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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 천사라는 수식어는 필요 없습니다. 사람으로 대우해 주세요'

간호사들이 6일 간호인력 부족, 열악한 교육 체계 등의 개선을 요구하며 청와대 앞에서 시위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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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간호사들이 6일 간호인력 부족, 열악한 교육 체계 등의 개선을 요구하며 청와대 앞에서 시위를 했다

출처행동하는 간호사회 제공

"영웅, 천사라는 수식어는 필요 없습니다. 사람으로 대우해 주세요."

수도권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계속 줄지 않는 가운데, 간호사들이 6일 오전 청와대 앞에서 시위를 갖고 간호 인력 부족, 열악한 교육, 업무환경 등의 개선을 촉구했다.

간호사들은 전문가들의 경고처럼 2차, 3차 코로나19 대유행이 온다면, 현 의료시스템으로는 소위 'K-방역'이 성공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지금은 의료인들이 "뼈를 갈고 피를 토하며" 온몸으로 팬데믹 확산을 막고 있지만,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두 번, 세 번은 막을 수 없다고 경고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앞서 전국에서 모인 간호사들은 지난달 29일부터 3일까지 일주일간 청와대 앞에서 1인 시위를 이어갔다.

기자회견을 주최한 의료연대본부와 행동하는 간호사회는 의료진에게 감사와 응원의 마음을 전하는 '덕분에 챌린지'를 언급하며, '덕분에'라는 말보다 간호사 노동환경 개선과 감염병 대응 세부지침 마련 그리고 공공병원 병상 확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서울대병원 10년 차 간호사 최원영 씨는 열악한 근로 조건때문에 '유휴간호사', 즉 일하지 않는 간호사가 OECD 평균보다 훨씬 많다고 지적했다

출처의료연대본부 제공

무엇이 문제인가?

현장 간호사들은 우선 부족한 간호 인력을 가장 큰 문제로 꼽는다.

코로나19 병동에서 일하는 강원대병원 김은정 간호사는 1인 시위에서 강원대 병원은 정원보다 50명이 부족하고, 그나마 배치된 간호사 대다수가 신규 간호사라며 "남아있는 인력이 뼈를 갈고 피를 토하며 남은 몫을 채우기 위해 버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의료의 질 저하, 직장 내 괴롭힘 등의 (간호사 관련) 모든 문제가 결국 여기에서 파생된다고 본다"고 말했다.

신경림 대한간호협회장은 앞서 지난 4월 "한국에서의 간호사 양성 및 배출은 OECD 국가 중 가장 높아 향후 과잉공급을 우려하는 수준이지만 병원에 취업해 활동하는 간호사는 전체 면허취득 간호사의 50%에도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말한 바 있다.

10명 중 5명은 면허가 있지만, 열악한 근무환경과 처우로 초기에 그만두거나 해외취업을 알아본다는 것이다.

실제 미국 간호사 시험에 응시하는 간호사들이 2013년 482명에서 2017년 749명으로 증가했다.  

턱없이 부족한 교육기간

서울대학병원 응급중환자실에서 근무하고 있는 10년 차 간호사 최원영 씨는 오마이뉴스에 기고문에 "저는 캐나다에서 온 중환자실 간호사가 '캐나다는 중환자 간호사 교육 기간이 1년'이라고 하는 이야기를 듣고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한국의 경우 교육기간이 2개월이고, 중소규모 병원은 더 짧다는 것이다.

간호사들은 코로나19 사태에도 상황은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고 한다

출처NEWS1

그는 "교육 기간이 모두 끝나고 신규간호사들은 두려움을 안고 독립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중환자실, 응급실에서 "환자 죽이려고 하냐"라는 꾸지람을 들으며 신규 간호사들은 "폭탄 취급"을 받는다고 최 간호사는 설명했다.

이어 병원 내 괴롭힘과 업무상 스트레스 등을 호소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은 신규 중환자실 간호사 사건을 언급하며 "그만큼 병원의 신규 간호사 교육부족 및 과중한 업무 부담이 심각한 수준이다"라고 덧붙였다.

인력이 부족해 간호사들은 짧은 교육 후 배치되고, 열악한 근무환경에 신규 간호사들은 계속 떠나는 악순환의 고리가 계속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1인 시위에 참여한 황은영 간호사도 "더 이상 우리는 영웅과 천사라는 수식어 뒤에 가려지지 않고 사람으로 대우받고 싶다. 더는 원망하며 세상을 등지고, 내 나라를 떠나는 간호사가 나오지 않는 사회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대응 '안전하지 않다'

간호사들은 코로나19 사태에도 상황은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고 한다.

서울대병원 우지영 간호사는 "간호사가 한 환자를 본 뒤 다른 환자를 보기 전 손 소독을 할 수 있는 시간을 보장해 주십시오. 격리환자를 보기 위해 가운을 입을 시간을 주십시오. 그러기 위한 인력 충원이 필요합니다"라고 1인 시위에서 외쳤다.

이어 그는 "방호복 착용시 20~25%의 인력이 추가로 필요하고, 코로나19 감염 또는 이로 인한 격리가 필요하기에 15%의 인력 손실도 감안해야 한다"며 "현재 간호사 1인당 환자수는 대구 기준으로 11.6명 정도인데, 간호사 1인당 환자수 6명 정도로 내려가지 않으면 병동은 새로운 코로나19 감염지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국의 간호사 양성 및 배출은 매우 높지만 실제 병원에 취업해 활동하는 숙련된 간호사 수는 적다

출처NEWS1

감염병 대응 세부지침도 병원마다 달라 혼란스러웠다는 주장도 나왔다. 또 국립대병원과 같은 공공병원의 병상 수 역시 전체 병상 중 10%대로 OECD 평균인 70%에 크게 못 미친다고 이들은 지적했다.

6일 행동하는 간호사회와 의료연대본부 청와대에 ▲간호사 배치기준 강화 ▲안전하게 일할 권리 보장 ▲제대로 된 교육시스템 보장 ▲감염병 대응 세부지침 마련 ▲공공병원설립 요구 등 다섯 가지 요구사항을 전달했다.

김은정 간호사는 "사스, 신종플루, 메르스, 코로나 등 신종 감염병은 무서운 속도로 발전하고 있지만 (이대로 가면) 우리나라 의료는 그때마다 무너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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