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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 News | 코리아

'16살에 겪은 강압적 통제... 그게 정상인 줄 알았다'

건강한 관계와 학대의 경계가 항상 뚜렷한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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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압적 통제

출처BBC/Emma Lynch

아래 기사에는 다소 불편한 내용이 포함돼 있습니다.

건강한 관계와 학대의 경계가 항상 뚜렷한 것은 아니다. 지속적으로 영향을 주지만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친밀한 관계에서 '강압적 통제'는 정신과 신체에 악영향을 끼친다.

영국에 사는 사라(가명)는 16살 생일을 앞두고, 학교에서 잭(가명)이라는 남학생과 가까워졌다.

몇 주 대화를 주고 받다가 어느 날, 잭은 사라에게 함께 공연을 보러가자고 청했다.

사라는 처음엔 긴장이 되어 자신의 친구들도 올 수 있는지 물었다.

하지만 잭은 "나는 우리 둘만 있었으면 한다"며 "이게 우리가 함께 할 수 있는 유일한 기회"라고 설득했다.

잭을 좋아하는 감정이 커졌기에, 사라는 밤에 혼자 걷는 것이 두렵긴 했지만 그와 함께 시간을 보내러 갔다.

몇 달 후, 두 사람은 공식 커플이 됐다.

어느 날, 두 사람은 하우스 파티에 초대받았다.

외출에 앞서, 사라는 옷을 입어보고 있었다.

"너무 노출이 심해."

잭의 의견에 사라는 다른 옷을 선택했다.

다른 남자들과 이야기를 나눌 때면 잭은 "너는 내가 질투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불평했다.

다른 남학생들과의 대화는 그저 잡담 수준이었지만, 사라는 남자친구가 불편했다면 그가 옳았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간섭 좀 그만해!'

대입 시험을 치르는 상황 속에서 잭은 일부 마약류에 손을 대고 있었다.

사라는 그런 잭이 너무 걱정스러워 이야기를 했다.

그러자 "간섭 좀 그만하라"는 말이 돌아왔다.

그 이야기를 꺼낼 때마다, 잭은 사라가 자신을 통제하려 한다고 비난했다.

그 말에 사라는 구글에 '나는 간섭이 심한 사람인가?'라는 문장을 검색해보기도 했다.

잭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많아질수록 다른 친구들과는 멀어지게 됐다. 잭은 새로운 관계를 시작하면 나타나는 일이라며 이런 말을 했다.

"어쨌든 난 네 친구들이 맘에 안 들었어."

그러던 중, 대입 시험인 A레벨 결과가 나왔다.

잭은 A등급 2개와 B등급 1개를 받았고, 사라는 A등급 1개와 B등급 2개를 받았다.

사라는 점수에 맞춰 선택한 대학에 들어갔지만, 잭은 다시 시험을 치기로 했다.

당시 잭은 사라에게 "가지 마, 왜 날 여기 두고 가려는 거야?"라고 했다.

또한, 사라가 대학에 가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면서 대학에 가는 건 의미가 없다고 말하곤 했다.

"돈 낭비야. 내가 생계를 책임질 거야, 그렇지 않으면 나 자신을 용납할 수가 없을 거야."

이제 23살이 된 사라는 두 사람의 관계가 처음 몇 년은 나쁘지 않았다고 했다.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초반엔) 그렇게 나쁘지 않았다는 거예요."

'강압적 통제'란?

강압적 통제는 하나의 사건에 국한될 수 없지만, 누군가를 모욕하고, 고립시키고, 통제하는 말과 행동을 하는 것을 뜻한다. 자유가 없고 '자신의 존재'는 거의 남질 않는다.

피해자들은 감정적 학대를 겪으면서 자신감과 자율성이 무시되는 상황을 경험한다. '정상'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알고 보면 학대였다는 사실을 알기 전까지 말이다.

강압적 통제의 속성은 스스로 학대당하는 패턴을 깨닫기가 어렵다는 것. 어떤 경우는 알아차리는 게 거의 불가능하다.

