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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 News | 코리아

코로나19 팬데믹 속 '투명 마스크'가 필요한 사람들

구화로 소통하는 청각 장애인들은 마스크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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켈리 몰론(우측)과 어머니 실비가 자신들이 디자인한 투명 마스크를 쓰고 있다

출처BBC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으로 마스크 착용은 많은 이들에게 생활의 일부가 됐다.

하지만 구화(입 모양으로 말을 이해하는 방식)로 소통하는 청각 장애인들은 마스크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영국 소아과 전문의 피즈 이자그렌은 "차라리 프랑스어로 말하는 게 나을지도 모른겠다"고 토로했다. 그는 두 살때부터 중증 청각장애를 앓고 있다.

"한두 단어 정도는 들을 수 있지만, 무작위로 들리다 보니 말이 이해가 안 갑니다. 사람들이 마스크를 쓰고 있다 보니 구화 소통이 불가하고 표정도 알아차리기 어렵지요. 말을 이해하도록 해주는 핵심 요소들이 사라져버렸어요"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 세계 청각장애인 4억6600만 명이 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

마스크를 쓰면 목소리가 작게 들리고 입 모양도 보이지 않는다.

이런 가운데 비영리단체와 마스크 제조업체들이 대책을 내놓았다.

청각장애인 의사 피즈 이자그렌은 마스크로 인해 고립되는 느낌을 받는다고 토로했다

출처BBC

프랑스 청각장애인 지원 단체인 '망덩라망'(Main dans la Main·손에 손잡고)은 투명한 창이 달린 마스크를 제작하고 있다.

설립자 켈리 몰론은 엄마 실비와 머리를 맞대고, 코는 덮지만 입이 보이는 마스크 디자인을 고안해냈다. 마스크는 소독을 위해 뜨거운 온도에서도 세척이 가능하도록 했다.

켈리는 BBC와 인터뷰에서 "이 투명 마스크의 기본 목적은 청각장애인들이 자신과 대화하는 사람들의 입 모양을 읽을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 마스크가 청각장애인 외에도 자폐증 환자, 학습 장애가 있는 사람들, 마스크를 무서워하거나 사람들의 표정을 봐야 하는 어린 아이들에게도 매우 유용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켈리는 "투명 마스크를 쓰면 서로의 미소를 볼 수 있는데, (코로나 팬데믹으로) 슬픈 시기에 이보다 더 중요한 일은 없다"라고 말했다.

켈리 몰론이 디자인한 투명 마스크는 세척을 위해 투명한 부분이 빠지도록 제작됐다

출처BBC

스코틀랜드, 미국, 인도네시아처럼 상업용 투명 마스크 제작이 가능한 곳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나라들도 있다.

이 경우 켈리 모녀는 온라인 등을 통해 사람들에게 투명 마스크 제작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그들이 제시하는 주요 팁 중 하나는 플라스틱 부분에 김 서림을 막기 위해 비누를 살짝 사용하라는 것이다.

홈메이드 마스크가 적합하진 않지만, 개인보호장비와 커뮤니케이션 모두가 특히 중요한 장소가 있다. 바로 병원이다.

현재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임상용 투명 마스크 제작 승인을 받은 업체는 한 곳밖에 없다.

제작된 투명 마스크 중 500개는 미국 보스턴에 있는 브리검앤여성병원에서 사용되고 있다.

병원은 청각에 문제가 있는 환자와 의료진이 소통할 목적으로 마스크를 비축 중이다.

손동작과 더불어 표정과 입 모양을 활용하는 수화 통역사도 투명 마스크를 착용한다.

브리검 장애 대책 위원장인 셰리 블로웻 박사는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될 때, 우리는 곧 개인보호장비 사용이 증가하고 이에 따라 의사소통 장벽이 생겨날 수 있다는 점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환자들에게서 투명 마스크 사용과 관련해 좋은 피드백을 받았고, 특히 소아과 병동 쪽에서도 광범위한 요청을 받고 있습니다"

영국에는 공인된 투명 마스크 제조업체가 없다.

유일한 미국 제조업체는 수요가 너무 많아서 더 이상 주문을 받지 않고 있다.

앞서 언급했던 청각장애인 의사 피즈 이자그렌은 마스크 때문에 환자 진료를 제대로 볼 수가 없다고 했다. 동료들과도 말할 수 없어 직장에서 고립감도 느낀다.

이자그렌은 "투명 마스크가 보건 분야에 있는 모든 사람에게 표준이 돼야 한다"라고 말했다.

노인 계층은 코로나19 위기와 청각 감퇴로 인한 소통의 문제를 동시에 겪을 수 있다

출처EPA

그는 현재 NHS(영국 국민보건서비스) 의료진이 널리 사용할 수 있는 마스크를 개발하기 위해 제품 디자이너와 함께 일하고 있다.

하지만 디자인과 제조사를 확보해도 출시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이런 가운데 현 개인보호장비 때문에 환자에게서 필요한 동의를 구하지 못하는 경우도 생긴다는 얘기가 나온다.

런던 소재 병원 중환자실에서 일하고 있는 한 청각장애 간호사는 청각장애가 있는 환자에게 의료 시술 절차를 설명할 때 자신을 비롯해 동료들이 소통하지 못하는 경험을 한 적이 있다고 털어놨다. 환자 동의를 구하기 어려워서 시술도 진행할 수 없었다.

그는 "투명 마스크가 보급되면 일이 훨씬 수월해질 것"이라며 "일도 적절하고 안전하게 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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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B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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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BBC

영국에서는 자선단체 8곳이 NHS 경영진에게 커뮤니케이션 문제로 '잠재적 위험이 있다'며 투명 마스크 사용을 요구하는 서한을 보냈다.

NHS 잉글랜드 지부는 이 서한이나 BBC의 입장 요청에 아무런 입장을 내놓지 않은 상태다.

영국 정부는 NHS 기금에 디지털 플래시카드나 기타 통신 보조기구 등을 지원하고 있다. 말을 하면 텍스트로 변환해주는 휴대폰 앱도 있다.

그러나 청각장애인들은 이러한 해결책이 민감하고 긴급한 상황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말한다.

이자그렌 박사는 "마스크 쓰는 사람들이 점점 더 많아질수록 어려움은 더 커질 것"이라며 "더 좌절하게 되는 사람들이 생기고, 청각장애인 사회를 향한 차별이 심해지진 않을까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투명 마스크로 혜택을 보는 사람들이 청각장애인들만은 아니라고 했다.

실제로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위기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택시 기사나 심지어 교사 등에게도 투명 마스크가 유용하다고 말한다.

청각장애인들을 돕기 위해 고안된 틈새 상품이 모든 이들의 삶을 더 풍요롭게 만들 수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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