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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 News | 코리아

'셋 셀 때까지 해'..아이들이 그린 말상처

아이들이 상처를 받는 말은 무엇일까? 아이들의 심정을 표현한 그림은 어땠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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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사진 출처,세이브더칠드런

최근 충남 천안에서 9살 아이가 아버지 동거녀에 의해 여행용 가방에 갇혀 목숨을 잃었다. 경남 창녕에서는 쇠줄에 묶인 채 학대 받던 11살 아이가 탈출해 구조된 사건이 있었다.

그러나 감금하고 때려 극단적인 상황에 이르는 것만이 학대는 아니다. 훈육이나 조언을 한다고 부모가 무심코 던진 한마디에 아이들은 깊은 상처를 받기도 한다.

국제구호개발기구 세이브더칠드런이 지난해 2월부터 진행했던 전시 '그리다. 100가지 말상처'에는 이런 아이들의 심정이 드러나있다.

3~16살 아동 297명이 상처주는 말을 들었을 때 느낀 감정을 그림으로 표현했다. 이 중에서 아동심리 전문가가 '아이들에게 상처 주는 말 100가지'를 선정했다.

이 전시에 나온 아이들의 그림 일부를 아동 전문가의 조언과 함께 소개한다.

'말 안 들으면 버리고 간다'

출처사진 출처,세이브더칠드런

'말 안 들으면 버리고 간다', '너 밖에 두고 온다'는 말을 들은 아이의 마음은 눈물과 두려움으로 가득 차 있다.

그림을 그린 아이는 이런 말을 들을 때 마음을, 이빨이 무시무시한 상어들이 자신을 바라보는 장면으로 표현했다.

전문가들은 "부모들이 훈육을 목적으로 아이에게 집 밖으로 나가라고 말하거나 길에 놔두고 가버릴 거라고 말하는 건 아이를 위협하는 정서적 폭력"이라며 "아이는 부모에게 버림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며 불안함을 느끼게 된다"고 설명했다.

'또 사면 돼'

출처사진 출처,세이브더칠드런

아이들은 물건을 잃어버렸거나 물건이 망가졌을 때 울며 떼를 쓰기도 한다. 그러면 부모들은 달래 줄 목적으로 이런 말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말도 아이들에겐 '상처'가 될 수 있다. 돈으로 모든 게 해결된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도 있다. 이 말을 들은 아이의 마음은 기쁨이 아니라 천둥과 번개가 치는 심정으로 표현됐다.

세이브더칠드런에 따르면 이럴 때 대신 해야 할 말은 "원한다고 항상 살 수는 없단다"이다.

'계속 그러면 무서운 아저씨가 잡아갈 거야'

출처사진 출처,세이브더칠드런

아이가 말을 듣지 않는다고 "무서운 아저씨가 잡아간다', '망태 할아버지(부모님 말 안들으면 나타나는 저승사자) 온다' 등의 말을 하면 아이는 어떤 심정일까?

아이는 무서운 눈과 이를 가진 두 괴물이 자신을 위에서 내려다보고 있는 그림으로 자신의 심정을 표현했다. 아이의 눈에서는 눈물이 방울방울 떨어진다.

훈육을 한다며 아이에게 공포감을 조성하는 것은 특정 연령대의 아이에게 불안함을 느끼게 할 수 있다.

'셋 셀 때까지 해'

출처사진 출처,세이브더칠드런

숫자 1,2,3이 무서운 칼과 창을 들고 있는데, 이들은 그림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큰 존재로 표현됐다. 그림 구석의 아이는 눈을 감고 힘 없이 쓰러져 있다.

숫자를 세면서 아이에게 다그치면 아이는 당황해 실수를 연발하게 된다고 한다.

전문가들의 설명에 따르면 이런 말을 하면 "일시적으로 아이가 말을 잘 듣는 것처럼 보이나 사실은 위협을 느껴 반사적으로 행동한 것"이다.

아이에게 대신 하면 좋은 말은 "빨리하면 더 좋을 것 같은데. 도움이 필요하면 이야기해줘"이다.

'공부 안하면 저 사람처럼 된다'

출처사진 출처,세이브더칠드런

거리에 앉아 있는 노숙인을 보며 한 아이가 부모가 해준 말을 떠올리고 있다. '공부를 하지 않으면 좋은 대학도 못 가고 돈도 못 벌고 저런 사람이 된다'라는 기억 옆에 아이는 '걱정과 스트레스'라는 단어를 적었다. 아이 옆에는 구름처럼 보이는 많은 생각 풍선들이 맴돈다.

전문가들은 이 말과 관련해 "상대를 존중하지 않고 저평가하는 부모의 행동은 아이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지 못한다"며 "상대를 존중하고 제대로 된 예의범절을 아는 아이로 키우고 싶다면 부모부터 달라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금만 더 하면 완벽할 것 같아'

출처사진 출처,세이브더칠드런

엄마도 웃고 아이도 웃는다. 하지만 그림 속에 아주 작은 존재로 표현된 아이들의 표정은 다르다.

하단에 그려진 아이들은 길을 헤메고 어디로 가야할지 모른다. 그림 중앙에는 새장 속에 갇힌 아이들이 있다.

"잘했지만 조금만 더 하면 완벽해질거야"는 웃으며 다정하게 격려하는 말 같지만, 아이들은 이 말에 상처를 받는다.

전문가들은 완벽이라는 모호한 기준을 가지고 아이의 부족한 부분을 계속 지적한다면 아이는 불안함을 느끼게 된다고 말한다.

'완벽'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기보다는 이런 말이 더 바람직하다. "네가 열심히 해서 해냈구나. 네가 만족해하는 것 같아, 나도 너무 기뻐."

'사내 자식이 약해 빠져가지고'

출처사진 출처,세이브더칠드런

한 아이가 아래로 추락하고 있다. 눈에는 눈물이 떨어진다. 위로는 사람들이 웃으면서 아이를 바라보고 있다.

'남자 아이는 이러면 안 돼', '여자 아이는 이래야 해' 등 성별을 특정해 행동을 제한하는 말은 바람직하지 않다.

전문가들은 "이런 말들은 아이에게 성별에 대한 고정관념을 심어줄 수 있다"며 "이런 고정관념 속에서 자란 아이는 성차별적인 행동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리다 100가지 말상처' 전시를 관람한 사람들은 온오프라인 통합 약 210만 명으로 추산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현재 오프라인 전시는 진행되고 있지 않다.

세이브더칠드런 미디어팀 나상민 매니저는 " 최근 아동학대 사건으로 분노의 목소리가 높고 어떻게 아이를 대할 것인가하는 아동인권, 아동권리에 대해 관심을 가지는 분들이 많아졌다"며 "이 캠페인에도 꾸준히 관심을 보내주는 분들이 많다"고 BBC 코리아에 말했다.

그는 "여기에 참여한 부모님들은 일상에서 쉽게 해온 말 혹은 아이가 잘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건넨 말이 아이에게는 큰 상처가 됐다는 점에서 놀라워했고 충격을 받기도 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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