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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이슈코리아

대구 '코로나 병동' 간호사에게 지급된 부실 도시락... 열악한 의료 시스템을 고발합니다.

내가 있는 곳을 바꾸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믿음. 최원영 간호사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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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내 의료 시스템 문제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는 의료인이 바로 최원영 간호사다. 그는 2016년 공공기관 성과급제가 병원 내에서 시행될 때 환자에게 어떤 불이익이 되는지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이후 간호사 태움 문화의 피해자인 고 박선욱 간호사 사건 때 인터뷰를 하며 앞에 나서기도 했다. 최원영 간호사는 자신이 하는 말들이 모든 간호사를 대표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실명을 내놓고 말을 보태는 것이 현실 개선에 도움이 된다면 앞으로도 계속 목소리를 높이고 싶다고 한다. 내가 속한 곳이 바뀌면 다른 곳도 바뀔 수 있다고 믿는 최원영 간호사를 만났다.


코로나19 음압 병동에 자원했다고 들었는데, 언제 이동하시는 건가요.  

신청은 했는데, 자원한다고 마음대로 갈 수 있는 게 아니라서요. 기다리고 있으면 갑자기 연락이 와요. 지금은 언제 가게 될지 모르는 상태이고요.  


2015년, 메르스 병동 자원을 계기로 간호사의 현실이나 병원 내 의료 시스템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는데요. 

보통 사람들은 살면서 내가 피해를 볼 수도 있는 선택의 기로에 설 일이 별로 없잖아요. 어릴 때에는 독립운동가 위인전을 읽으면서 막연히 ‘내가 이 시대에 태어났어도 이분들처럼 할 수 있을까?’라는 상상만 했는데, 위험에 제가 나설 수 있는 사람인지 그때 처음으로 확인한 것 같아요. 


당시 메르스는 치사율이 35%이고 의료 쪽에서는 더 급박하게 인식했어요. 누군가 가야 한다면 투석을 할 줄 아는 사람이 가는 게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해서 자원했고요. 아, 내가 사회에 도움을 주는 이타적인 행동도 할 수 있는 사람이구나. 자신을 긍정하게 되는 계기가 됐어요. 


2016년, 병원 성과급제 시행 비판글을 페이스북에 올리시며 활동을 시작하셨죠.

병원에서 성과급제를 한다고 해서 다들 열심히 환자를 돌보는 게 아니라 그것 때문에 오히려 협력이 안 되고 환자에게도 피해가 가거든요. 병원에서 성과를 공정하게 매길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결국은 수익으로 판가름한다는 건데, 돈 나오는 구멍이 결국은 환자 주머니잖아요. 그럼 과잉 진료를 하게 되고, 애꿎은 환자에게 피해가 가고…. 병원이 수익에 집중하기 시작하면 그 피해가 고스란히 환자에게 가요.


그런 글로 불이익을 당하지는 않았나요.

서울대병원은 노조가 강한 편이라 크게 불이익을 당한 적은 없어요. 한 사람이 옳은 소리를 하고 나머지 아홉명이 틀린 얘기를 하면 맞는 말을 하는 한 사람이 괴짜가 되는 거잖아요. 그래도 저는 주변에서 같이 목소리 높여주고 지지해주는 분들이 많아서 괜찮은 것 같아요.


대구 경북대병원 간호사에게 지급된 열악한 식사 사진을 SNS에 올리셨습니다. 

저는 진짜 비범하고 뛰어난 그런 사람이 아니에요. 평범하지 않은 구석을 찾자면 왠지 익명 인터뷰일 것 같은 인터뷰를 실명으로 한다는 것? 그런데 저는 이미 그렇게 공개해버린 사람이라 되돌릴 수 없다고 해야 하나.(웃음) 실명일 때 기사의 신뢰도가 높아진다고 생각해서 필요할 때 저를 드러내고, 현직 간호사로서 인터뷰를 하는 것뿐인데 그런 사람들이 많지 않아서 눈에 띈 거죠. 저의 실재보다 대외적으로 부풀려진 것 같아서 부담스럽기도 해요. 


