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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 News | 코리아

재택근무의 역사 50년이 주는 교훈

전 세계 노동자들이 재택 근무로 전환하면서, 그동안 기술이 문제가 아니었음을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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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격 수업을 듣는 아이와 재택근무 중인 엄마

출처Getty Images

재택근무를 하다 보면, '왜 예전에는 이렇게 하지 않았을까?'라는 의문이 생길 것이다.

원격 근무의 장점은 거의 반세기 동안 논의됐다. 많은 사상가가 머지않은 미래에, 노동자가 일하러 가는 게 아니라 일이 노동자에게 오리라 예측했었다.

1969년 미국 특허청 소속 과학자 앨런 키론은 워싱턴 포스트에 컴퓨터와 새로운 통신 수단이 삶과 노동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에 대한 글을 썼다. 그는 거주지, 연결, 전자 공학이 조합된 "도메네틱스(dominetics)"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딱 어울리는 용어는 전혀 아니었지만, 어쨌든 이것들을 조합한다는 아이디어였다.

1973년 석유수출국기구의 석유 파동과 연료 가격이 치솟는 가운데, 잭 닐즈가 이끄는 서던캘리포니아 대학교 연구팀이 중요한 의미를 지닌 연구 하나를 진행했다. 닐즈는 이것을 "텔레커뮤팅(telecommuting, 원격 통근)"이라 불렀다.

닐즈의 팀은 직원 2000명 이상을 둔 LA에 있는 한 보험사를 연구했다. 이 회사 직원들의 하루 평균 통근 거리는 34.4km였다. 연간 비용으로 환산하면 1974년 기준 273만 달러(약 33억2500만원)에 달했다.

1976년 이를 바탕으로 한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텔레커뮤팅을 이용해 조직을 분권화하는 과정이 기술 덕분에 더 경제적인 방향이 될 것이라는 결론이었다. 닐즈는 "텔레커뮤팅이 받아들여지는 과정에서 기술적인 제한이 있는 건 아니다"라는 생각도 했다.

위성 사무실에서의 근무

그래도 기술은 한 가지 중요 요인이기는 했다. 당시 사람들이 아는 통신 장비는 전화와 팩스뿐이었다. 개인용 컴퓨터를 가지고 초창기 인터넷에 접근할 수 있는 가정은 매우 드물었다. 그래서 연구 결과는 직원들이 지역 위성 사무실(직원들이 모두 모여서 일하는 중앙 사무실의 반대 개념)에서 일하게끔 업무를 재설계하는데 더 중점을 뒀다.

닐즈는 이 생각을 이런 도표로 설명했다.

실제 통근과 텔레커뮤팅 간의 트레이드오프를 정리한 도표

출처Jack Nilles

이는 시스템의 복원력(주로 핵 공격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통신망)에도 많은 관심을 기울였던 초창기 인터넷과 비슷한 구조다.

1970년대 후반 개인용 컴퓨터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그러자 집안에서 '텔레커뮤팅'의 실현 가능성이 커졌다. 예를 들면 애플사의 획기적인 애플 II가 출시된 1977년이 그 시기였다.

분산 통신망으로서의 초창기 인터넷 선구자였던 바란이 그린 1962년 인터넷 도표

출처Paul Baran

1970년 '미래쇼크'를 쓴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는 1980년 후속작 '제3의 물결'을 통해 새로운 미래를 예측했다. 정보화 시대에서는 가정이 "경제적, 의료적, 교육적, 사회적 기능을 강화하면서 미래 사회에서 중심 단위"가 되고 "놀랄 만큼 새로운 중요성을 담보"할 것이라는 예측이었다.

인터넷이 오다

토플러는 기술의 잠재력을 정확하게 짚었다. 하지만 원격 근무가 보다 수월해지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했다.

그러나 인터넷은 빠르게 성장했다. 당시 경영학 전문가인 피터 드러커가 1993년쯤이면 사무실 통근이 쓸모없어질 것이라 자신있게 선언할 정도였다. 1984년에 쓴 이메일을 한 번 보자.

19세기가 할 수 없었던 일을 이제는 훨씬 더 쉽고, 더. 적은 비용으로, 더 빠르게 할 수 있다. 정보 및 정보와 관련된 사무실 업무를 사람들이 있는 곳으로 옮겨라. 전화기, 쌍방향 비디오, 전자 메일, 스, 개인용 컴퓨터, 모뎀 등 이를 위한 도구가 이미 나와 있다.

비전과 현실

기술은 이러했지만, 재택근무의 성장은 더뎠다. 2014년 IBM이 북미 국가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대규모 설문조사에 따르면, 근무시간의 절반 혹은 전체가 재택인 직원은 전체의 9%에 국한된 것으로 나타났다. 호주와 미국에서 나온 자료에 따르면, 재택근무 비율은 2019년 말에도 20%를 밑돌았다.

호주의 통계에 따르면, 전체의 3분의 1이 집에서 일을 한다. 그러나 이 통계는 사무실에서 끝내지 못한 일을 집에 와서 하는 이들까지 집계되면서 부풀려진 숫자다.

재택근무의 더 큰 확산을 위해서는 두 개의 장벽을 넘어야 한다.

하나는 닐즈도 인정했던 조직 문화다.

인간이 조직을 구성하는 방식은 종종 기술에 뒤처지곤 한다. 많은 조직들이 사람들을 관리하는 데 있어 전통적 생각에 매달리고 있다. 직원들이 일하는 것을 관리자들이 지켜보지 않으면, 직원들이 일을 안 할 것이라는 추측이다.

두 번째 문제는 더 까다롭다.

사람들은 실제로 가까이 있는 것을 좋아한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실제로 집에서 홀로 일하며 겪는 심리적 및 사회적 문제에 대한 반대 진영으로 '함께 일하기 운동(the co-working movement)'이 나오기도 했다. 원격 근무에 대한 직접적인 결과로서 말이다.

심지어 재택근무와 관련된 전자 기기와 기술을 개발하는 IT 회사들조차 사무실 중심적인 근무를 고수하고 있다. 2013년 야후의 신임 CEO 마리사 메이어는 "사람들은 얼굴을 맞대고 있을 때 더 협력적이고 혁신적"이라는 이유로 직원들이 집에서 일하는 것을 못하게 했다.

애플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도 직원들이 서로 섞여서 일하는 물리적 공간을 만들기에 집착한 듯하다. 이러한 공간은 사람들의 대면 접촉이 일어날 수 있도록 화장실 같은 공간에 방점을 찍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는?

과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그러나 적어도 주변 환경은 조직적이고 문화적인 장벽을 없애는 데 도움이 되어야 한다. 현재 재택근무는 그야말로 새로운 현실이다. 기업은 이것을 가능하게 만들어야 한다.

6개월이 지난 무렵엔, 재택근무가 어느 정도 자리 잡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사회적 필요와 관련된 이슈는 쉽지 않은 문제다. 토플러가 말했듯, "산업에서 대면 접촉과 그런 접촉 가운데 생겨나는 알지 못한 사이에 일어나는 비언어적인 소통의 필요성을 간과하는 것은 실수"가 될 것이다.

아마도 미래는 닐즈의 생각과 조금 더 닮아있을 것이다. 기술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사회적 존재로서의 우리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 미래는 근거리에 있는 사무실에서 함께 일하는 그런 형태에 가까워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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