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댓글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o i

번역할 언어 선택

뷰 본문

BBC News | 코리아

코로나19: 남성과 여성이 바이러스에 따른 영향이 다른 이유는 뭘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성별에 따라 다른 영향을 미치는 이유가 무엇인지 알아본다.

9,827 읽음
댓글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o i

번역할 언어 선택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남성과 여성에 있어 다른 결과를 나타낸다

출처Getty Images

버스 운전기사에서부터 총리에 이르기까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는 사회 각계각층의 사람들을 가리지 않는다. 코로나19가 사람을 차별하지 않는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결국, 코로나19는 공기 중에 떠다니는 유전적 물질 조각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애초에 차별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코로나19는 집단에 따라 다른 영향을 미친다.

가장 확연한 차이를 나타내는 건 바로 남성과 여성이다. 코로나19가 남성과 여성에게 미치는 영향은 질병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코로나19는 장기간의 건강과 경제적 가능성에도 남녀 각기 다른 영향을 미친다.

질병적 차이

지금까지 나타난 가장 놀라운 차이점 중 하나는 사망률이다. 미국의 경우 코로나19로 남성이 여성보다 두 배 더 많이 사망했다. 서유럽의 코로나19 사망자 가운데 69% 역시 남성이다.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의 안나 퍼디는 여러 국가들에서 보이는 성별 차이를 도표로 만들고 그 이유를 살펴보고 있다. 지금까지 성별에 따른 차이가 발생하는 이유는 명확지 않다.

영국 옥스퍼드 대학교의 면역학 교수 필립 골더는 한 가지 이론으로 여성의 바이러스 면역 반응이 남성보다 더 강하다는 점을 언급한다. 골더 교수는 “백신과 감염에 대한 평생 면역 반응이 남성보다 여성에게 있어 특별히 더 효과적이고 적극적”이라고 말한다.

이는 부분적으로 여성이 두 개의 X 염색체를 갖고 있는 반면 남성은 하나뿐이라는 사실에 기인한다. 골더 교수는 “특히 코로나바이러스와 같은 바이러스에서 감지되는 단백질이 X 염색체에서 암호화된다”면서 “남성보다 여성의 면역 세포에서 단백질이 두 배 더 많이 전달되고, 결과적으로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면역 반응이 증폭된다”고 설명한다.

또 다른 설명으로는 성별에 따른 생활방식 선택을 꼽을 수 있다. 골더 교수는 “성별에 따른 중요한 행동 차이들이 있다. 예를 들어 흡연은 심장병이나 만성 폐 질환, 암과 같은 기저질환에 영향을 미친다”면서 “이는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결과에 중대한 영향을 준다”고 말한다. 그는 또 “흡연의 성별 차이는 흡연 남성이 50%인데 반해 흡연 여성이 5%밖에 되지 않는 중국처럼 일부 국가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세계적 대유행 단계에서, 코로나19의 성별 차이가 생물학적, 행동적 차이의 결과인지 또는 둘 다에 의한 것인지 아직 증거는 불충분하다.

많은 국가에서 남성이 여성보다 흡연자가 많다

출처Getty Images

경제적 결과

하지만 최근 바이러스가 남성과 여성에게 다른 영향을 미친다는 또 다른 증거가 밝혀졌다. 독일 만하임 대학교의 경제학자 미켈 테르틸트는 팬데믹이 미국의 남녀 근로자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봉쇄 조치는 대규모 실직 사태를 초래했고 수많은 경제 분야들이 침체에 빠질 것이다. 하지만 실업 비율은 산업별로 동일하지 않았는데, 이는 특정 영역의 경제 침체라는 독특한 상황에 기인한다. 테르틸트는 “이는 전형적인 침체와는 상당히 다른 이례적 양상을 보인다”고 말한다.

