양진호의 ‘웹하드 카르텔’, 손정우의 ‘웰컴 투 비디오’, 정준영 ‘단톡방’까지. ‘n번방’ 이전에도 수많은 범죄가 존재했다. 


언론은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확실한 엄벌과 법적인 검토, 피해자 지원으로 이어질 수 있는 보도를 해야 한다. 사건의 실체를 알림과 동시에 성범죄를 유발하고 피해를 묵인하고 유발한 사회구조를 알리는 것도 중요하다. 


범죄자가 강력한 처벌을 받게 하는 것은 물론이고 성범죄에 대한 한국 사회의 인식을 개선하지 않으면 ‘n번방’은 계속 생겨날 것이다. 저널리즘은 문제를 파헤치고 직시해 사회 개선으로 이어지게 하는 데 발휘되어야 한다. n번방 사건을 보도하는 한국 언론의 태도에 저널리즘은 어디쯤 있는지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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