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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 News | 코리아

전통적으로 친절한 국가들은 어디일까?

세계에서 가장 친절한 나라는 어디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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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인들의 발코니 합창부터 최전선의 의료진들을 향한 지역 주민들의 박수갈채까지 '친절한 행동들'이 코로나19 팬데믹과 함께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다.

이런 가슴 따듯해지는 이야기들은 하나로 뭉쳤을 때 우리가 공포를 함께 이겨낼 수 있다는 걸 느끼게 해준다.

그래서 BBC Travel이 준비했다. 서로 돕고, 베푸는 것을 전통으로 여기는 나라들은 어디일까?

고대 그리스의 손님 환대 방식부터 페르시아 시인들의 친절 예찬론까지, 이런 전통들은 우리 안에 이미 존재하는 선한 마음을 비춰주는 한줄기 빛이 될 뿐만 아니라 우리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에 대한 새로운 비전을 제시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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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B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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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의 필록시니아

고대 그리스에서 시작된 필록시니아는 "낯선 이에 대한 애정" 정도로 해석이 가능하다

출처FRANTIC00

그리스에서는 모든 손님들이 귀빈 대접을 받는데, 간단한 저녁식사에 초대를 받더라도 온갖 산해진미가 상에 오른다. 손님의 잔은 식사 내내 와인으로 채워져 바닥을 보일 틈이 없다. 오늘날에도 손님을 향한 이런 환대를 찾아볼 수 있는 나라들이 많은데, 서양 문명의 요람으로 여겨지는 고대 그리스가 바로 이런 문화가 탄생한 곳으로 여겨지곤 한다.

고대 그리스 사람들은 제대로 된 환대를 하는 것을 낯선 이들과 이방인의 신인 제우스 제니오스 신을 기쁘게 하는 일로 여겼다. 초라한 나그네가 집 문을 두드리면 집 주인이 아는 사람이건 모르는 사람이건 간에 그 손님을 반갑게 맞이할 뿐만 아니라 묻기도 전에 음식과 쉴 곳을 제공했다. 그 대신 손님도 손님의 도리를 지켜야 했는데, 꼭 필요한 만큼만 그곳에 머문다든지 하는 방식으로 주인의 환대를 정중한 태도로 누렸다. 만약 어느 한쪽이 이를 지키지 않았을 경우, 제우스 신의 노여움을 사 천벌을 받게 된다고 생각했다.

이런 생각은 고대 그리스어에서 이방인을 뜻하는 '시니아'에 보듬는다는 뜻을 가진 '필로'를 더해 '필록시니아' 또는 '낯선이에 대한 애정'(나중에 환대를 뜻하는 '호스피텀' 또는 '호스피탈리티'로 바뀌어 쓰였다)으로 알려지게 되었고, 이런 장면들은 호머의 서사시들에 자주 묘사되었다. 그의 대표작 오디세이는 주인공인 오디세우스가 고향인 이타카로 돌아가기까지의 지칠 줄 모르는 환대 찾기 여정을 그리고 있다.

일리아드에서는 손님인 파리스가 스파르타를 떠나며 자신을 돌봐준 집 주인의 아내인 헬레네를 납치하는 만행을 저질러 트로이 전쟁이 일어난다. 이는 주인과 손님 간 지켜야 할 도리가 지켜지지 않았을 때 그리스인들이 이에 어떻게 대응하는지 잘 드러나는 부분이다.

그리스인들의 손님 대접에서 드러나는 친절함은 눈이 마주쳤을 때 보여주는 친절한 미소나 길을 잃은 여행객이 있으면 길을 알려주기보다는 직접 목적지까지 안내해 주는 현지인들의 모습에 여전히 남아있다.

이란의 '타로프'

이란 북동부 산지에 위치한 도시 마슈하드에서 첫눈을 보려면 1월까지는 기다려야 하지만 12월만 되도 동장군이 맹위를 떨친다. 2015년 12월, 도시의 수많은 노숙자들을 걱정한 익명의 시민이 거리에 나와 알록달록한 색으로 벽을 칠한 뒤 못을 박고 옷걸이들을 걸어두었다. 그 옆에는 아랍어로 이런 문장이 쓰여있었다: "필요 없는 물건은 두고 가세요, 필요한 물건은 가져가세요"

페르시안 문화엔 따스함이 깃들어있다. 길거리에 버스커들조차 행인들 중 필요한 사람에게 자신들의 수익을 양보한다

마슈하드 시민들은 따뜻한 옷가지들을 들고 나와 이곳에 걸어두며 열정적으로 호응했고, 이 훈훈한 이야기는 곧 소셜 미디어를 통해 널리 퍼지며 이런 "친절의 벽"들이 다양한 형태로 이란 곳곳에 등장했다.

'필요 없는 물건은 두고 가세요, 필요한 물건은 가져가세요'

"친절의 벽"은 2015년 이란 북동부 도시 마슈하드에서 시작되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이란 전역으로 퍼져나갔다

빵집들은 빵으로 가득 찬 바구니들을 가져다 놓으며 돈이 없어 빵을 사 먹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마음껏 가져가게 했고, 길거리 한구석에서 기타를 연주하는 버스커들은 팁을 모으는 통 옆에 돈이 필요한 행인이 있으면 가져가도 좋다는 글귀를 적어 놓았다.