미국에서는 지난 3월, 1975년 이후 처음으로 140만 명의 실업자가 발생했다. 여성 실업률은 0.9% 증가한 반면 남성은 0.7% 증가해 여성이 더 큰 타격을 입었다.지금의 위기가 이례적인 이유는, 대개 침체 상황에서는 남성이 여성보다 더 큰 실업 타격을 받기 때문이다. 이는 남성이 건설업이나 제조업과 같은 경기 순환 관련 산업에 더 많이 종사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여성은 경기 순환에 관련되지 않은 의료나 교육 분야에 많이 종사한다.

하지만 이번 코로나19 사태에서는 고용 환경에 있어 다른 요소들이 크게 작용했다.

첫 번째 요소는 근로자가 필수 근로자인지 여부다. 테르틸트 팀은 의료와 교통, 경찰과 같은 보호 서비스업, 농업, 어업, 산림업, 유지 보수 및 수리업 종사자를 필수 근로자로 분류했다. 이 분류에 따르면, 필수 근로자에 해당하는 여성 비율은 17%인 반면 남성은 24%였다.

두 번째 요소는 근로자가 원격으로 재택근무가 가능한지 아닌지다. 테르틸트 팀은 근로자들을 재택근무 가능 여부에 따라 분류했다. 경제 분석가는 재택근무가 가능하겠지만, 호텔이나 술집에서 칵테일을 만드는 바텐더는 분명히 그럴 수 없다. 테르틸트는 남성 근로자 28%가 원격 재택근무를 할 수 있는 반면, 여성은 22%만 재택근무가 가능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테르틸트는 “이 결과에 적잖이 놀랐다”면서 “처음엔 정부 기관이나 사무직에 종사하는 여성처럼 여성의 재택근무 비율이 더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수많은 여성들이 레스토랑이나 여행 산업에 종사한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바로 이해가 된다”면서 “전 세계적으로 수많은 음식점과 술집이 문을 닫았고 여행은 매우 제한적”인 점을 언급했다.

재택근무가 불가능한 일자리의 폐쇄는 여성에게 불균형적인 영향을 미쳤다

출처Getty Images

영국 재정 연구 기관의 조사 역시 비슷한 결과를 나타냈다. 이 기관은 영국 여성이 소매업이나 서비스업과 같은 직업군에 종사할 가능성이 남성보다 약 33% 더 높음을 발견했다. 식당, 카페, 호텔 등의 소매, 서비스업들은 코로나19로 지대한 영향을 받았거나 아예 문을 닫았다.

우리가 원하는 세상(The World We Want)의 공동 설립자이자 글로벌 최고 경영자인 나타샤 무다르는 “경제적 관점에서 볼 때 저임금을 받는 어린 여성 근로자가 가장 어려운 환경에 처해있다”고 말한다.

남녀의 임금 격차 역시 이런 불평등을 심화시킨다. 여성이 더 높은 비율로 일자리를 잃을 뿐만 아니라, 임금에 있어서도 시작부터 남성보다 더 적은 돈을 받기 때문이다.

무다르는 “팬데믹 기간 동안 남성이 생필품에 쓸 수 있는 돈을 1.25달러로 볼 때 여성은 1.02달러를 쓸 수 있다”고 지적한다.

미국에서도 남녀 임금 격차는 비슷하게 나타나는데, 여성 임금은 남성의 85%에 그친다. 호주는 86%, 인도는 75%다. 또한 임금 격차 양상은 특정한 인종이나 민족의 여성에서 더 심각하게 나타난다. 예를 들어 미국 흑인 여성 임금은 백인 여성보다 21% 더 적다.

배우자 없이 혼자 아이를 기르는 한 부모에겐 타격이 더 크다. 테르틸트의 조사에 따르면 미국에 있는 2000만 명의 한부모 가운데 3/4가 여성이다.

테르틸트는 “이 한 부모 여성들이 일을 할 수 없게 되면 어떻게 될지 생각해보라”면서 “만약 그들이 간호사나 의사, 필수 근로자라고 하더라도, 집에 아이를 혼자 두고 나올 수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한 부모가 재택 가능한 직업에 종사한다 하더라도, 지속적인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어린 자녀와 함께 일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매우 힘든 일이다.

