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댓글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o i

번역할 언어 선택

뷰 본문

BBC News | 코리아

누명 쓴 가정부는 어떻게 싱가포르 백만장자와 싸워 이겼을까

이 사건은 싱가포르에서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으로 불린다.

199,641 읽음
댓글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o i

번역할 언어 선택

파르티는 수 년간 문 렁의 가정부로 일했다

출처Parti Liyani/Getty

인도네시아 이주 노동자 파르티 리야니는 600싱가포르달러(약 51만 원)의 월급을 받으며 싱가포르 재벌 리우 문 렁의 가정부로 근무했다.

리우 문 렁은 파르티의 고용주이자 싱가포르에서 가장 큰 회사 중 하나의 회장이기도 했다.

문 렁의 가족은 어느 날 가정부가 무언가를 훔쳤다고 주장했다.

가족은 집에서 명품 핸드백, DVD 플레이어가 사라졌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심지어 파르티가 복장 도착 취향이 있어 남자 옷까지 훔쳤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달 초 항소심에서 파르티는 무죄 판결을 받아 누명을 벗었다.

파르티는 최근 취재진에게 통역을 통해 “마침내 자유를 얻어 매우 기쁘다. 4년을 싸워왔다”고 털어놓았다

이번 사건은 싱가포르 내 사법 정의의 부재와 심각한 불평등에 대한 논의를 촉발했다.

지난해 1심 재판부가 파르티의 유죄를 인정하며 징역 2년 2월형을 선고한 바 있기 때문이다.

사건의 개요

파르티는 2007년 처음 문 렁의 아들 칼을 비롯한 여러 식구가 함께 사는 리우의 집에서 일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2016년 3월 칼이 결혼해 다른 곳으로 이사하게 됐다.

사건의 순서가 자세히 설명된 판결문에 따르면, 파르티는 "여러 번" 그의 새집과 사무실을 청소하라는 요청을 받았다. 

파르티는 이 같은 지시가 지역 노동 규정 위반이라며 불만을 표했다. 

그리고 파르티에게 돌아온 것은 절도 혐의와 해고 통보였다.

싱가포르 스트레이츠 타임스에 따르면 파르티는 칼이 파르티를 해고한 이유에 대해 “내가 화장실 청소를 거절해 화가 난 거죠”라고 말했다.

파르티는 리우 가족이 인도네시아로 배송해 주기로 한 여러 상자에 소지품을 넣을 시간이 2시간 주어졌다. 그는 같은 날 고향집으로 돌아갔다.

파르티는 짐을 싸면서 칼의 불법적 지시에 대해 당국에 신고하겠다고 말한 뒤, 곧 비행기를 타고 귀국했다.

리우 가족은 파르티가 떠난 이후 파르티가 챙긴 짐 상자에서 자신들의 물건을 보았다고 주장했다.

리우 문 렁과 아들 리우 칼은 10월 30일 경찰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이 사실을 전혀 몰랐던 파르티는 5주 뒤 재취직을 위해 싱가포르에 입국했다가 곧바로 체포됐다.

그는 이후 이민자 보호소에 머무르며 그들의 재정적 도움을 받아 형사고발에 대응했다.

명품 핸드백, 의류, 고급시계

부자가 고발한 절도품 목록엔 의류와 고급시계, 명품 핸드백, DVD 플레이어 등 115개 항목이 있었다.

모두 합쳐 3만 4000싱가포르달러(약 2899만원)에 육박한 액수었다.

재판 도중 파르티는 절도품 목록 중 원래 자기 것인 것도 있고, 가족이 버린 것을 주운 것도 있으며, 짐 쌀 때 자신이 집어넣지 않은 것도 섞여 있다고 항변했다.

하지만 2019년 1심 재판부는 파르티의 유죄를 인정하며 징역 2년 2월형을 선고했다.

파르티는 항소하기로 결정했고, 지난달에서야 누명을 벗었다.

찬 셍 온 판사는 리우 가족이 “부적절한 동기”를 갖고 그녀를 고발했을 뿐만 아니라 경찰, 검찰, 심지어 원심 재판부까지 사건을 잘못 다뤘다고 신랄하게 지적했다.