간호사 태움 문화가 ‘영혼이 재가 될 때까지 태운다, 궁지로 몰아간다.’라는 의미로 태움이라고 불립니다. 직장 내 괴롭힘인 태움에 대해 지적해왔습니다.

맞아요. 적은 인력에 일은 많고 신규 간호사가 들어오면 곤두서서 교육까지 해야 하니까, 그렇게 만드는 시스템이 문제예요. 가해자를 이해하자는 게 아니라, 그런 시스템에 문제가 없는지를 살펴보자는 거예요. 더구나 환자 목숨이 걸린 일이니 압박과 부담이 큰 상황에서 예민하게 되는 거죠. 노조에 있을 때 마음이 아팠던 사례가 있어요. 진술서를 보면 가해자도 번아웃이 온 상황 같았어요.


그런데 피해자에게 ‘가해자도 힘들었을 거’라고 말할 수는 없잖아요. 제가 가해자에게 감정이입을 하면 피해자는 마음의 문을 닫으니까요. 가해자도 자살 충동을 얘기하며 병가에 들어갔다가 사직했어요. 나중에 그 사건에 대해 이야기하다가 가해자 이름을 들은 다른 선생님이 “그 선생님 되게 좋은 분인데….”라고 이야기하더라고요. 그때, 내가 뭐라고 그 사람의 인생에 끼어들어서 준비되지 않은 사직을 하게 한 걸까 싶었어요. 그런 모든 일이 힘들어요. 


특히 포항의료원 관련된 오보(간호사들이 코로나19에 걸리기 싫어 집단으로 사표를 제출하고 무단결근했다고 기사를 냈으나 오보로 밝혀졌다.)를 지적하는  글에서는 분노가 느껴졌습니다.(웃음)

화난 게 느껴졌나요.(웃음) 그 기사는 해당 병원에 인터뷰도 전혀 하지 않고 쓴 기사 같았어요. 그게 원래 업무 강도가 높아서 이 사태가 터지기 전에 사표를 제출했던 간호사들이 상황 때문에 퇴직을 미루고 기다려준 거였거든요. 그분들도 병동 상황 때문에 원 래 계획했던 사직 시기보다 더 기다려서 일한 거였는데 그런 식으로 직업윤리까지 운운하며 오보가 나가니 너무 화가 났어요.  

젊은 여자가 하는 일이 비전문적이라는 사회적 편견이나 간호사만 ‘아가씨’로 불리는 등의 현실에 대해서도 지적한 적이 있습니다.

얼마 전 아침 뉴스에 코로나 병동과 연결을 했는데, 현장에 있는 사람이 “지금 의사는 인력이 충원됐는데 간호사가 부족하다.”라고 리포트하자 진행자가 “의료진은 충분한데 간호사가 부족하다는 거죠?”라고 했대요. 그런데 간호사가 의료진이거든요.(웃음) 간호사를 의사가 오더 낸 대로 시행하는 사람쯤으로만 생각하는 것 같아요. 간호사가 전문성이 있는 직업 임에도 불구하고요.


의료 일선에서 일하는 간호사들은 환자와 직접 마주치는 사람이니까 기계 조작법도 알아야 하고, 약물에 대해서도 공부해야 해요. 의사의 오더를 이해하고 환자의 회복 흐름과 현 상태를 다 알아야 의사 오더가 잘못 나왔을 때 지적할 수 있거든요. 의사가 부족해서 오더를 잘못 낼 수 있다는 게 아니라, 환자의 상태 변화를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이 간호사이기 때문이에요. 간호사가 의사에게 어떻게 말하느냐에 따라서 환자의 결과가 달라져요.


간호사님의 꿈은 뭔가요.

저는 한국 의료 시스템을 노동자와 환자가 안전하고 건강할 수 있는 방향으로 바꾸는 데 기여하는 삶을 살고 싶어요. 거기에 ‘평생을 바쳐도 좋겠구나!’ 생각했거든요. 제가 속해 있는 곳의 이름이 ‘건강권 실현을 위한 행동하는 간호사회’인데, 딱 그 말이 제 목표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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