테르틸트는 “특히 배우자 없이 아이를 키우는 엄마에겐 여력이 없다”면서 “그들은 유모를 고용하거나 이웃이나 할머니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도 없어, 결국 대부분이 일자리를 잃고 만다”고 지적한다.

또 다른 문제는 영국, 독일, 미국을 포함해 정부가 지원하는 일시 휴가 제도가 있는 국가에서 한 부모가 정부의 지원을 받기 전에 직장을 그만두면 지원 자격을 상실할 수 있다는 점이다. 게다가 직업을 포기하면 실업수당을 받을 자격 또한 상실될 수 있다.

테르틸트는 “비록 근로자가 자녀 양육 때문에 일을 그만둔다 하더라도 지원 자격을 부여받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녀는 “학교와 어린이집이 다시 문을 열 때까지 ‘구직활동을 해야 한다’는 조항을 일시적으로 없애야 한다”면서 “이 조항은 현재 상황에서 전혀 말이 안 된다”고 지적한다.

전 세계 여성들은 성별에 따른 임금 격차에 직면해 있으며 이는 위기 상황에서 여성들을 재정적으로 더 취약하게 만든다

출처Getty Images

불평등의 노출

이로 인해 코로나19는 전염병들 중에서 성별을 둘러싼 격차들을 포함해 ‘경제적 불평등’을 초래하는 신형 바이러스로 떠올랐다.

영국 런던 정치 경제 대학교의 국제 보건 정책과 부교수 클레어 웬햄은 “모든 전염병들이 성별에 따라 영향을 미쳐왔다”면서 “문제는 아무도 언급하지 않고있다는 것과 정책 입안자들이 여기에 무지하다는 점”이라고 말한다.

지카와 에볼라 바이러스 발발에 따른 성별 영향을 연구했던 웬햄과 동료들은 이제 코로나19를 연구하고 있다.

시에라리온(서아프리카의 공화국)는 에볼라 전염병으로 산모 사망률이 급증했다. 세계 보건 기구는 “팬데믹 기간에도 산모 의료 서비스는 필수적으로 유지되어야 한다”면서 “모든 여성이 임신과 출산 기간에 높은 질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받을 권리를 갖는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산모의 이런 권리가 항상 지켜지지는 않는다.

웬햄은 “과거 전염병 발발 당시를 살펴보면, 전염병으로 인해 일상적인 서비스가 중단됐다”면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산모 의료 서비스”라고 강조한다.

‘피임에 대한 접근’과 같은 여성 의료 서비스들 역시 정부가 이를 필수 서비스라고 명시하지 않는 한 위태롭다.

영국의 머리 스톱스는 피임 및 안전한 낙태 서비스를 제공하는 비영리 단체다. 이 단체는 유행병으로 이해 전 세계적으로 950만 명의 여성과 소녀들이 머리 스톱스의 피임 및 낙태 서비스에 대한 접근 권한을 잃어버릴 위험에 처했다고 추정했다.

팬데믹으로 인해 가정폭력 신고 역시 급증했다. 프랑스에서는 봉쇄 조치가 내려진 첫 주에만 3배나 더 많은 가정폭력 사례가 접수됐다. 레바논의 경우 두 배 증가했다. 물론 가정 폭력은 남성과 여성 모두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여성이 피해자인 경우가 불균형적으로 많다. 예를 들어 미국에서는 여성이 친밀한 파트너로부터 폭력을 경험할 확률은 두 배, 강간을 당할 가능성은 14배 더 높다.

웬햄은 “가정폭력은 일반적으로 집에서 일어나는데, 팬데믹 기간에는 돈도 없고 일도 할 수 없는 스트레스 상황 속에서 가해자와 집에 갇히는 꼴이 된다”면서 “왜 이 기간에 더 많은 가정 폭력이 발생하는지 굳이 연구하지 않아도 알 수 있다”고 말한다.

