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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도 '외국인 노동자' 코로나19 의무 검사.. 차별 논란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전체 국내 확진자의 10% 정도가 외국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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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노동자 밀집지역인 구로역에 마련된 임시 선별검사소

출처뉴스1

서울시를 포함해 국내에서 일하는 외국인들에게 의무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도록 행정명령을 내리는 지자체가 늘고 있다.

박유미 서울시 시민건강국장은 18일 정례 브리핑에서 진단검사 행정명령은 "전 외국인이 아닌 노동자만을 대상으로 한다"며 "서울시는 외국인 노동자의 건강과 사업장의 안전을 확보하고, 지역감염을 선제적으로 차단하기 위함"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하지만 이 같은 행정명령은 외국인에 대한 차별이라는 지적과 함께 인권침해 우려가 일고 있다.

한편 이날 경기도는 외국인 노동자를 채용할 때 코로나19 진단검사를 의무화하고 음성이 확인된 사람만 채용하는 내용으로 검토했던 행정명령을 시행하지 않기로 했다.

외국인 의무 진단검사

서울시는 전날부터 오는 31일까지 2주간 '외국인 노동자 코로나19 진단검사' 행정명령을 시행한다. 사무직을 포함한 국내에서 일하는 모든 외국인 노동자가 대상이다. 지난해 말 기준 법무부가 파악한 외국인 노동자는 6만여 명이다.

유학생이나 관광 목적으로 체류하는 외국인은 의무 검사 대상이 아니다.

미등록 외국인 노동자도 '의무적으로 검사'를 받아야 한다. 단 비자 확인 없이 익명으로 검사를 받을 수 있으며, 이 과정에서 수집된 정보는 방역 목적으로만 사용된다. 코로나19 진단검사비와 확진 시 치료비는 모두 무료다.

이 처분에 따르지 않으면 2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고, 처분 위반으로 코로나19에 감염돼 발생하는 방역 비용 등에 대해 구상권이 청구될 수 있다.

외국인 확진자는 얼마나 증가했나

서울시 행정명령 시행 첫날인 17일 외국인 노동자 4139명이 검사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출처뉴스1

설 연휴 이후 국내 확진 외국인의 비율이 높아졌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국내 확진자의 10% 정도가 외국인이다.

지난 2월 경기 남양주시 플라스틱 공장 집단 감염을 시작으로 양주시 섬유 제조업체 집단감염, 동두천시 외국인 근로자 집단 감염 등 외국인 노동자와 관련된 크고 작은 집단감염이 발생했다.

서울시는 남양주, 동두천 등에서 발생한 집단감염을 고려했을 때, 동일 생활권인 서울시에서도 확산할 우려가 있는 상황이라는 입장이다.

박 국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지난 3개월간 서울시 확진자 중 외국인 비율은 6.3%로, 2020년 11월~12월의 2.2%에 비해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행정명령을 8·15 집회 등 대규모 집단감염 사태 당시 진행했던 지역 방문자 전원 진단검사에 비유했다. 이어 "서울시는 방역 상 위험도가 높은 불특정 다수에 대해 검사 이행 명령을 조치했으며, 그 경우에도 해당 집단의 안전성 확보를 위한 적극적 방역조치였다"고 말했다.

앞서 경기도와 강원도, 경상북도와 전라남도 등이 외국인 노동자 확진자가 늘고 있다는 이유로 외국인 노동자 진단검사 행정명령을 내린 바 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지난 15일 정례 브리핑에서 "외국인 근로자 중 연령이 젊은 층이 많아 대부분 증상이 없거나 증상이 굉장히 경미해 조기에 발견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정 청장은 외국인 노동자의 경우, 정보에 대한 접근이 제한적이고 기숙사 생활로 인한 집단 감염 위험이 높다는 것을 고려해 "지자체별로 검사를 무료로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방역을 명분으로 한 또 다른 차별'

지자체들의 이 같은 조치에 일각에서는 해당 집단을 역학적 근거가 없는 상황에서도 코로나19 감염원으로 낙인찍을 수 있다는 점에서 차별적이라고 비판했다.

외국인이주노동운동협의회는 전날 성명서를 내고 외국인 노동자 진단검사 행정명령은 "과잉 행정이며, 차별과 인권침해"라고 지적했다.

또 "코로나19 발발 초기 이주 노동자들에게 공적 마스크조차 살 기회를 주지 않았던 정부와 재난지원금 차별을 당연시했던 정부와 지자체들은 이제는 방역을 빌미로 이주노동자들에게 강압적 행정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경기도는 1인당 10만원씩 지급했던 1차 재난기본소득에 외국인을 포함시키지 않았다. 경기도 외국인 주민은 48만 명이 넘는다. 단 올해 지급된 2차 재난기본소득에는 외국인과 외국국적동포가 지원 대상에 포함됐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지난 15일 경기도의 외국인 노동자 대상 코로나19 진단검사 행정명령이 "차별적이며 외국인에 대한 혐오"라는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 작성자는 "경기도에 거주하고 일하는 한국 국민들에게는 이런 행정명령이 내려지지 않았다"며 "특정 사업장, 코로나19 확진자가 많이 나타난 지역의 모든 사람이 코로나19 검사를 받도록 하는 것이 더 적절한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이는 외국인에 대한 부당한 인종차별 행위로 너무 어처구니가 없다"며 "국제적으로 망신당할 수 있는 인권침해 행위"라고 적었다.

임시 선별검사소에 사람 몰려

11일 경북 경산의 한 건설현장에서 외국인 근로자들이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고 있다

출처뉴스1

전날부터 시작된 외국인 노동자 진단검사 행정명령에 일부 임시 선별 검사소가 붐비는 현상이 나타났다.

박 국장은 서울시가 직접 나가 확인해본 결과, 일부 검사소에서 긴 대기 시간이 발생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외국인 노동자 밀집지역인 구로구, 금천구, 영둥포구의 임시선별검사소 운영 확대뿐 아니라, 찾아가는 '소규모 집단 선제 검사' 일정도 앞당기겠다고 했다.

하지만 외국인들 사이에서는 이번 행정명령이 차별적이라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국외 거주자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왜 한국에서 일하는 외국인이라는 이유만으로 검사를 받아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글과 함께 인권위에 진정을 접수하는 법을 소개하는 글도 올라왔다.

한국에서 기자로 근무하고 있는 켈리 카슬리스는 서울시의 이번 행정명령 결정이 굉장히 실망스럽다고 BBC 코리아에 전했다.

카슬리스는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은 여권이 다른 사람일 뿐인데, 외국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우리가 모두 코로나19에 감염될 확률이 높다고 생각하는 이유에 공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저같이 면역결핍증이 있는 사람은 코로나19 증상이 의심되는 사람이 모이는 검사소에 가는 것도 큰 부담이거든요. 그런데 제가 검사를 받아야 하는 근거가 뭔지도 잘 모르겠어요. 근시안적이고 불공평한 대책이라고 생각해요. 개인적으로 불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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