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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 News | 코리아

코로나19: 사진으로 보는 '텅 빈' 런던

'내가 평생 런던에서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정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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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 소피 러워스

출처BBC

영국에서 이동제한령이 시작된 2주 전부터 BBC의 6시와 10시 뉴스 진행자 소피 러워스는 점심시간에 뛰어서 회사로 출근하고 있다. 그가 봉쇄 조치 속 런던의 모습을 카메라로 담았다.

내게 런던 도심의 고요함은 으스스하다. 일생 대부분을 런던에서 산 내게 바쁜 도심 속 인파를 뚫기 위해 요리조리 다니고, 출퇴근 길에 붐비는 지하철 끼여 타는 것은 매우 익숙하다.

이런 런던의 활기찬 에너지를 난 늘 사랑했다. 하지만 이제 전 세계에서 모인 목소리의 향연은 이제 들리지 않는다.

올소울즈 교회 뒤편에 있는 BBC 브로드캐스팅 하우스

출처Sophie Raworth

BBC의 뉴스룸은 옥스퍼드 서커스 옆 런던 중심부에 있다. 평소라면 하루에 50만 명 가까이 있는 관광객이 이곳을 찾는다. 이젠 사람보다 비둘기가 많다. 비둘기들이 그 많던 사람들이 다 어디 갔나 궁금해할 듯하다.

옥스포드가에 있는 비둘기들

출처Sophie Raworth

나는 BBC에서 약 10km 떨어진 곳에 산다. 런던에 이동제한령이 내려진 지난 2주간 나의 출근길 풍경도 크게 바뀌었다.

가장 적응이 되지 않는 것은 도시의 고요함이다. 내가 평생 런던에서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정적이다. 얼마 전 레스터 광장에서 크게 숨을 내쉬었다. 내 주변에 그 어떤 움직임도 느낄 수 없었다.

레스터 광장

출처Sophie Raworth

런던 중심에서 내가 들을 수 있는 유일한 소리는 문이 닫힌 영화관에 걸린 깃발이 펄럭거리는 소리뿐이다.

건너 차이나타운은 아직 강렬한 색으로 도배되어 있지만, 모든 음식점의 문은 굳게 닫혀 있다. 유명 음식점 앞 항상 있던 긴 줄을 그 흔적조차 보이지 않는다.

차이나 타운

출처Sophie Raworth

런던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 중 하나인 피커딜리 서커스도 광고판 불만 켜진 채, 예전의 모습을 잃었다. 유명 브랜드의 광고 대신 영국 의료진들과 구급대원들을 향한 응원의 메시지가 광장을 채우고 있다.

피카딜리 서커스

출처Sophie Raworth

런던 경찰과 버스

출처Sophie Raworth

워털루, 패딩턴, 세인트 판크라스 역 등 평소 런던에서 가장 바쁜 지하철역들도 조용하다. 약간은 긴장된 얼굴로 지하철에 오르는 소수의 승객과 형광 노란색 조끼를 입은 지하철 직원들뿐이다.

킹스크로스역

출처Sophie Raworth

리젠트가, 코벤트가든, 나이츠브릿지 등 쇼핑 거리도 한산하다. 필수 생활용품을 파는 상점 문만 열려있다.

런던 해로즈 백화점도 170년 만에 문을 닫았다. 평소 화려하게 옷을 입은 마네킹으로 장식되어 있던 창가 디스플레이는 영국 국가보건서비스(NHS)를 응원하는 그림으로 채워졌다.

코벤트가든

출처Sophie Raworth

런던 코벤트가든은 항상 관광객으로 붐비는 곳이다. 평소 출근길에 이 동네는 꼭 피해 다녔다. 하지만 지금은 내 발소리가 울리는 것이 들릴 정도로 마켓이 조용하다.

원래대로라면 난 3주 후에 수만 명의 마라토너들과 함께 더 몰에서 제40회 런던 마라톤 종점을 향해 달리고 있겠지만, 난 이번 주 홀로 상점가를 달렸다.

버킹엄궁

출처Sophie Raworth

이전에 런던 동부에 위치한 엑셀 콘퍼런스 센터에서 런던 마라톤 레이스 번호를 수령했다. 하지만 이제 이곳은 코로나19 임시 병원이 됐다.

뛰어서 출근하는 내게 러닝 파트너는 없다. 이동제한령에 따라 여럿이 같이 뛰는 것도 금지되었기 때문이다.

도시의 정적이 가장 낯설게 느껴진다. 멀리 있는 새들의 노랫소리와 조용한 대화 소리까지 런던 한복판에서 들린다. 비행기 소리가 이렇게 컸나 싶기도 하다. 런던이 주인 없는 대형 세트장처럼 느껴진다.

트라팔가 광장

출처Sophie Raworth

도심을 달리며, 런던 구석구석에서 만든 추억들이 조각처럼 스쳐 지나간다. 마치 그 추억마저 다 사라진 듯한 기분이다.

내 아이들이 나중에 자기 자식들에게 몇 주간 혹은 몇 달간 이어질 도시 봉쇄령에 관해 설명해주는 날이 올 것이다. 그때는 다시 런던이 바빠지고, 도시 소음과 인파도 돌아올 것이다.

그때까지 난 계속 뛰어서 출근하며 내 도시가 멈춰있는 이 순간을 느끼려 한다.

사진: 소피 러워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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