BBC TV 다큐멘터리 '이것은 강압적 통제인가( Is This Coercive Control?)'는 이 부분을 규명해보고자 했다.

BBC TV 다큐멘터리 '이것은 강압적 통제인가'

출처BBC

이 다큐에는 학생들이 출연해 강압적인 통제가 어떤 상황에 해당하는지에 관해 토의한다.

애정으로 포장된 감정적 학대가 무엇인지 알아보고,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를 알아본다.

그렇다면 집착과 질투가 강압적으로 변하게 될 때를 어떻게 알아차릴 수 있을까?

'그는 제 목을 부러뜨릴 수도 있다고 했어요'

학대 문제 인식재고를 위해, 영국 정부는 지난해 9월부터 학교에서 '관계 교육' 수업을 의무화했다.

교육 내용에는 학생들이 십 대들과 또한 성인들과의 관계에서 경제적, 정서적, 신체적 학대를 식별하는 방법이 들어가 있다.

사라는 자신도 잭과 사귀기 전에 이 내용을 알았으면 좋았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십대 시절, 사라에게 "너 참 예쁘다"라는 말은 "내가 너와 있어 주니까 넌 행운이야. 아무도 너를 원하지 않을 테니까"는 의미로까지 확장됐다.

사라는 남자친구에게 자신이 어떤 옷을 입는지를 상세히 알려주고 허락을 받아야 했다.

"잭은 입고 있는 옷을 보여주지 않으면 잘못된 거라고 저를 설득했어요."

가정 폭력은 살해라는 범죄로 귀결되기도 한다 (자료 사진)

출처Getty Images

하지만 사라는 어느 순간 자신의 친구들이 떠나갔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

잭이 비밀리에 그들에게 "사라는 너를 싫어하고 뒤에서 네 험담을 해"라는 메시지를 보냈다는 사실을 그땐 알지 못했다.

잭은 음식 등을 살 돈이 없다고 말하기도 했는데 그럴 때면 사라는 계속해서 많은 돈을 보내줬다.

하지만 그런 사라에게 잭은 이런 말을 했다.

"너 내가 자괴감 느끼게 하려고 그러는 거지."

대학 생활도 순탄치 않았다.

가끔 사라가 밤에 외출하려고 하면, 자크는 안된다고 종용했다.

그는 낯선 사람에게 약물을 받고 강간당하면 어쩌냐면서 자신을 잠도 못 자게 걱정시키지 말라고 강조했다.

삶의 제약을 느끼다

사라는 자신이 외출했다면 '지금 어디 있는지', '무엇을 하고 있는지' 묻는 메시지와 전화가 쇄도했을 것이라고 했다.

대학 생활을 하며 그는 삶에 제약이 많다고 알아차리기 시작했다.

"그 어떤 일에도 참여하기도 어렵고, 친구를 사귈 수 없을 것 같았어요. 방을 함께 쓰던 친구들이 우리의 관계를 이상하게 생각하더라고요. 저는 항상 남자친구에게 허락을 받았는데, 저는 그게 정상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도 이게 정상이라고 말했고요."

그러던 어느 날 잭은 사라의 학교를 찾아왔다. 그는 잭이 와서 하루를 같이 지낼 수 있도록 돈도 지불했다.

침대에서 사라가 잭의 가슴에 몸을 기대고 있을 때였다.

잭은 사라에게 "난 내가 원하면, 지금 당장 네 목을 꺾을 수도 있어"라고 했다.

친밀하다고 생각한 관계 속에는 압박감이 스며들어 있었다.

사라는 목숨이 위험하다고 느끼게 됐다.

'무서웠어요'

잭은 화가 나면 더욱 난폭해지곤 했다.

의자를 던지고, 물건을 부수고, 키스하는 것처럼 다가와서는 아무렇지도 않게 협박하곤 했다.