남성은 바이러스로 인해 즉각적인 건강 위험에 처하지만, 여성에게 미치는 영향은 팬데믹 이후에도 수년 동안 지속될 수 있다

출처Getty Images

지금의 상황은 절망적인 것임에 틀림없다. 남성과 여성은 각기 다른 면에서 암울한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남성, 특별히 고령층의 경우, 질병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가장 큰 우려다. 바이러스에 회복될 가능성이 더 높은 여성의 경우, 코로나19로 인한 부정적 영향들이 수년간 지속될 수 있다.

웬햄은 정부가 코로나19로 심각한 경제적 타격을 입은 이들에 대한 조치를 취하는 것은 늦지 않았다면서 그들을 도울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이 존재한다고 말한다.

연구를 하는 동안 테르틸트는 우울한 결과들을 지나 성 평등에 대한 두 가지 밝은 희망을 발견했다.

첫 번째는 업무 장소의 유연성이다. 테르틸트는 현재 수백만 개의 기업들이 재택근무에 적응하고 있다는 점을 언급한다. 미국의 일부 지역에서는 지난 3월 한 달 동안 재택근무 비율이 전년 3월 대비 200% 이상 증가했다. 테르틸트는 “재택근무가 일반적인 기준들을 어느 정도 변화시킬 수 있는 여지가 있고 이로 인해 일과 가정을 결합하기가 더 쉬워질 수 있다”고 말한다. 그녀는 또 “역사적으로 여성이 주 양육자이기에 이런 조직 문화 변화와 근무 장소의 유연성에 더 많은 혜택을 받게 될 것이라고 언급한다.

두 번째는 작지만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양육 역할 교대다. 테르틸트의 연구는 이성애 커플의 8~12%가 봉쇄로 인해 성 역할을 바꿀 수 있음을 알아냈다. 테르틸트는 “예를 들어 만약 여성이 의사이고 남편은 재택근무가 가능한 사무직에 종사한다고 생각해보라”면서 “이런 부부의 경우, 남편이 주 양육자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한다. 미국에서 주 양육자의 60%가 여성임을 감안할 때, 이는 상당한 규모의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그녀의 설명이다.

양육에 있어 이런 변화들은 앞으로 지속적인 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실제로, 독일과 스웨덴 등에서 실시하는 남성 육아 휴직 제도로 아버지의 자녀 양육 참여 비율은 더 늘어났다. 테르틸트는 “이를 근거로 볼 때, 봉쇄 조치가 한두 달간 지속된다면 장기적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면서, “만약 봉쇄 조치가 더 길어진다면 그 영향력은 더 커질 것”이라고 말한다.

봉쇄 조치로 특별히 자녀를 혼자서 돌봐야 하는 한부모 가정은 어려움이 크다

출처Getty Images

코로나바이러스와 같은 건강 위기는 모든 종류의 불평등을 강화하고 악화시킨다. 성별에 따른 불평등은 그중 하나일 뿐이다. 웬햄은 이 모든 것이 다른 불평등 영역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미국의 경우 코로나19로 아프리카계 미국인 공동체가 큰 타격을 입었다. 하지만 이는 코로나바이러스 이전에 존재했던 문제를 한 번 더 강조한 것이다. 인종을 둘러싼 구조적 불평등은 심각한 건강 격차와 강하게 연결돼 있다. 한 예로 시카고의 공중 보건 국장 앨리슨 아와디에 의하면 시카고에 거주하는 흑인의 수명이 같은 지역 백인에 비해 9년이나 더 짧다.

또한 지금까지 코로나19에 대한 증거가 압도적으로 입증됐듯 건강 질환을 가진 사람이 바이러스로 사망할 가능성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훨씬 더 높다. 미국의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은 당뇨병과 심장질환 같은 건강 질환에 더 큰 영향을 받는다.

웬햄은 ”성별과 인종, 종교, 장애와 같은 모든 요소들이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고 말한다. 바이러스는 사람을 차별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사회 모든 부분들이 위험에 있어 평등하다는 뜻은 아니다. 사실 이와는 반대다. 코로나19는 그 어느 때보다도 심각한 건강 불균형을 초래하고 있다.

작성자 정보

BBC News | 코리아

    실시간 인기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잠시 후 다시 시도해 주세요 Please try again in a mo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