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댓글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o i

번역할 언어 선택

뷰 본문

BBC News | 코리아

코로나19: 영화관은 텅 비고 미술관도 문을 닫았다

행사와 공연이 줄줄이 취소되고, 국공립 전시 기관도 무기한 휴관에 들어갔다. 영화계는 16년 만에 관객 수 최저치를 보였다. 일부 스포츠 경기는 관중 없이 진행되기도 했다.

4,344 읽음
댓글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o i

번역할 언어 선택

지난 30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방역 관계자들이 공연장 방역을 하고 있다

사진작가 박종우(62) 씨는 최근 아카데미상의 강력한 후보였던 영화 '1917'을 보러 집 근처 멀티플렉스 극장을 찾았다가 깜짝 놀랐다. 대형 쇼핑몰 안에 있어 평일에도 객석 절반 이상은 차는 곳에 달랑 6명이 영화를 관람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박씨는 "넓은 극장이 텅 빈 것을 보니 보통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옆자리 표를 가진 커플이 멀찌감치 도망가서 자리를 잡는 모습이 오히려 영화의 한 장면처럼 비현실적이었다"고 BBC 코리아에 말했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박 씨는 29일부터 부산의 한 사설 미술관에서 사진 전시를 예정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틀 전인 27일, 갑자기 개막을 미루게 됐다는 통보를 받았다. 국공립 기관들이 문을 닫으면서 사설 미술관까지 영향을 받은 것이다.

그는 "사람들이 두렵다고 하는데 어쩌겠나. 언제 다시 문을 열지 모르지만 전시 준비는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공포가 확산하면서 문화예술계에 비상이 걸렸다.

행사와 공연이 줄줄이 취소되고, 국공립 전시 기관도 무기한 휴관에 들어갔다. 영화계는 16년 만에 관객 수 최저치를 보였다. 일부 스포츠 경기는 관중 없이 진행되기도 했다.

문화계에서 코로나 사태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문화체육관광부는 예술인 긴급생활 자금 지원과 공연단체 피해 보전 등 지원에 나섰다.

주말에도 썰렁한 영화관… 기생충 흑백판은 개봉 연기

주말이었던 지난 23일. 서울 성신여대 인근 멀티플렉스 극장에는 사람 구경하기가 쉽지 않았다.

한 달 전, 코로나 19의 5번 확진자가 나오면서 대대적인 방역을 했는데도, 영화관은 한산했다.

이곳만의 일은 아니다. 실제 코로나 19로 영화계는 16년 만에 관객 수가 최저치를 기록했다.

밀폐된 공간에서 일정 시간 머물러야 하는 영화 관람 특성상 관객들이 극장 나들이를 꺼리는 모습은 수치로도 확인된다.

당장 지난 주말 영화 관람객 숫자는 전주 대비 반 토막을 기록했다.

27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을 보면 지난 주말(22~23일) 영화관을 찾은 관객은 50만5142명이었다. 일주일 전인 15~16일(120만8858명) 대비 절반 이상 줄어든 것이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그 결과는 더 처참하다. 2019년 마지막 주말(23~24일) 관객 수는 178만1656명이었다. 코로나19로 1년 만에 3분의 1수준으로 위축됐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많은 개봉 예정작이 언론시사회 취소는 물론, 개봉일 자체를 무기한 연기하고 있다.

지난 26일 개봉하려던 '기생충: 흑백판', '사냥의 시간'이 대표적이다. 한국 독립예술영화 '나는 보리', '후쿠오카', '이장'과 디즈니픽사 애니메이션 '온워드: 단 하루의 기적' 등이 4월 중 혹은 개봉을 무기한 연기했다.

이밖에도 전국적으로 지역상영관이나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상영관, 예술영화전용관은 휴관 공지를 내고 있다.

정지욱 영화평론가는 BBC코리아에 "상황이 변화하면 다시 스크린을 찾게 되겠지만 최소 한 달 정도는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본다"면서 "개봉을 연기하더라도 연이어 하기는 어려우니 한동안 영화계에 여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으로는 OTT(Over The Top, 인터넷으로 영상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통한 또 다른 플랫폼으로의 이동이 보다 현실화하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공연계 '올스톱', 박물관×미술관은 전례 없는 전면 휴관

영화관과 비슷한 속성이 있는 공연장도 코로나19 사태를 피해갈 수 없었다.

공연계는 앞서 자체 방역이나 열 감지기를 구비하는 등 발 빠르게 대응책을 내놨다. 하지만 확진자가 크게 늘면서 공연 조기 폐막과 취소, 연기가 줄을 잇고 있다.

특히 정부가 위기 경보단계를 '경계'에서 '심각'단계로 격상한 23일 뒤부터는 주요 공연 대부분이 취소되는 분위기다.

세종문화회관은 다음 달 말까지 한 달여 동안 자체 기획공연을 연기 또는 취소한다.

예술의전당도 자체 기획공연과 전시를 일주일간 중단하기로 했다.

이처럼 문화체육관광부는 국립중앙극장 등 국립 공연기관 5곳을 휴관하고, 국립극단 등 국립예술단체 7곳의 공연을 잠정 중단한 상태다.

민간 단체들도 예외는 아니다. 공연계에서 2월은 비수기로 알려졌기는 하지만 대학로에서는 '극적인 하룻밤'등 대중성을 인정받아 수년째 공연해온 작품들마저 회차를 축소 또는 취소하고 있다.

현재 대학로에서 공연 중인 소극장 뮤지컬 '스페셜 딜리버리'의 제작담당 권기원 기획PD는 "마니아 관객들이 줄지는 않았지만 상설공연들은 학교나 회사의 단체 관람이 취소되는 경우가 많다. 메르스나 신종플루에 비해 피해가 뚜렷한 편"이라고 BBC코리아에 말했다.

매출도 반토막이 됐다. 공연예술통합전산망을 보면 2월 1~26일 연극, 뮤지컬, 클래식, 오페라, 무용, 국악 등 전체 공연 매출액은 178억8114만 원. 1월 같은 기간은 308억5551만 원이었다.

반면 공연 건수는 1월 667건에서 2월 756건으로 늘어났다. 공연 당 관객 수가 현저히 줄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미술관과 박물관도 이례적인 휴관을 결정했다.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 등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기관 24곳이 24일부터 기간을 정하지 않은 채 휴관에 들어갔다.

박물관 업계에 따르면, 2009년 신종플루나 2015년 메르스 사태 당시 일부 프로그램이 취소되긴 했지만 외부 요인으로 인한 전체 휴관은 사상 처음이다.

관중 없는 스포츠 경기

스포츠계도 활력을 잃었다. 지난 24일 프로축구 K 리그는 개막을 한 주가량 남기고 무기한 연기했다.

앞서 프로농구와 프로배구는 남은 시즌을 관중 없이 치르기로 했다.

일본프로야구(NPB)가 코로나 19로 '무관중 시범경기'를 결정한 가운데, 한국야구위원회(KBO)도 내달 14일 열리기로 했던 시범경기 운영을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1982년 프로야구 출범 이래 시범경기가 취소된 적은 이번이 처음이다.

KBO 사무국은 27일 "최근 코로나19가 심각 단계로 격상되고 지역사회 감염으로 확진자가 전국적으로 늘어났다. 선수단과 관중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3월 14일 개막 예정이었던 시범경기 전 일정(50경기)을 취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작성자 정보

BBC News | 코리아

    실시간 인기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잠시 후 다시 시도해 주세요 Please try again in a moment