사라는 손을 뻗어 진정시키려고 하면, 잭은 자신을 밖으로 밀쳐냈을 것이라며 두려워했다.

"더 이상 그를 만나러 가고 싶지 않았어요. 무서웠어요."

대학 3학년이 돼서야 사라는 잭을 떠날 결심을 하게 됐다.

이미 '자유'는 사라지고 난 뒤였다.

함께 살던 친구는 사라에게 이 관계가 삶을 망친다고 조언했다.

"저는 정말 불행했지만 깨닫지 못했습니다. 매일 자신을 의심하게 만드는 관계는 있어서는 안 됩니다."

"저는 '내가 평생 이런 삶을 원하나'라고 생각하게 됐어요."

하지만 관계는 끝냈지만, 학대는 지속됐다.

가는 곳, 만나는 사람, 복장, 잠자는 시간 등 일상생활을 통제한다면 '강압적 통제'를 의심해볼 수 있다

출처PA

가정 폭력

가정 폭력은 살해라는 범죄로 귀결되기도 한다. 보통 피해자는 여성이다.

범죄학 전문가인 제인 몽크톤 스미스 박사에 따르면, 가정 폭력 사건은 강압적 통제와 관련이 있다고 한다.

이번 BBC 다큐멘터리에 출연하기도 한 클레어 시보로우스카는 16세 이상의 젊은이들이 강압적인 통제를 받는 사례가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학대가 될 것이라 예상하고 관계를 시작하는 사람은 없지요. 하지만 그런 상황에 있다는 건 발견할 수 있습니다. 가끔 작고 미묘한 신호들이 서서히 느껴지기 시작하는데, 그건 오랜 시간에 걸쳐 일어날 수도 있어요."

"그 관계에 노력을 많이 쏟았을 때 쯤이면, 이미 상황은 악화돼있습니다. 그래서 강압적인 통제가 무엇인지 알고, 징후를 일찍 발견하고, 이에 대해 말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클레어는 어떤 경우 가해자는 일부러 신체적 폭력을 피하기도한다고 설명했다. 명백한 흔적을 남기지 않게 하기 위해서다.

"그들은 아주 교활하고 신체적 범죄는 저지르지 않습니다. 강압적인 통제는 심리적으로 큰 악영향을 주지만, 알아차리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사라는 헤어지려고 여행까지 갔지만, 잭의 삶에 대해 너무 책임감을 느껴 두려움에 사로잡혔다고 했다.

드디어 끝난 악몽

사라는 길거리에서 잭에게 이별을 통보했다. 공공공장소에서는 다른 사람들이 있으니까 자신을 헤치지 못할 것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헤어진 후에도 잭은 몇 달 동안 계속해서 사라를 괴롭혔다.

"답하지 않으면, 그는 자살하겠다고 위협했을 겁니다."

사라가 잭의 번호를 차단하자, 그는 집 앞으로 찾아왔다.

사라 엄마 집에도 모습을 드러내는 일이 있었다.

결국 사라는 이사를 했고, 악몽은 막을 내렸다.

그로부터 1년 후, 사라는 다른 사람과 만나보기로 결심했다.

그는 이제 '자신'이 지워지지 않는 행복한 연애를 하고 있다.

'강압적 통제'를 느끼고 있나요?

가정 학대 반대 단체에 따르면, 다음과 같은 행동이 나타나면 '강압적 통제'를 의심해볼 수 있습니다.

  • 친구나 가족과 멀어짐
  • 음식 등 기본적인 욕구가 박탈됨
  • 시간을 모니터링함
  • 온라인 통신 도구 또는 스파이웨어 등을 통해 감시함
  • 가는 곳, 만나는 사람, 복장, 잠자는 시간 등 일상생활을 통제함
  • 의료 서비스 등 지원 서비스에 접근 금지
  • 쓸모없다고 말하는 등 무시하는 발언
  • 존엄성을 해치거나 비하함
  • 돈 문제 등 재정을 관리하려고 함
  • 위협을 가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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