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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 News | 코리아

현대 의술로 진단해 본 반 고흐의 '마음의 병'

연구팀은 고흐가 '조현병'이었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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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고흐의 자화상

출처BBC

세계적인 화가 빈센트 반 고흐가 사망하기 전 알코올 금단 증상 등으로 인한 질병인 '섬망'에 시달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섬망(delirium)은 신체 질환이나, 약물, 술 등으로 인해 뇌의 전반적인 기능장애가 발생하는 증후군으로 환각, 초조함, 떨림 등의 증상이 동반된다.

고흐가 동료 화가 고갱과 말다툼을 하고 발작을 일으켜 자신의 왼쪽 귀를 자른 사건은 잘 알려진 이야기다.

당시 반 고흐는 이 일을 "예술가의 단순 발작"이라고 치부했고 나중엔 신경성 열병이라고 여겼다.

하지만 지난 2일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고흐가 앓았던 병은 기존에 알려진 것과는 달랐다.

네덜란드 그로닝언 의료센터(UMGC) 연구진들은 고흐가 아꼈던 친동생 테오에게 보낸 메시지 등 그가 쓴 편지 수백 통과 남아있던 의료 기록을 바탕으로 정신 감정을 실시했다.

연구팀은 고흐가 자신의 귀를 자르고 난 후, 금주로 인한 망상증을 두 차례 경험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고흐는 조울증과 경계성 인격 장애 등을 겪었을 가능성이 높지만, 생전에는 병명 진단을 받은 적이 없었다.

연구팀은 고흐가 '조현병'을 앓았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봤다. 그러면서도 고흐는 '초점 간질'을 앓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파악했다.

고흐는 자신의 귀를 자르고 2년 뒤 생을 마감했다

출처Reuters

이는 환자가 전형적 발작이 아니라 뇌의 깊은 부분에서 간질 활동에 근거한 행동 장애가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로 인해 고흐는 불안, 망상, 환각 현상을 경험했을 수 있다.

뇌 손상은 고흐의 생활 방식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연구진은 알코올 남용, 영양실조, 수면 부족, 정신적 탈진 등이 모두 요인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연구팀은 환자를 직접 조사하지 못했기 때문에 이런 연구 결과를 조심스럽게 다뤄야 한다고 당부했다.

고흐가 살던 시대는 뇌 스캔 등 의료 영상 촬영 기술이 없었기 때문에 이번에 나온 결과는 '합리적 의심'을 넘어선 확정된 진단은 아니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 조울증 저널(IJBD)에 실렸다.

연구에 참여한 빌렘 놀렌 정신의학과 교수는 반 고흐가 편지에서 "특정 사항을 축소하거나 혹은 포장했을 수도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그것들(고흐의 편지)은 정보를 많이 담고 있지만, 고흐가 의료진에게 편지를 쓰지 않았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가족과 친지들에게 소식을 전하고, 안심시키거나, 뭔가 조치를 취하기 위해서 쓴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고흐를 힘들게 했던 질병을 계속 연구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반 고흐의 광기가 창의성의 뿌리가 됐다고 보는 시선도 있지만, 예술 전문가들은 다른 평가를 내리고 있다.

그가 위대한 그림을 그릴 수 있었던 이유는 수년간 열심히 노력해 얻은 기술과 기량 때문이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고흐는 마음의 병이 심했을 때는 거의 그림을 그리지 않았다.

내면의 혼란이 심했지만, 고흐는 그림을 계속 그리고자 하는 강한 의욕이 있었다.

그는 "깊은 우정만이 나의 치유책"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27세 때 벨기에 브뤼셀의 왕립미술 아카데미에서 미술 공부를 시작한 고흐는 이후 10년 동안 '별이 빛나는 밤', '해바라기' 등의 걸작을 남겼다.

특유의 화려한 색채와 독특한 터치로 후기 인상주의의 대표적인 화가로 지금까지도 전 세계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고 있다. 하지만 생전엔 제대로 인정받지 못했고 단 한 점의 그림만을 팔았다.

고흐는 1890년 7월 29일 파리 근교의 한 마을에서 들판을 거닐다가 권총으로 자신의 가슴을 쏜 것으로 알려졌다.

사경을 헤매다 이틀 뒤, 동생 테오가 바라보는 앞에서 37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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