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크리트로 만든 궁극의 불침 전함 'USS Drum'
필리핀의 수도 마닐라 앞 마닐라만
드나드는 배들이 지나야 하는 좁은 길목에
함포를 장착한 전함 하나가 보인다.
소위 미해군 군함
‘USS Drum’으로 불린다고.
군함을 무려 콘크리트로 만들었다는데
미국은 콘크리트로 만든 배를
무슨 수로 바다에 띄울 수 있었는지
1898년 미국-스페인 전쟁에서
필리핀을 차지한 미국은
마닐라항의 상시 방어가 필요했다.
해안 앞 바다로 나가 적 함에 맞설
함대와 해군 등등이 많으면 좋겠지만
무기와 군인이 여유있는 군대는 없는 법.
그래서 미국은
마닐라만 입구에 흩어져있는
4개의 섬들에 주목했고
전함을 대신해 섬들을 무장하고
요새화 하는 계획을 추진한다.
그 중 가장 작은 섬 '엘 프레일(El Fraile)'
갯바위 낚시나 할만한 바위섬 되시겠다.
해안포를 장착하자니
평탄한 바닥도 없고
포구를 뚫자니
암반 강도도 적절치 않아
고민 끝에 아니, 고민 1도 없이
1. 바위섬을 다 때려 부수어서 밑둥만 남긴다.
2. 콘크리트를 때려 부어서 전함처럼 만든다.
3. 갑판 같은 평탄면에 함포를 설치한다.
1909년부터 5년 간 건설 후
길이 100m, 폭 45m, 높이 12.2m
침몰하지 않는 전함의
탄생 되시겠다.
14인치 2연장 주포탑 2기로 포 4문
측면에 6인치 포 4문
상부에 3인치 대공포 3문
외벽 두께 8~11m, 천정 두께 7m
당시 함포로는 파괴가 안되는
난공불락의 요새 되시겠다.
1941년 태평양전쟁 개전과 함께 일본은
필리핀을 침공해 점령을 확대했지만
강력한 방어력를 갖춘 드럼요새는
최후의 화력이 되다시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군의 포격과 공습을 당한
연합군사령부는 함락 직전에 몰렸고
필리핀 전역의 연합군은 항복하면서
마침내 일본군이 드럼요새를 차지하게 된다.
마닐라만 공방전 2년 후
미군은 필리핀 수복을 시작하며
드럼요새를 탈환하려고 했지만
요새의 최강 방어력은
또다시 미군에 난제가 되었다.
1945년 4월 13일 미군은
드럼요새에 몰래 침투해
엄청난 기름을 섬 내부에 주입하고
폭약을 설치하고 빠져나와 대폭발시킨다.
맹렬한 화염 속에 섬은 5일간 불탔다.
일본군 65명을 다 태워 죽인 후
미군은 요새를 탈환했다.
2차세계대전 이후
전쟁의 양상은 크게 달라졌고
용도가 폐기된 드럼요새는
방치되어 그자리에 그대로
남았다고 전한다.
구성 및 제작 / 디지틀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