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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부인과'를 '여성의학과'로 변경하려는 이유

산부인과는 임산부와 기혼여성만을 위한 곳이라는 인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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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부인과' 명칭을 '여성의학과'로 바꾸자는 내용이 담긴 법안이 발의됐다

출처뉴스1

"여성 질환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전문 의료기관을 자유롭게 방문해 생애주기에 맞는 적절한 진료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

국회에서 '산부인과' 명칭을 '여성의학과'로 바꾸는 방안이 추진된다. 지난 24일 더불어민주당 최혜영 의원은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의료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최 의원은 "산부인과에서 임신과 출산 관련 진료도 중요하지만, 최근에는 성장기부터 자궁경부암 예방접종, 생리통, 생리불순, 질염, 폐경 관련 질환 치료 등 생애주기에 맞는 적정 진료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추세"라며 "산부인과 명칭 때문에 국민 대다수가 산부인과는 임산부와 기혼 여성만을 위한 곳으로 잘못 인식하고 있다"며 의료법 개정 추진 이유를 설명했다.

산부인과라는 명칭이 여성에게 필요한 의학을 포괄적으로 대변하지 못하고, 여성을 임신 중심으로 바라본다는 주장은 이전부터 있었다. '산과'가 임신부의 출산 관련 치료를 다룬다면 '부인과'는 기혼 여성 치료를 다룬다는 의미를 지니기 때문이다.

국립국어원 또한 산부인과를 "임신, 해산, 신생아, 부인병 따위를 다루는 의학 분야"라고 정의한다.

이렇듯 산부인과가 임산부와 기혼 여성만을 위한 진료과라는 사회적 인식 때문에 미혼 성인 여성과 여성 청소년이 산부인과를 방문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많았다.

이상한 눈초리

"더 이상 이상한 눈초리를 받기 싫다. 난 여성으로서 여성질환 진료를 기다릴 뿐이다."

지난 2019년 11월엔 '산부인과' 명칭을 '여성의학과'로 바꿔 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4만 명이 넘게 동의하기도 했다.

해당 청원은 "나이, 성관계 여부, 결혼과 출생 여부에 상관없이 여성 건강상담과 진료가 필요하다"며 "산부인과라는 시대착오적 이름 때문에 대부분 여성이 진료를 기피한다"고 문제 제기했다.

실제 한국 여성들의 산부인과에 대한 인식은 전반적으로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2014년 발표한 '가임기 여성 임신 전 출산 건강 관리지원 방안 연구'에 따르면, 성인 미혼 여성 1314명 중 81.7%, 청소년 708명 중 84%는 "산부인과는 일반 병원보다 방문하기가 꺼려진다"고 답했다.

성인 미혼 여성의 51.1%, 청소년의 64.4%는 "내가 산부인과를 가게 되면 사람들이 이상하게 생각할 것"이라고 답했으며, 조사대상 중 성인 미혼 여성 47.4%, 청소년 57.2%는 "산부인과는 임신과 출산을 위해 가는 곳"이라고 답했다.

청소년의 여성 건강권

한국 여성들의 산부인과에 대한 인식은 전반적으로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출처Getty Images

보건복지부는 만 12세 여성 청소년에게 사람유두종바이러스(HPV) 백신 접종과 일대일 건강상담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는 '건강여성 첫걸음 클리닉'을 진행하고 있다. 초경 시기에 겪는 건강 문제에 대한 개인별 전문 의료상담과 예방접종을 무료로 제공해 건강한 여성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여성 청소년은 산부인과를 가기 꺼려했다. 질병관리본부 자료를 살펴보면, '건강여성 첫걸음 클리닉'을 이용한 여성 청소년 중 산부인과에서 건강 여성 첫걸음 클리닉 서비스를 받은 여성 청소년은 2018년 5.8%, 2019년 4.4%, 2020년 6월 4.6%에 그쳤다. 매년 40% 이상이 의료기관 중 산부인과가 아닌 소아청소년과에서 HPV 백신 접종과 건강상담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연구에서도 이와 비슷한 조사 결과가 나왔다. 청소년의 경우 성인 여성에 비해 생식건강을 성적인 문제가 아닌 건강 관련 문제로 더 많이 인식했지만, 타인의 시선을 인식해 산부인과 이용을 망설였다.

연구 조사에 참여한 청소년의 42.1%가 생식건강 이상 증상을 경험했다고 말했지만, 이 중 42.1%만 산부인과에 방문해 진료를 받았다고 답했다. 생식건강에 이상을 느낀 여성 청소년 중 절반 이상이 몸이 아파도 병원을 찾지 못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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