나아가 불법적인 근로 지시를 고발하겠다고 하자 리우 가족이 앙심을 품고 경찰에 고발했다고 의심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찬 판사는 이어 파르티가 훔쳤다고 주장하는 시계, 아이폰 등 품목들이 고장 났거나 부서진 것들이어서 훔쳤다고 보기 어렵다고도 말했다.

DVD 플레이어도 가족들이 고장 났다고 던져버린 것이었다.

파르티는 DVD 플레이어가 고장난 상태였다고 주장했다

출처HOME

검사 측 역시 DVD 플레이어를 증거로 제출하며 작동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숨겼다.

찬 판사는 이점 역시 검사 측이 “교묘한 손놀림으로 편견을 가지게 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아들 칼의 진술 신빙성도 의심스럽다고 했다.

그는 2002년 영국에서 사 온 분홍색 칼을 파르티가 훔쳤다고 주장했는데 이 제품은 2002년 이전에 영국에서 생산되지도 않은 제품이었다.

또 파르티가 자신이 소유한 여자 옷을 훔쳤다고 했는데 왜 여자 옷을 갖고 있었느냐고 묻자 답을 못했고, 파르티가 왜 남자 옷을 훔치겠느냐고 하자 복장 도착 취향 때문이라고 엉뚱한 소리를 늘어놓았다.

찬 판사는 해당 발언이 “매우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찬 판사는 또 경찰이 고발장을 접수한 뒤 한 번도 현장을 돌아보지 않았던 점도 지적했다. 경찰은 파르티에게 인도네시아어를 구사하는 통역사를 제공하지 않고, 익숙하지 않은 다른 언어인 말레이어를 구사하는 사람을 제공하기도 했다. 

유진 탠 싱가폴 매니지먼트 대학 법학과 교수는 BBC에 “경찰이 사건을 다루는 방식이 매우 우려스러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법원이 사건을 미리 판단하고 경찰과 검찰의 부족한 주장을 걸러내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다윗과 골리앗

이 사건은 싱가포르 사회에 큰 공분을 일으켰다.

싱가포르의 칼럼니스트 도널드 로우는 최근 글을 통해 싱가포르 정부의 다음 대응에 귀추가 주목된다며 “더 나은 책임과 시스템적 평등"을 개선하지 못하면 “엘리트 집단의 이익을 공동체보다 중요하게 여긴다는 인식”에 부채질 할 것이라고 말했다.

리우 회장은 결국 여러 회사의 회장 자리를 물러나야 했다.

그는 고등법원 패소 이후 성명을 내고 “고등법원의 판결과 싱가포르의 사법체계에 대한 믿음을 존중한다. 난 정녕 잘못된 행동이 있었다고 의심했다. 그런 문제를 경찰에 고발하는 일은 시민으로서 의무다”라고 말했다.

칼은 지금까지 아무런 입장도 밝히지 않았다.

파르티는 비정부기구 '홈(Home)'과 변호사 아닐 발찬다니의 도움으로 항소심에서 승리할 수 있었다.

특히 아닐 발찬다니는 15만 싱가포르 달러에 달하는 소송 비용을 전액 감면해주었다.

발찬다니와 파르티는 수 년간 함께 법정싸움을 펼쳤다

출처Home/Grace Baey

홈 측은 싱가포르 내 외국인 노동자를 위한 법률 지원 체계가 있기는 하지만 그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이들은 매우 적다고 말했다.

탄 교수는 “파르티는 당국을 상대로 집요하게 싸워준 변호사를 통해 꾸준히 대변됐다"며 이번 법정 다툼이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나 다름없었다고 주장했다.

파르티는 조국으로 돌아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취재진에게 “고용주들을 용서한다. 바라건대, 다른 직원들에겐 똑같은 짓을 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밝혔다.

작성자 정보

BBC News | 코리아

    실시간 인기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잠시 후 다시 시도해 주세요 Please try again in a mo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