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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만에 '저능한 사고'에서 '변함없는 신뢰'가 된 이유

전문가들은 북한이 오래전부터 이런 양면 전술을 적극 활용해왔으며 친서가 향후 코로나19 관련 보건협력을 염두에 둔 움직임이라고 분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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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남북 정상회담에서 북한 노동당 김여정 제1부부장이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앞서 걷고 있다

출처뉴스1

북한이 하루 사이에 "저능한 사고방식"이라며 청와대를 비난하다가 하루 사이 "변함없는 우의와 신뢰"가 담긴 친서를 보냈다.

청와대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국무위원장이 지난 4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낸 친서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반드시 극복할 수 있도록 "조용히 응원하겠다"며 문 대통령에 대한 "변함없는 우의와 신뢰"를 보냈다고 5일 밝혔다.

그러나 친서를 보내기 바로 전날인 3일에는 김 위원장의 동생이자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김여정 제1부부장이 "저능한 사고방식에 경악을 표한다"고 청와대를 강력히 비난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과거로부터 이런 양면 전술을 적극 활용해왔으며 친서가 향후 코로나19 관련 보건협력을 염두에 둔 움직임이라고 분석한다.

김정은은 친서에서 뭐라고 말했나?

청와대에 따르면, 김정은 위원장은 친서에서 한국의 코로나19 사태에 대해 위로의 뜻을 전하면서 "남녘 동포들의 소중한 건강이 지켜지기를 빌겠습니다"라고 말했다.

또한 김 위원장은 친서에서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에 대해 진솔한 소회와 입장"도 밝혔다고 하나 청와대는 구체적으로 김 위원장이 어떤 언급을 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한편 조선일보는 6일 김 위원장이 친서에서 코로나19는 물론이고 가축전염병 등 방역에서 남북 협력을 부탁했으며 문 대통령이 "북한이 원할 경우 보건 협력을 얼마든지 할 수 있다"고 답신했다고 보도했으나 청와대는 김 위원장이 친서에서 방역 협력을 요청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김여정의 담화 내용은 무엇인가?

청와대에서 친서의 내용을 밝히자 여론은 전날 나온 김여정 부부장의 발언과의 온도 차이에 주목했다.

김 부부장은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 등을 통해 보도된 담화문에서 북한의 사격 훈련에 대한 청와대의 유감 표명을 강도 높게 비난했다.

"결국 자기들은 군사적으로 준비되여야 하고 우리는 군사훈련을 하지 말라는 소리인데 이런 강도적인 억지주장을 펴는 사람들을 누가 정상상대라고 대해주겠는가." 김 부부장은 말했다.

"청와대의 이러한 비론리적인 주장과 언동은 개별적인 누구를 떠나 남측전체에 대한 우리의 불신과 증오, 경멸만을 더 증폭시킬뿐이다."

하루 사이에 이렇게 상반된 메시지가 나온 까닭은 무엇인가?

북한이 하루 사이에 전혀 다른 입장의 메시지를 남쪽에 전달하자 많은 이들이 의아함을 보였다. 김 위원장의 친서 내용을 전하는 언론 기사 대부분이 이러한 심리를 반영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입장을 신속하게 전환하는 것이 새로운 일이 아니라고 말한다.

"오랜 침묵 후 북한이 대화를 이끌어 갈 때 하는 고도의 양면 전술입니다." 윤지원 상명대 국가안보학과 교수는 BBC 코리아에 말했다.

윤 교수는 북한이 김일성 시절부터 이러한 전술을 즐겨 사용했다고 말한다.

먼저 북한 내부 결속용으로 군사 훈련이나 강력한 메시지 등으로 체제의 건재함을 보여준 다음 남측의 반응을 보면서 태세를 전환한다는 것이다.

윤 교수는 문재인 대통령이 3.1절 기념사에서 언급한 '남북 보건협력'에 대해 북한이 화답한 것이며 향후 이 분야에서 남북관계의 진전을 기대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여정 부부장의 메시지가 김정은 위원장의 메시지와는 언급하는 사안이 달라 서로 충돌하지 않는다는 분석도 있다.

"얼핏 보기에는 김여정 제1부부장의 대남 비난 담화와 김정은 위원장의 위로 친서의 내용이 모순되는 것처럼 비칠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고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말한다.

정 센터장은 북한의 군사 훈련에 대한 입장은 김여정 부부장과 김정은 위원장 모두 같은 생각일 것이라고 본다. 한국도 군사훈련을 하면서 북한의 군사훈련에 대해서 청와대가 비난할 자격이 있느냐는 게 김여정 부부장의 담화문 요지였다.

그러나 보건 분야에서 북한은 앞으로 한국의 협력이 절실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김 위원장이 친서를 보내게 된 것이라고 정 센터장은 분석했다.

북한은 아직 자국 내 코로나19 발명 사실을 공식 발표한 적 없지만 실제로는 이미 감염 사례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

"북한 스스로도 7000명이 넘는 의학적 감시대상자들이 발생했다고 공식 발표했으니까 실제로는 상당한 수의 코로나 확진자가 나왔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정 센터장은 BBC 코리아에 말했다.

정 센터장은 한국 내에서 코로나19 사태가 진정이 돼 여유가 생기자 김정은 위원장이 남북 보건협력을 염두에 두고 분위기 조성 차원에서 친서를 보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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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 News |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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