이슬람 문화권에서 기부는 언제나 중요한 미덕이었지만, "친절의 벽"은 페르시아 문화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마치 루미와 같이 친절을 주제로 노래한 고대 페르시아 시인들의 시들을 재해석한 것처럼 말이다. 친절의 정신은 페르시안 에티켓으로 불리는 '타로프'에도 잘 드러난다. 타로프는 이란 사람들의 행동 하나하나에 배어있는 공손함을 의미한다.

남아프리카의 '우분투'

넬슨 만델라는 우분투의 정신을 이상으로 삼고 그의 온 생애를 남아프리카인들의 자유를 위해 싸우는데 바쳤다

아프리카 토착민인 반투 사람들의 언어인 응구니에서 비롯된 '우분투'는 19세기 중반까지 사료에 등장한 적이 없다. 그러나 이후 남아프리카가 인종차별 격리정책 정권에서 모든 인종을 포괄하는 민주주의로 전환되는 시대의 핵심적인 사상이 되었다.

우분투의 정의는 세월에 따라 변해왔지만, 응구니 속담 "우문투 응구문투 응가반투" ("사람은 다른 사람들을 통해서만 사람이다"로 번역되는)가 이 개념을 설명하는 말로 가장 흔히 쓰인다.

우분투는 사람은 혼자서는 존재할 수 없다는 사실에 초점을 둔다

우분투는 집단 속 개인보다는 집단을 하나로 엮는 유대감이 더 중요하다는 믿음이다. 넬슨 만델라는 우분투에 대해 "우리는 오직 다른 이들이 보여주는 인간애를 통해 인간으로 존재한다, 우리가 이 세상에서 이뤄내는 어떤 성취도 응당 다른 이들의 노력과 성취들에 바탕을 두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라고 설명한 바 있다. 남아프리카에서 이 철학은 특히 다른 문화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에 대한 친절과 연민으로 나타난다.

남아프리카 전 대주교인 데스몬드 투투는 1990년대 중반 남아공의 불행했던 과거를 청산하고 새로운 국가의 건설을 위해 노력한 '진실과 화해 위원회'의 의장으로 활동하며 기독교 정신에 바탕을 둔 용서, 화해와 평화적 공존에 더해 우분투 정신을 주창했다. 2020년 그는 "우분투는 우리 인간은 홀로는 존재할 수 없다는 사실에 대한 이야기다. 우리는 서로 연결된 존재다. 당신은 절대 혼자서는 인간이 될 수 없으며, 우분투의 가치를 자기의 것으로 만든 사람은 관대한 사람으로 알려지게 될 것이다"라고 날카롭게 지적했다.

일본의 '오모테나시'

일본의 이타적인 손님 대접은 수백 년간 이어져온 '다도'에 그 기초를 두고 있다

종종 세계에서 가장 공손한 나라로 불리는 일본의 지극히 이타적인 손님 대접은 '오모테나시'라고 불리는 전통에서 비롯되었다. 직역하자면 "서비스 정신'이라는 뜻을 가진 '오모테나시'는 일본에서 수백 년간 이어져온 '다도'에 그 뿌리를 두고 있는데, 손님을 대접할 때는 어떠한 대가도 바라지 않고 손님이 필요한 모든 것들을 아주 세심하게 신경 쓰는 것이 집 주인의 올바른 자세이다. 반대로 집 주인의 이런 섬세한 배려를 알고 있는 손님은 거의 숭배에 가까운 감사로 이에 화답하며 양쪽 모두 조화와 존중의 분위기를 만들어간다.

"이랏샤이마세"라는 힘찬 함성과 함께 들어서는 손님을 맞이하고, 고속 열차인 신칸센의 청소부들은 기차에 올라타는 손님들에게 공손한 인사를 건넨다. 또 택시 운전수들은 따로 요청하지 않아도 승객을 위해 문을 열어준다. 자신이 속해있는 그룹 밖에 있는 사람에게는 한층 더 공손한 모습을 보이는데, 외국인들은 눈이 휘둥그래해질 정도의 최상급 공손함을 경험할 수 있다.

하지만 일본의 친절함을 드러내는 전통에는 오모테나시만 있는 것이 아니다. '센베츠'로 알려진 전통에 따르면 누군가 휴가를 떠나거나, 혹은 이직을 하는 사람이 있을 때 그 사람에게 선물을 주는데, 전통이 시작된 고대로 거슬러 올라가면 순례길에 오르는 사람들이 긴 여행길 안전하고 편안하게 마치길 바라는 마음으로 선물을 전한 것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싱가포르의 '친절 운동'

1997년 당시 총리직을 수행하던 고척통 총리는 21세기까지 싱가포르를 더 '우아한'사회로 만들자고 시민들에게 제안했고, 이에 따라 '싱가포르 친절 운동'이 시작되었다. 이 운동은 시민들에게 일상 속에서 작은 친절을 실천함으로써 생활의 격조를 높여보자고 장려했다. 이때 결성된 단체는 코로나19 판데믹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싱가포르인들에게 "친절함으로 바이러스를 물리치자"고 설파했다. 사회적 책임감을 저버리지 않는 방식으로 친구들과 동료들의 안위를 체크하고, 최전선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는 의료 종사자들에게 감사 카드를 전달하는 등의 방식을 통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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